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눈가리고 아옹식 교통영향평가 승인

◈둔산에서 가장 극심한 교통체증이 우려되고있는 삼성홈플러스공사현장 주변전경..
'어, 이것 문제가 되겠는데...' '글쎄 자칫하면 둔산에서 교통혼잡 1호지역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 교통영향평가인지 뭔지 안했나?'

'삼성홈플러스가 들어서는 위치는 원래 교통난이 심하고 공간이 협소한데다 법원, 검찰청 등과 맞물려 대형할인매장이 들어서기에는 애초부터 부적절한 부지였다'

최근 대전둔산지역에 골조공사가 한창인 삼성홈플러스 공사현장 옆을 지나는 일부시민들과 대전시교통영향평가위원마저 대형할인매장의 잘못된 위치선정과 이로 인한 교통혼잡이 극심해 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실로 대전지역에는 대형 백화점을 비롯 할인매장이 경쟁적으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교통영향평가에 대한 시민불만이 팽배해져 가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유통업체가 뛰어드는 것은 대전의 성장추세에 맞춰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이로 인해 빚어질 최악의 교통체증현상 만큼은 사전에 대처해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둔산지역 법원, 검찰청 뒷편 편도 2차로의 도로와 한밭대로에 인접한 곳에 지어지고 있는 삼성홈플러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골조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이라도 대처방안을 만들어 개점을 시키던지 해야지 그대로 두었다가는 교통대란이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행정관청·대형건물 인접 교통대란

◈삼성홈플러스에서 나와 샘머리공원 사거리까지 불과 100M 밖에 되지 않아 교통체증이 불 보듯 뻔한 상태이다.
왜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지 그 원인을 짚어보자.

첫째는 불과 편도2차로의 도로에 인접해 있는 위치에 대형할인매장을 입점하려는 업체 측과 이를 대충 용인해주는 대전시의 근시안적 자세다.

둔산 삼성홈플러스의 진출입 도로는 모두 편도2차로 도로에 위치해 있다. 이 도로는 대전지방법원과 검찰청이 맞은편에, 아너스빌 오피스텔이 바로 옆에 들어서 있어 누가 보아도 최소 6차로(편도 3차로)의 도로로 만들어 놓고 매장이 들어서게 했어야 했다.

둘째는 삼성테스코(株)가 용역을 주어 건화엔지니어링이 제시한 교통영향평가 내용을 액면그대로 적용해 최대혼잡시간(일요일 오후5시-6시 사이)에 시간당 유입 724대, 유출 705대로 잡더라도 홈플러스에서 나와 샘머리공원 4거리까지의 진출도로 거리가 불과 100m밖에 되지 않아 교통체증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실제 취재기자가 현장에서 관찰을 해본 결과 홈플러스 진출로에서 아너스빌 4거리까지는 30대 정도의 차량밖에 대기할 수 없어 아너스빌과 홈플러스에서 동시에 차량이 쏟아져 나올 경우 이 도로는 주차장화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셋째는 한밭대로의 교통체증은 요즘도 극심한데 삼성홈플러스의 등장은 이를 더욱 부채질하고 인근의 아파트 주민들에게도 커다란 교통불편을 안겨주게 된다는 사실이다.

◈삼성홈플러스 주변에 법원, 검찰청 등이 위치하고 있어 이곳을 이용하는 불편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교통영향평가 요식 행위 그쳐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 삼성홈플러스 둔산점 신축에 따른 교통영향평가는 형식적인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갖가지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제시된 햇님네거리 신호운영체계 재수립 및 교통섬 설치, 한밭대로길 완화 차로 설치, 버스베이 설치, 자전거보관소 설치, 법정주차대수를 훨씬 초과하는 1073대의 주차대수, 차량 경고등 설치 등은 모두 사업장을 둘러싼 당연하고도 극히 미시적인 부분이지 전체적인 교통흐름에 미칠 영향은 간과하고 있다.

대전시 교통영향평가위원인 진명섭 한남대 도로공학과 교수는 "삼성홈플러스가 들어서는 곳은 애초부터 부적절한 부지였다. 이 때문에 교통영향평가위원회에서도 대책수립차원에서 두차례 유보시킨바 있다"며 "그러나 위원회에서 사업자체를 무산시킬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보니 건물이 들어섰을 경우의 대책을 체크하고 교통난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진교수는 이어 "개인적으로 과밀화된 둔산지역에 이러한 건물이 들어서는 것 자체에 분개하는 입장"이라며 "사업자체가 백지화되지 않는 이상 교통난 해결은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홈플러스 서주호 차장의 입장표명은 미묘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할인점의 특성상 다중이 이용하다보면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인이 당초 예상보다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진출입구 전면에 1차로의 완화 차로를 확보하는가 하면 버스베이를 설치하는 등 교통영향평가심의를 완벽하게 통과했다. 기존의 도로가 4차선밖에 되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그것은 대전시의 도로개설 계획상의 문제이지 우리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우리는 현재의 여건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 허가를 받아낸 것이다."

대전시는 발뺌 일관…교통대책 세워야

결국은 허가권자인 대전시에 귀책사유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밭대 도시공학과 김명수교수는 "홈플러스 뿐만아니라 둔산지역 자체의 도시설계부터가 문제를 안고 있고 삼성홈플러스의 부지는 분할되어있던 부지인데 이것을 합쳐 놓은 상태에서 도로는 예전의 수준을 유지하다보니 이 같은 문제가 야기되었다"며 "근본적으로는 법적 남용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은 "4차선 좁은 도로구간에 어떻게 대전시가 대형할인매장 허가를 내줄 수 있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기껏해야 완화차로 개설 등 해당 할인점의 생색내기식 대책에 강건너 불보듯 하는 대전시가 한심스럽고 홈플러스 둔산점 개설에 따른 대전시의 적절한 교통흐름 대책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처장은 또 "사업자와 시의 정책논리에 끌려갈 수 밖에 없는 현행 교통영향평가제도의 과감한 개선이 필요하고 사업자가 용역업체를 통해 교통영향평가를 하고 이를 심의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하는 현행제도 에서는 제대로 된 평가가 나올 리 없다"며 "특별조례를 만들어서라도 지역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할인점 입점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기하 대전시 교통정책과장은 "현재 교통영향평가위원회를 통해 사업자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고 있고 위원회가 열리기 전 사전 실무협의회를 갖고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 위원회에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위원회의 결정이 권고수준에 그치고 있어 강제로 사업허가를 내주고 안내주고를 결정할 수는 없는 입장이며 대전시의 경우 타 시도보다 권고수위가 높다"고 답변했다.

많은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피부로 느끼고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본질적 문제와는 거리가 먼 답변이라고 여기지 않을 수 없다. 대전시 교통행정의 현주소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삼성홈플러스의 입점에 따른 제반 교통흐름상의 문제해소와 교통영향평가제도의 실효를 거두기 위한 대전시의 획기적 변화가 요구되며, 언론 및 시민들의 감시기능도 더욱 강화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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