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버스동호회′금요민원실서 쓴소리

◈시내버스와 관련한 금요민원실에 참석한 ′충청도버스동호회′회원들.
″대전시 시내 버스의 고질적 문제는 영세 업체가 다수 있다는 점입니다″
″순환버스의 도입은 바람직하다고 생각은 되지만 홍보부족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금요민원실이 열리는 시청 10층 중회의실에서는 시내버스 운행체계와 관련한 내용의 토론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날 금요민원실은 다른 때와는 사뭇 달랐다. 참석자들 대부분은 20대 안팎의 인터넷 버스사랑 모임인 '충청도버스동호회' 회원들이었기 때문이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볼 때는 금요민원실이 아니라 마치 한 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놓고 총학생회와 학교측간에 열띤 토론을 벌이는 모습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들이 제기하는 대전시 시내버스에 관한 문제점들은 대전시 간부들도 혀를 찰 정도로 깊이가 있고 현실적인 문제였다.
이날 금요민원실을 신청한 이지헌군(16·서대전고 2년)은 대전시내 버스체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져 들어갔다.

″대전시 순환버스가 환승 체계를 구축하지 않고 승강장만을 설치하고 운행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습니다. 흑석동의 경우 230번 버스 외에는 노선이 없는 등 시민들의 불편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또, 일부 버스회사에서는 불법 감차 운행을 하고 있어 승객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한 버스를 상대로 제가 직접 조사한 결과 25대의 버스가 운행되어야 하는 데도 18대만이 운행되기도 했습니다″

날카로운 질문에 관계자들 혀 내들러

◈이지헌군.
집은 대전이지만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송태형씨(28·신학감리대 3년)의 지적도 날카롭기는 마찬가지였다.

″제가 활동하는 곳이 대전과 서울이다 보니 두 곳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선 대전 시내버스의 고질적인 문제는 영세 업체가 다수 있다는 점입니다. 타 도시의 경우 업체당 평균 버스 보유대수를 살펴보면 서울 134.4대, 부산 68대, 인천 119대, 광주 107대 인데 비해 대전은 66대에 불과합니다. 또 버스 노선도 대전과 크기가 비슷한 인천은 입석 23개, 좌석 5개 등 모두 28개 노선이지만 대전은 입석 91개, 좌석 9개 등 108개 노선에 달해 불필요하게 노선이 많은 것 같습니다. 좌석버스의 경우 굴곡이 많은 노선을 짧은 거리로 변화시켰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시내버스의 디자인의 경우 과학도시대전의 이미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버스 도색도 신경을 썼으면 합니다″

송씨는 전국버스운송조합이 발표한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금요민원실에 참석한 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90개 일반버스 노선, 17개의 좌석버스에 유성구 마을버스 노선 표까지 115개에 달하는 모든 버스 노선이 일목 요연하게 정리한 홈페이지(http://djbus.giveu.net/)를 운영하고 있는 문경배씨(22·충남대 3년)도 충청도버스동호회 회원자격으로 참석해 시내 버스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순환버스의 도입은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지만 홍보부족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버스업체의 사정상 증차가 어렵다면 대전시에서 버스를 구입해 각 업체에 위탁경영을 시키고 추후에 버스회사를 공사화나 공영화로 추진할 때 위탁한 버스를 받아 운영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버스운송사업조합의 경우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실질적인 관리가 되고 있지 않고 있으므로 신경을 써 주셨으면 합니다″

"대중교통 수단 위주 교통체계 전환을"

◈문경배씨.
이밖에도 새로운 버스를 구입 시 좀더 좋은 사양의 버스를 구입해 줄 것과 좌석버스와 일반버스의 중복 정차 문제 등 불편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자가용 위주 교통정책을 대중교통 위주로 전환, 좌석버스와 일반버스의 중복 정차 등 여러 문제점과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생태도시팀부장은 ″오히려 시민단체들이 이 친구들(충청도 버스동호회)의 자문을 받아야 할 것 같다″며 ″대전시의 교통문제 해결은 자가용 중심으로 되어 있는 교통체계를 대중교통수단 위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지헌군은 민원신청 이유에 대해 ″시장님이 평소 버스와 관련해 많은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고 시청 게시판에 금요민원을 신청했다″며 ″학생들의 경우 매일 버스와 접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내버스에 대한 정책을 세우는 공무원보다 불편함을 많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염홍철 시장과 시 관계자들은 이들이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 직답을 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고 예산상 문제와 버스회사와의 협의가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사업 추진에 있어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충청도 버스동호회 홈페이지(http//www.freechal.com/cbus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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