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진(주)Netiami 대표

◈(주)Netiami 최병진 대표.

네띠아미(Netiami). 대전에 본사를 둔 네트워크마케팅 기업. 흔히들 '다단계'라고 통하는 기법을 쓰는 영업회사다.

대전광역시 중구 용두동 99-36 용두빌딩. 빌딩 입구에 세워진 커다란 독수리상이 이색적이다. 8층 건물 중에서 단 한 층을 빼놓고 모든 층에 '네띠아미' 간판이나 푯말이 붙어있다. 건물 안팎을 오가는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손바닥만한 PDA를 한 대씩 들고 다니는 것도 이채롭다.

취재를 위해 회사를 방문하기 전에 들은 이야기는 이랬다. 대전에만 한때 22개에 달하던 다단계회사가 지난 몇 년 사이에 모두 문을 닫고 '네띠아미' 하나만 살아남았다. 올해 1천억원이 넘는 매출목표를 잡은 야심 찬 기업. 30대의 사장은 젊은 CEO로서 IT산업 계통의 수재......

'피라미드 판매조직'으로 많이 불리기도 하는 '다단계'는 신문과 방송을 통해 숱하게도 많은 사건사고를 일으킨 이름이다. 한 번 부정적으로 각인된 기업 이미지는 좀처럼 씻기지 않는다. 괜스레 께름칙한 마음과 궁금증을 가득 안고 8층 사장실을 찾았다. 머리를 짧게 깎아 올린 젊은 남자 하나가 반갑게 맞는다. 아, 이 사람이 바로 최병진 사장이로구나.

대전 22개 다단계회사 중 유일하게 생존

-실례지만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서른 일곱입니다."

사장실 안에는 각종 컴퓨터와 함께 이름과 용도를 알 수 없는 주변기기들이 즐비했다. 여기 저기에서 받은 표창장·감사장, 그리고 얼마 전에 업계 최초로 받았다는 ISO9001 인증서와 특허증이 소중한 듯 놓여있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대전에만 한때 22개에 달하던 네트워크마케팅 회사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회사라고 들었습니다. 우선, 나머지 21개 회사가 문을 닫은 이유는 무엇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첫째는 사업자(회원)들의 잦은 이동 때문이고, 둘째는 오너들의 잘못된 마인드, 셋째는 제품력의 부재 등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답변이 뜻밖으로 짧았다. 그렇다면, 다시 원론으로 돌아가자.

-네트워크마케팅이란 게 뭡니까?

"무점포 대리점 방식을 특징으로 하는 영업기법을 말합니다. 지역을 한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흔히들 다단계 판매라고 말하고 있는 거죠."

-네트워크 판매의 전국적인 현황은 어떻게 됩니까?

"IMF 이전 전국에 한때 700개 가량의 회사가 있었습니다. 현재는 150개 정도가 살아남았고, 종사자들은 약 400만 명쯤 됩니다. 방문판매 인구 600만 명을 더하면 대략 1,000만 명이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셈이죠. 동종업계로 보면 사실상 많이 살아남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전국 23개 지역센터, 5만여 명 회원 활동
◈'네띠아미'의 독특한 경영을 특집으로 게재한 매체들.

-'네띠아미'의 조직과 사업규모는 어떻게 됩니까?

"본사 이외에 서울을 포함, 전국에 23개의 지역센터가 있습니다. 매출은 월평균 40억, 올해의 매출목표는 1320억 원을 세웠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경기가 워낙 나빠서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회원(사업자)은 몇 명 정도 확보하고 계십니까?

"전국적으로 5만 명 가량 됩니다."

-이 사업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업무추진 과정 자체가 오해를 받을 소지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다단계는 사기를 친다'는 인식이 많이 퍼져있어요. 우리도 초창기에는 많은 오해를 받았지만, 지금은 괜찮습니다. 100명 중 1명이 잘못하는 것을 모두의 잘못으로 매도당한 측면이 많았습니다. 다단계판매에 대해서 악의적인 시각도 있었지요. 이 사업은 아무 잘못을 안 해도 소문이 잘못 나면 끝입니다. 대전의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 중에 적어도 5∼6개는 악의적인 민원과 비방에 의해서 망했다고 봅니다. 98년 이후 그 동안 우리도 위기가 많았습니다."

이 대목에서 그는 말이 좀 많아졌다. 약간 흥분한 듯이 보이기도 했다. 아마도 본인 입장에서 억울하게 생각하는 기억이 많은 듯이 비쳐졌다. 살벌한 시장조건 속에서 '네띠아미'가 살아남은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그 얘기를 들으면 좀더 이해가 갈 것 같았다.

첨단 IT상품 중심 비즈니스 모델 창출

-'네띠아미'의 성공경영 비결은 무엇입니까?

"정직하게 해왔고, 사업자들이 믿어주었다는 것입니다. 회사의 경영을 투명하게 OPEN하면서 인정을 받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네띠아미'는 창업 이래로 네트워크 마케팅 문화를 바꿔보자는 이상을 갖고 있었습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서 인정받고자 하는 진실된 마음가짐으로 해보자는 거였는데, 그것이 통한 것 같습니다."

-요즘 '네띠아미'가 주력하고 있는 상품은?

"무선인터넷이라는 첨단 IT상품을 중심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들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IAP(Intelligent Access Point)장비와 관련된 첨단기술들을 개발, 보유함으로써 이 분야의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죠. 인터넷전화서비스(VOIP), 무선랜 선불카드, 유·무료 포탈 컨텐츠, 쇼핑몰 구성 등은 물론 기본장비인 PDA를 통한 모바일 네트워크마케팅 분야를 착착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건강식품 등을 주로 다루고 있는 다른 네트워크마케팅 회사와 '네띠아미'가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적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년 3월 동남아진출, 국산품 수출증대 기대
◈'네띠아미'에서 출시한 PDA. 모바일 네트워크마케팅을 위한 주요제품이다.

-앞으로의 사업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오는 10월15일 유·무선 포털사이트를 띄웁니다. 학습지 기능을 강화한 SET-TOP BOX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또, Home Automation시스템에도 접근할 생각입니다. 신규주택은 건설업자가 건축당시에 시스템을 도입하여 건물자체에 내장하고, 기존건물에는 새로운 장비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해외진출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습니다만.... .

"그렇습니다. 우리가 네트워크마케팅을 외국으로부터 10년 동안 배웠는데, 이젠 외국에다가 써먹을 때도 됐다고 봅니다. 필리핀, 대만 등 동남아시아 쪽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 물건으로 유통망을 풀어서 진출하여 50명의 사업자만 확보해도 50개의 중소기업이 진출하는 효과가 있는 것 아닌가요? 2004년 3월쯤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고, 자리를 잡는데 5∼6년쯤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사업을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합니다. 정부에서도 뒷받침해줄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조적 부조리 막을 안전장치 갖춰

그의 이야기를 듣고있는 동안, '다단계'에 대한 선입관은 잠시 잊고 있었다. 회사의 사업계획을 쏟아놓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IT산업에 종사하는 벤처회사 전문경영인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의심'을 품고 사는 것이 일상인 기자의 속성. 끝내 물어보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 하나 있었다.

-투자자들의 돈을 모두 긁어모아서 튀어버리곤 하는 그 동안의 다단계 회사들의 사건과 관련하여 '네띠아미'는 얼마나 안전합니까?

"'네띠아미'는 제 개인회사가 아닙니다. 그런 부조리를 막기 위한 자체 안전장치가 되어 있습니다. 6명의 운영진이 포진하고 있는 CEO클럽 운영위원회제도 등이 그 한 예죠. 뿐만 아니라, 이제 국가에서 다단계 기업에 대한 규정을 워낙 엄격하게 정비해놓아서 지난날처럼 엉뚱한 사고를 쳐서 남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그런 시대도 아닙니다."

문득 그의 학력이 궁금해졌다. 유명 공대 전자공학과 출신일까?
◈비즈니스 미팅과 강연으로 최병진 대표는 늘 빡빡한 일정 속에 산다.

'다단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탈피가 관건

-학교는 어디를 나오셨습니까?

"(한참을 빙긋이 웃기만 하다가)초급대학 1학년까지 다녔으나, 공부가 재미없고 돈 버는 게 재미있어서 그만 뒀습니다. 사람들은 그게 왜 궁금한지 모르겠습니다."

인터뷰는 그쯤에서 끝났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사업상담을 위한 미팅과 강연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산다는 그는, 마무리인사를 나누고 나오는 등뒤 쪽에서 오후 강연을 위해 뭔가 서두르고 있었다.

여전히 일반의 시선이 곱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네트워크마케팅과 IT산업의 접목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는 다단계 회사 '네띠아미'가 과연 계획대로 급성장을 해갈 것인지는 미지수다. 아직은 한창 때인 서른 일곱의 최병진 사장의 말처럼 '투명하고 진실된 네트워크마케팅 회사'로 발전해간다면, 많은 사람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어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어떤 기대감 만큼은 나름대로 가져볼 수 있는 상황인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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