하수처리시설 확충 등으로 수질 대폭 개선

″아빠, 대전천이 똥물이라고 하더니 지금은 어떻게 해서 깨끗하게 됐어요″

대전천을 비롯한 유등천, 갑천 둔치를 자녀들과 거닐어 보거나 자가용을 이용해 하상도로를 운전해본 일부 부모들이 자녀들로부터 들어본 질문내용중의 하나.

이럴 때 당신은 어떠한 답을 주십니까.
◈대전지역을 흐르는 3대하천이 10년전에 비해 몰라보게 맑아졌다.

″예전에는 각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오수와 공장폐수 등이 3대 하천에 그대로 흘러들어 물이 더러울 수밖에 없었단다. 하지만 지금은 15년 넘는 기간동안 하천 옆에 하수구 물을 받아내는 차집관거를 묻어 더러운 물을 하수종말처리장까지 뽑아내기 때문에 이제는 맑은 물이 흐를 수 있게 됐다”

이같이 간단한 답을 줄 수만 있어도 대전지역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50점 이상은 되는 시민에 속한다.

대전은 보문산을 비롯해 식장산, 구봉산, 계족산, 우성이산과 멀리는 계룡산에 이르기까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를 대전천, 유등천, 갑천 이라는 3대하천이 가로지르는 천혜의 지리적 여건을 지닌 도시이다.

따라서 이처럼 훌륭한 자연자원을 활용하고 친화력 있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모색에 대전시 행정의 최우선적 가치를 두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동안 그러한 노력이 부족했고 현재도 종합적인 대처능력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3대하천이 맑아진 이유와 향후 3대하천의 관리방안 등을 집중취재 해보았다.

◇하천이 맑아진 이유
◈하루에 90만톤의 오염된 물을 정화할 수있는 하수종말 처리장의 가동이 3대하천의 물을 맑게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대전의 3대하천은 지난 94년만 하더라도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수질상태를 보였다.

94년 갑천은 평균 BOD(생물학적 산소 요구량)가 8.0mg/ℓ으로 2001년 측정한 4.4mg/ℓ에 비해 무려 2배가량 높은 수치를 보였다. 갑천 뿐만아니라 유등천도 94년 3.6mg/ℓ에서 2.3mg/ℓ으로, 대전천은 14.7mg/ℓ에서 2.6mg/ℓ로 무려 10년전에 비해 5배정도의 수질 개선효과를 가져온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3대하천의 수질현황은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갑천의 경우 상류지의 수질은 하수관로 및 차집관거 시설의 확대에 따라 오염물질의 유입감소로 인해 점차 수질이 개선되고 있다. 또, 하류의 경우도 하수종말처리장의 확충에 따른 하수처리비율 증가로 96년 BOD농도가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등천은 하류로 갈수록 수질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으나 전반적으로 수질이 개선이 되고 있으며 2001년말 현재 평균 BOD의 농도가 2.3mg/ℓ를 나타내고 있다.
대전천의 수질기준은 전구간에 걸쳐 2등급(BOD 농도 3.0mg/ℓ이하)으로 2001년말 현재 BOD농도 2.6mg/ℓ로 전반적으로 수질이 개선되고 있다.

이렇게 대전시를 가로지르는 하천의 수질이 개선된 것은 뭐니뭐니해도 하수종말처리장 시설을 확대하면서 자연스스로 정화될 수 없는 오염된 하수를 정화하여 재사용 하도록 해 준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 89년 하루 15만톤의 처리시설로 출발한 하수종말처리장은 94년에는 일 15만톤 처리 능력의 2단계, 97, 2001년에는 30만톤 처리능력을 갖춘 3단계, 4단계 처리시설이 준공되면서 이제 하루에 90만톤의 하수 처리능력을 갖췄다. 이에따라 하루 최대 71만톤 정도 발생하는 대전시 하수를 100%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된 것이다.

시설관리공단 이강호 관리이사는 "지난 2000년 하수처리장 4단계 처리시설 준공으로 대전에서 발생하는 모든 하수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오는 2016년까지 5, 6단계 하수처리시설 30만톤을 증설해 하루 120만톤의 하수처리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도시하천의 오염방지를 위해서는 오수가 하천 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완벽한 차입관로의 매설과 오수정화 처리시설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염물질을 무단으로 방류해 수질을 오염시키지 않는 시민의식의 전환과 관리 감독이 다.

대전을 흐르고 있는 3대 하천이 도시 경관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이 연중 일정하게 흐르는 유지지의 확보이다. 도시권이 확장되면서 우수, 오수 분리 관의 설치와 지표면의 불투수층 증가로 집중호우가 내리는 시기만이 물이 흐를 뿐 도시하천의 건천화가 큰문제화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청주의 무심천처럼 대청호를 정책적으로 끌어올 방안의 연구와 3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한 물을 중수도 개념으로 상류로 다시 끌어올리는 방법, 유등천이나 갑천의 경우 상류지역에 라바댐을 건설하는 방안 등의 장기적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3대하천의 관리방안

지난해부터 전주시에는 전국지방 자치단체의 공무원과 환경단체 회원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8월 이후 17곳의 지자체 및 환경단체에서 2백명 이상이 친환경적으로 조성된 전주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이다.

◈대전의 3대하천을 찾는 철새들을 이제는 어디서든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전주천이 이처럼 관심의 대상이 된 이유는 하천 주변의 주택에서 생활하수가 유입됨에도 불구하고 상수원으로 쓸 수 있는 1급수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2001년부터 1백20억원을 들여 기존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뜯어내고 정화기능이 강한 수초를 심었다. 그 결과 7월 상류는 2급수, 하류는 4급수였던 수질이 각각 1급수, 2급수로 맑아져 쉬리를 비롯한 1백여종의 어류들이 서식하고 있다.

전주에 비해 대전은 3대 하천이라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그 좋은 조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소하천은 행자부, 지방하천은 건교부, 지하수의 경우 온천수는 행자부, 먹는 샘물은 환경부가 관리한다. 또한 댐 관리도 전력용은 산자부, 다목적은 수자원공사와 건교부, 식수는 환경부가 관리하는 등 각각 나뉘어져 있어 '공동 책임이 무책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천의 하수처리와 수질개선을 위한 사업은 대전시 환경국 물관리과, 하천정비사업 및 골재채취 사업은 건설교통국 건설방재과에서 담당한다. 또, 각 하천의 둔치는 각 구청에서 관리하도록 되어있어 같은 하천이라도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할 경우 어느 구청에 가까운지를 확인하여 서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웃지 못할 해프닝 마저 벌어지기도 한다.

책임 있는 하천 관리를 위해서는 환경국, 건설교통국 등 이곳저곳 나뉘어있는 하천 관리업무를 한곳으로 통합해 3대 하천을 종합적으로 담당할 특별 국을 설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 또, 환경단체를 비롯한 대전시민들의 각종 제안을 받아 생명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또, 이미 대전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용역을 의뢰, 오는 8월이면 3대하천 생태하천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게된다.

그동안 우리는 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재해로부터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하천을 이·치수기능 중심으로 관리해 왔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급속한 경제발전과 시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으로 하천을 다목적으로 활용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친수공간, 환경친화공간으로 관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파랑새, 물총새, 황로, 붉은머리오목눈이, 오색딱따구리, 원앙이 등이 철마다 찾아와 놀수 있는 살아있는 하천을 만들기위해 민, 관, 전문가들이 함께 노력해야할 때이자 아름다운 자연을 후손들을 물려주기 위한 우리의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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