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 출연연 감사 열린당 일색

“과학기술계가 노무현 정권의 전리품인가?”

대덕연구단지의 과학기술자들이 각 기관의 신임 감사를 둘러싸고 불만을 폭발시키고 있다. 과학과는 거리가 먼 대신 친 정부 인사들이 줄줄이 감사로 내려 앉으면서 부터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김영완 감사.

200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영완 감사, 2004년 2월 한국 조폐공사 조성두 감사, 5월 5일 한국과학재단 곽재구 감사, 5월 11일 한국원자력연료 이완규 감사까지 과학기술과는 관련이 없는 대신 현 정부에 일정 부분 일조한 인사들이 줄줄이 감사로 선임되었기 때문이다. 농공행상에 따라 과학기술계를 나눠 먹었다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영완 감사(51)는 충남 예산출생으로 목원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장,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 대전충남지역 조직특보,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신행정도건설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감사에 오기 전에는 신행정수도건설기획단 자문위원회 자문위원, 교동식품 이사, 한국수양부모협회 대전지부장, 5.18민주화운동희생자회 이사 등을 맡았었다.
◈한국조폐공사 조성두 감사.

한국조폐공사 조성두 감사(50)는 서울대 공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해 민주당 정책위 상임부위원장, 신행정수도건설 추진위원회 사업단장, 대통령인수위원회 외교 통일 안보분과 전문위원, 대통령 정책실 신행정수도 기획단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조 감사는 대학에서 항공공학을 전공하기는 했지만 남북관계나 통일 분야에 관심을 쏟으며 자연스럽게 과학과는 멀어졌으며 17대 총선 초반에는 열린우리당으로 대전지역에서 출마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었다.

한국과학재단 박재구 감사(43)는 충북 제천 출신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해 천일고속 노조 사무국장, 시민개혁포럼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열린우리당의 전신 격인 개혁국민정당 과학기술위원회 위원과 청와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열린우리당(준) 과학기술 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거쳤다. 지난 총선에서는 충북 제천 지구당에 공천을 내기도 했다.
◈한국과학재단 박재구 감사.

한국원자력연료의 이완규 감사(50)는 충남대 기계과를 수료하고 충남민주운동청년연합 의장, ㈜조양 상무이사, 새천년민주당 대통령후보 노무현 조직보좌역, 열린우리당 대전·충남 공동선거대책위 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 이번 총선에서 대전지역을 석권한 열린우리당 대전시당 사무처장을 역임했다는 이 감사의 이력도 주목할 만 하다.

참여정부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과학기술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연구단지 전문 인터넷 신문인 대덕넷은 이와 같은 감사 선임과 관련해 지속적인 뉴스를 전달해 오고 있으며 칼럼 등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강도 높게 전달하고 있다.

이 신문은 9일자‘대덕단상’이라는 칼럼을 통해 “참여정부는 과학기술중심사회를 구현하겠다고 했으며 많은 과학기술인들은 공감을 표했고, 침체됐던 사기도 살아나는 듯 했다”며 “하지만 ETRI 감사의 임명을 놓고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고 조폐공사 감사에 같은 색깔의 사람이 임명됐고, 또 최근 과학재단 감사마저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자 참여정부의 변화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한국원자력연료의 이완규 감사가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

이 신문은 또 “감사란 자리는 과학자로서는 올라가기 어려운 자리”라며 “기사 딸린 승용차에 높은 연봉 등 기관장에 버금가는 대우를 받습니다. 할 일도 적잖습니다. 하기에 따라서는 기관장을 낙마시킬 수도 있는 만큼 반대로 기관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는 자리”라고 쓴 소리를 전했다.

비이공계라는 네티즌은 “아닌게 아니라 좀 심하네요. 과학계 우대라고 하더니 정치인들 말은 어디까지 믿어야하는지. 참여정부는 좀 변할 줄 알았는데 안 그런 모양이죠. 과학계에서도 모종의 조치가 있어야하겠네요”라고 꼬집었다.

우하하라는 네티즌은 “역시 노무편도 별수 없구먼. 역시입니다. 개혁은 무슨 개혁 감사 자리 나눠먹기 없애는 게 개혁”이라며 지금의 상황을 냉소했다.

과학기술 중심사회를 만들고 이공계를 우대하며 기존 정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참여정부지만 최근의 상황을 볼 때 대덕연구단지 과학기술인들에게는 거꾸로 걷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