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너무 저렴·무료 관광은 가지 말아야

대전시 대덕구 법동에 사는 78세 김○○할아버지는 지난 8월 11일 집으로 배달된 전단지에 '김치냉장고 당첨되셨습니다'라는 말에 할머니와 함께 전단지에 적힌 ○○예식장 행사장을 찾았다.

판매원들은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를 적게 하고 기가막힌 말솜씨와 보고는 안 믿을 수 없는 희한한 재주로 정수기와 김치냉장고를 살 것을 권하였다. 결국 3만원을 계약금으로 지불하고 물품 구매계약을 하였다.

다음날 주위 사람들이 제품의 성능이나 효과가 신통치 않다며 해약할 것을 권하고 해당업체에 연락하니 물품해약이 안된다고 하며 담당자와는 연락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식품 강매 등 악덕상술이 판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는 대전YWCA 소비자 상담실에 접수된 상담사례로 최근 그 접수 빈도가 급증하고 있는 노인대상 강매의 경우다.

보통의 상식으로는 상설매장도 아닌데 물품을 구매하는 실수를 하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그 곳에서 여러 명의 판매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한 제품에 대한 칭찬과 자랑을 늘어놓게 되면, 어지간히 심지 굳은 이를 제외하고는 유혹에 넘어갈 수 밖에 없다. 또한 이러한 경우는 노인에게 국한된 상황도 아니다.

방문판매원에 의해 물품을 구매한 대부분의 젊은 주부 소비자의 경우에도 '그 순간 뭐에 홀렸나봐요..'하며 계약 자체를 후회하며 해약하기 위한 고초를 겪어야 한다.

이러한 경우를 겪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다. 필자도 이러한 경우를 겪은 적이 있는데, 홍삼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고 공장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신상품 설명회, 공장견학 등 구매유도 속지 말아야

사실 공장이라고 해봐야 중앙홀과 판매물품 전시장 및 강의를 들을만한 작은 강의실이었는데, 회사의 중직이라 소개받은 강사는 어찌나 언변이 좋던지 참석한 이들의 고민과 걱정을 모두 긁어주듯이 가벼운 건망증에서부터 치매, 고혈압, 뇌졸중에 이르기까지 이 제품만 일정기간 복용하면 깨끗이 낫는다고 광고한다.

생각해보면 어느 때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나이의 대상자에게 이러한 강의는 당연히 100%이상의 효과를 얻게 한다. 그 순간 나에게도 여유가 조금 있었더라면 뭔가를 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전형적인 악덕상술의 한 유형으로 '신상품 설명회', '공장견학'등으로 분위기를 조성하여 구매를 유도하는 것을 최면상술이라고 한다.

대개 이들 업체는 온 천이나 유명 관광지를 무료 또는 실비로 구경시켜 준다고 회원을 모집하고 막상 관광지에 도착하면 공장 견학을 핑계로 강의실에 노인들을 모아 놓고, 비싼 건강식품·도자기·의료 보조기구 등을 강매한다. 무료로 관광했다는 미안함과 강의실·관광버스 등 밀폐된 공간에서 구입을 강요하기 때문에 노인들은 쉽게 거절하지 못하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너무 저렴하거나 무료로 제공되는 관광에는 참가하지 않는 게 좋으며,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반드시 구입가·연락처 등이 기입된 영수증이나 계약서 등의 서류를 받아 두도록 한다.

정현주 시민기자는 현재 대전YWCA에서 소비자문제를 담당하고 있다.
소비자 상담문의/ 대전YWCA 소비자 상담실 254-3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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