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경 기자, 현장을 가다]새 5천원권 생산 기념식, 경산조폐창

15일, 경산조폐창에서 새 5천원권 생산기념식이 진행된 가운데 새 은행권 첫 제품(기번호 1호)이 공개됐다. 새 5천원권은 내년 1월 2일 한국은행을 통해 시중에 유통된다. 

세상에 많고 많은 구경 중에 돈 구경만큼 귀한 구경도 없다. TV에서 무수히 쏟아지는 혹은 수북히 쌓여있는 돈 구경만으로도 잠시동안 행복감에 젖어있는다. 하물며 갓 만들어진 따뜬따뜬 한 새 돈을 그것도 뭉치로 쌓여있는 빳빳한 지폐를 구경하는 기분은 어떨까.

15일, 오전 11시 30분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경산조폐창에서 새 5천원권 생산 기념식이 있었다. 그동안 철저한 보안으로 외부인들의 출입접근이 차단됐던 경산조폐창이 지난 7일 처음 외부에 공개 된 후 두 번째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뭉치로 쌓여있는 새5천원권의 모습.
이번에 첫 선을 보이는 새 5천원권은 23년 만에 첨단 위조방지 요소를 강화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적용하여 탄생됐다. 이 날 기념식에는 최경환 국회의원, 김수명 한국은행 이사, 김영희 재정경제부 과장, 이해성 조폐공사 사장, 황성길 경상북도 정무부시장 등 중요관계인사 및 한국조폐공사 임직원 등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적인 새 은행권 탄생을 기념했다.

특히, 이 날 기념식에는 새 은행권 전용 생산작업장의 공개와 새 은행권 첫(기 번호 1번)제품이 공개 된다는 소식을 미리 접한 언론사 기자들이 대거 몰려 뜨거운 취재열기를 보여줬다.

KTX를 타고 한 시간 남짓 걸려 도착한 곳은 동대구역. 다시 동대구역에서 버스에 몸을 싣고 40여 분을 달려 경산조폐창에 도착했다. 한국조폐공사는 최근 연건평 7, 064 평의 새 건물을 완공하고, 평판인쇄기 등 최첨단 은행권 생산시설을 도입하여 시험작업을 통해 시설의 조기 안정화를 꾀하는 등 그 동안 새 은행권 제조를 위한 만발의 준비를 해왔다.

삼엄한 경비가 꽤나 긴장감 있게 느껴졌다. 돈을 발행하는 곳 만큼 경산조폐창은 최고의 보안시스템을 자랑한다. 은행권 생산에 종사하는 모든 직원은 출근을 하면서 입구와 출구가 별도로 분리되어 있는 환복장이란 시설에서 청원경찰 입회 하에 근무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첫 번째 보안 검사를 받는다.

이 뿐만이 아니다. 모든 작업장이 지문인식 또는 카드키 시스템으로 되어있어 출입시간 등 모든 정보가 기록됨은 물론 개인별로 출입 가능한 작업장이 지적되어 타 작업장의 출입이 철저히 제한된다. 또, 조폐창 내에 있는 모든 자판기는 형용 지폐나 동전 대신 특수 제작된 코인만을 사용 할 수 있다니 철저한 보안 시스템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철저한 보안으로 외부인들의 출입접근이 차단됐던 경산조폐창, 새은행권 생산 기념식과 함께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한국은행 관계자 및 한국조폐공사 임직원 등 16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언론에 모습이 공개됐다.   

어쨌든 최첨단․ 철통 보안을 자랑하는 경산조폐창에서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돈 구경을 실컷 할 수 있다니 최고의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기념식에 앞서 이해성 조폐공사 사장은 직접 기자실에 들러 일일이 기자들과 악수를 하는 수고스러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사장이 “오늘 좋은 구경하시는 겁니다.” 라고 인사를 건네자 대구지역 언론사 기자들은 “조폐창 취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보다 어렵웠었는데…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수북히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새 100원 짜리 동전들이 광채를 띄고 있다.
기념식이 열리는 행사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중요 인사들과 기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 사장은 축사를 통해 “불가능하게 여겼던 일을 드디어 해냈다. 6개월만에 세계적으로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한 돈을 만들어 낸다고 했을 때 모두가 두려웠지만 결국 해냈다. 이는 부여-경산까지 모든 공정을 100%를 넘어 120% 완성한 직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며 임직원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또, 이 사장은 “한국조폐공사가 안전과 품질면에서 최고를 자랑하고 국민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기업이 되기위해 노력하겠다.” 며 강한 의지를 다졌다.

식이 끝나고 본격적인 새 5천원권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이 번 새 5천권의 가장 큰 특징은 새로운 디자인과 위조방지 기능의 강화를 들 수 있다. 기존의 율곡 선생의 초상을 그대로 사용한 앞면과 달리 뒷면에는 율곡 선생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이 그렸다는 ‘초충도’ 의 맨드라미가 인쇄돼 있다. 한국조폐공사 디자인 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새 오천원권의 디자인은 현대적․ 국제적 감각을 맞추기 위해 고려했다.” 고 말했다.

특히, 이번 새 5천원권의 관건은 지폐 한 장에 내재되어 있는 다양한 위조 방지 기능이다. 앞면에 시변각장치(OVD)를 부착해 보는 각도에 따라 한반도, 태극, 5000 등 다양한 모양의 문양이 나타나게 만들었고 뒷면 초충도의 수박, 미세문자 등은 볼록한 돌출감이 느껴지게 끔 특수인돼 되어 육안으로도 쉽게 식별 할 수 있는 요소를 대폭 보강했다.

새 5천원권에 대한 소개가 끝난 후, 본격적인 조폐창 견학에 들어갔다. 이번에 만들어진 새 은행권 전용 생산작업장으로 곧바로 이동했다. 시끄러운 기계음이 들리는 작업장안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수북히 쌓여있는 새 은행권 다발.

45장의 새 5천원권을 낱장으로 자르는 포장공정이 이루어지는 순간, 모든 시선이 한눈에 쏠렸다. 여기저기 카메라 플래쉬가 쉴새없이 터졌다. 기계를 통해 들어간 45장의 새 5천원권은 곧 한 장 한 장 낱장으로 그리고 다시 뭉치로 포장되어 나왔다.

불량동전을 가려내는 생산직 직원의 숙련된 솜씨에 다른 직원들이 놀랍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지폐다발에 대한 미련(?)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주화공장으로 이동했다. 그야말로 ‘우수수’ 쏟아지며 번쩍번쩍 빛을내는 10원, 100원 짜리 동전에 정신이 아찔할 정도였다. 한 쪽에서는 콘베어 벨트를 통해 놓여있는 무수한 동전들 속에서 불량품을 가려내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양동이에 쏟아진 동전들은 자동기계를 통해 롤포장된 후 포장완료된 제품은 곧바로 보급부(제품창고)로 인계된다.

다음으로 발걸음을 옮긴 곳은 주화전시관. 그야말로 돈에 대한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돈 뿐만이 아니라 각종 기념 훈장 및 메달 등도 전시되 있었다. 반갑게도 93대전EXPO 당시 발행됐던 기념 주화도 볼 수 있었다.

2004년에 금속공예 기법교육을 통해 국보 제338호인 신라 금령총 출토 금관 1점을 재현한 경산조폐창은 문화재 재현 사업화가 2006년 경영목표로 선정됨으로서 사업장 내에 문화재 재현팀도 따로 구성하고 있었다. 그동안 문화재 재현팀은 신라시대의 금제 굵은 고리 귀걸이와 백제 금제 귀걸이, 백제 금제 삼족채(뒤꽂이) 등 시험품을 제작해 전시해 놓고 있었다.

시험품의 견고함에 구경하는 인사들이 입을 다물지 못하자 이 사장은 “이 귀걸이 사서 부인들 갖다주면 아마 좋아할겁니다.” 라고 농담을 건네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새 5천원권은 내년 1월 2일부터 전국 19군데 한국은행 지점을 통해 시중에 유통된다. 2006년 설날에는 새련된 디자인의 새 5천원권 지폐를 새뱃돈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리 보는 새5천원권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새5천원권의 앞면과 뒷면.

○ 디자인 및 색상

- 대표적 도안 소재인 현용권과 동일하게 하여 권종식별 불편 최소화
― 색상을 화려하고 밝은 파스텔 톤으로 하여 가치와 품위 고급화
― 크기를 축소하여 소지, 취급 편리
― 첨단 위조 방지요소 강화

○ 은행권 용지

― 용지 품질 및 균일성이 향상된 선진국형 고품질 용지 적용
― 은화의 선명성 향상
― 평량 및 두께 편차 최소화로 품질 균일성
― 내절도 향상으로 유통 내구성 증가
― 인쇄적성 향상 및 부드러운 촉감

○ 위조 방지

― 스캐너, 컬러프린터 등에 대응하기 위하여 위조방지장치를 강화하고 육안식별 요소 대폭 보강
― 용지부문 개선요소 : 숨은 막대, 은폐은선, 형광색사
              보강요소 : 돌출은화
― 인쇄부문 개선요소 : 요판 심도강화, 앞뒤판맞춤, 기능성 기․번호
              보강요소 : 요판잠상, 요․평판 미세문자, 복사방지 특수무늬, 광간섭무늬, Endless무늬
― 기타부문 잉크요소 보강 : 광가변 잉크(*CSI), 적외선 잉크, 자성잉크
              시변각장치(OVD)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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