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외제차는 자가용 운행을 하는 사람들에겐 늘 소유하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 아닐수 없다. 대개가 희망에 머물고 말지 실제 외제차를 사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법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외제차를 구입하는 30대 월급쟁이들도 점점 눈에 띄고 있다. 그들은 왜 수입차를 타고 다닐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다음에 소개하는 내용은 국산차가 쓸데없이 비싼 이유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한다. 머니투데이에 보도된 한 30대 월급쟁이가 수입차를 산 이유를 알아본다.>

월급쟁이 후배가 최근 수입차를 샀다고 한다. 급여가 그렇게 많지도 않은 직종에 근무하고 있는 30대 초반의 직장인이다. 다소 충격이었다. 수입차는 원래 부자들이 타는 차 아니였던가?

하지만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나도 수입차나 한대 사버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후배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후배는 처음부터 수입차를 살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수입차를 사기전 8년동안 기아차의 카렌스를 탔다. 20대 중반~30대 초반 직장인이 운전하기에 경제적이고, 관리하기도 좋은 차라고 했다. 그렇다고 딱히 좋은 차도 아니었다.

"강판도 얇고 내장이나 부품 등의 세심함이 떨어졌어요. 그래서 무엇보다 튼튼하고차체가 높은 차를 사고 싶었어요." 과속방지턱에서도 걸리는 낮은 차는 싫었다는게그 친구의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현대차의 레저용차량(RV) 투싼을 점찍었다고 했다. 하지만 고만고만한 차들이 많았다. 젊은 직장인이라면 남과 달라보이고 싶은 허영심(?)도 자리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비싼 가격과 단종에 대한 우려감이 높았다고 했다.

"미국에 사는 친구로부터 한국차 가격 얘기를 들었을때는 심한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미국서 현대차 사면 기아차를 한대 더 준다는 얘기까지 하더라구요. 국내에서 폭리를 취하는걸 목격하고, 심지어 미국서 차를 사서 배로 들여올까도 생각했어요."

실제 미국과 국내의 판매가격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현대차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옵션 및 관세에 따른 차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불공정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공정위에 접수된 신고에 따르면 현대차 그랜저 3.8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4027만원인 반면 미국 판매가격은 2525만원이다. 쏘나타 2.4는 한국에서 2552만원, 미국에서 1600만원에 팔리고 있다.


그 친구가 이번에 구입한 차는 크로스오버형의 '닷지 캘리버'. 4기통 2.0리터 가솔린 월드 엔진을 장착한 이 차는 최고출력 158마력, 최대토크 19.4 kg·m를 자랑한다. 연비는 유럽 기준으로 리터당 12.4km. 판매가격은 2690만원이다.

'멀티 액티비티 차량(MAV)'이라는 독특한 컨셉트를 내건 닷지 캘리버는 SUV의 실용성과 힘, 그리고 쿠페의 특성을 갖춘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차다.

이 차와 비교할만한 국산차는 현대차의 투싼 가솔린 모델이 대표적이다. 그 친구가처음 구입을 고려했던 차다. 2.0리터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투싼은 최고출력 142마력, 최대토크 18.8kg·m를 발휘한다. 연비는 리터당 9.8km로 캘리버보다 떨어진다.

투싼의 가격은 1948만원으로 닷지 캘리버보다 742만원 싸다. 하지만 캘리버에 기본장착된 사이드 에어백과 각종 부가 기능 등을 감안할 때 결코 싸다고 할 순 없다.

"미국차라는 것? 오히려 미국차는 디스카운트 된 것 같아요. 2000년에 미국 연수를갔는데 닷지 브랜드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싸고, 튼튼한 이미지. 왠지 리바이스나 갭처럼 미국 특유의 실용적 이미지가 좋았습니다."

힘좋고 튼튼한 차, 투박하지만 거품없는 차. 바로 그 친구가 캘리버를 산 이유다.

"일부 한국 사람들처럼 비싸면 무조건 사고보는 베블렌적 소비행태나 허영심을 채울만한 가격도 아닙니다. 젊은 직장인이 타기에 가격이나 디자인, 성능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한때 160만대까지 판매된 자동차 내수시장의 규모는 지난해에 100만대로 줄어들었다. 반면 수입차의 판매는 1998년 이후 10년간 한번도 멈추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은 4.15%.

이런 와중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한·EU FTA까지 타결되면 가격 인하로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급격하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미 상당수 수입차 브랜드들은 2000만~3000만원대로 가격을 낮춘 차량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국산차도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거기에 조금만 더 보태면 좋은 수입차를 살 수 있습니다. 우리 업체들은 가격을 너무 많이 높였어요."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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