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억제책이 변수

대전 둔산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인가.
대전 최대 아파트 단지를 형성하면서 교육, 문화, 행정, 유통을 비롯하여 각종 편의시설이 양호한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의 등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둔산지역은 대전의 부동산 가격을 주도하는데다가 투자 대상 1순위이고 지난 한해 동안 급등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둔산에 아파트 소유자들은 과연 지금 시세가 이른바 '상투' 즉,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가격인가를 궁금해 하고 있어 아파트 가격 전망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 되고 있다. 최근 가격 동향을 보면 최초 분양가 대비 4.3배가 오른 가격, 2001년 대비 1.8배의 가격으로 아파트가 거래되는 게 일반적인 시세다. 대전지역 아파트 가격을 선도하는 둔산지역의 크로바 아파트는 분양 당시 평당 240만원대였으나, 작년 대선 이전에 평당 680만원선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57평형은 평당 무려 870만원선으로 평균 5억원에 이른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이미 오를 대로 올라 앞으로 하락할 수 밖에 없다는 전망도 있지만, 아직 상승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물론 상승 폭은 지난해나 과거 부동산 붐이 일어날 때처럼 크지 않고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둔산지역 아파트 가격이 왜 오를 것인가. 상승 이유와 향후 가격 전망 등을 분석해 본다.
현재 대전지역에서 중산층 이상 주거지역 또는 아파트 가격 선도지역은 둔산과 노은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노은지구는 주거환경, 특히 교육환경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 중산층 이상은 40대는 둔산지역에 머물러 있는 점이 아파트 가격을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둔산지역 아파트 가격변동은 3단계를 거쳐 형성되었다.
첫째, 금리급락으로 은행을 이탈한 자금이 안정된 투자수익을 얻기 위하여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가격 상승을 주도하였고, 둘째, 정부의 수도권 이전에 대한 가격상승의 기대심리, 셋째는 정부의 강력한 주택 투기억제대책으로 기존 아파트 매물 감소에 따른 반대급부로 인해 가격이 소폭 상승하였다. 이렇게 형성된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은 현재 강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 인가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둔산지역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수요자와 공급량을 기준으로 가격을 예측해 보자.
이 지역에 집단 주거용지가 없다는 점이 우선 공급을 현 상태에 머물게 만들고 있다. 부분적으로 소규모 주상복합아파트 또는 오피스텔을 건축할 수 있는 부지는 있으나, 단지를 형성하는 아파트를 건축할 수 있는 토지는 없다. 이러한 현상은 대단위 구획정리사업을 통하여 둔산지역이 구성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아파트가 재건축 되지 않는 한 신규 공급은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매물은 결국 기존 아파트 소유자가 타지역으로 이주할 때 나오는 것이 전부이다. 더 이상 공급의 확대는 없다.

그러면 수요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수요는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 우선 교육 등을 이유로 이주하고자 하는 수요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소위 '엘리트 집단'에 귀속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 또는 자신의 자녀가 이러한 집단에 속하는 것을 바라는 사람들은 단연 둔산지역으로 이사를 원하고 있다. 사람은 신분상승의 욕구가 있고, 동일한 부류끼리 어울리고자 한다. 둔산지역은 자신의 외형적인 욕구충족 뿐만 아니라 자녀에 대한 교육욕구 및 상류층 자녀와 교우관계형성을 충족하기에 충분하다.

정부에서 특정지역을 차별하고자 우수 학군을 만들지는 않는다. 상류층은 자녀의 교육비를 상대적으로 많이 투자하기 때문에 우수 학군이 형성되는 것이고, 이에 따라 경제력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부류에 추가되어 아파트 가격은 더욱 상승한다. 매년 수능이 끝나면 그 결과에 따라 강남지역의 아파트가격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강남의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학군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대전 내 타지역보다 교육인프라의 경쟁력이 우수한 둔산지역의 학군을 분산시키지 않는 한 둔산지역 이주 희망자들을 다른 지역으로 유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른바 서울에 '강남 브렌드'가 있다면 대전에는 '둔산 브렌드' 가치가 형성되고 있다는 말이다.

또 다른 수요증가 요인으로는 대전의 중심업무지구 역할을 둔산지역이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을 선택할 때 출퇴근이 불편하더라도 자녀의 학교가 근접한 곳으로 선택한다. 그런데 만약 자녀가 최고의 학군에 편입되어 있고, 부모의 출퇴근이 편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이다. 대전의 중심적인 행정관청은 둔산에 배치되어 있고, 금융기관 및 유통, 의료시설이 입지하였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주요 시설들이 둔산지역에 밀집되어 있다는 것은 출퇴근이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생활 편의성 역시 우수하다는 의미가 된다. 현재 둔산지역에 남아 있는 토지는 지하철 준공 이전에 점차 착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생활의 편의성 및 접근성으로 인한 수요 증가 가능성은 충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구유입에 따른 가격상승 기대심리로 인하여 수요는 증가할 것이다.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변수는 정책변수라고 할 수 있다. 정책변수의 경우 비단 아파트 시장 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시행되거나 발표되고 있는 부동산 관련 정책은 모두 수도권 이전과 관련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도권 이전의 반사적 이익을 누릴 수 있는가 여부에 따라 대전 부동산 가격의 거품붕괴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

행정수도 건설과 더불어 가장 시급한 문제는 주거지 확보이다. 대전 정부종합청사 공무원의 65%는 현지 이사, 25%는 주말부부, 10%는 통근을 하고 있다. 행정수도가 확정 또는 이전된다고 해서 갑작스런 인구의 이동현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충청권으로 행정수도가 이전되고, 거기에 경제규모 확대로 국민소득 20,000불 수준에 이르게 되면 서울과 대전은 하나의 도시벨트를 형성할 것이다. 따라서 두 지역이 하나의 생활권, 즉 대체·보완관계를 갖는 대형 주택시장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가정이 현실이 된다면 대전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상승할 것이며, 그 중에서도 대전의 강남이라고 할 수 있는 둔산지역의 가격상승이 두드러질 것이다.

다만 주택시장에 대하여 투기수요 조사, 주택자금 대출억제 등의 강력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의 거품은 조만간 붕괴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한 최근 부동산경기는 가격 상승이 단기간에 특정지역과 아파트에서 나타나고 있고, 경제성장 등의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순환국면의 마무리 단계여서 아파트가격의 추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김종하 자문위원은 부동산 관련 컨설턴트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현재 한밭대학교 겸임교수로서 이론과 실무를 지도하였고 한국부동산금융연구원장을 맡고있다. 특히 하나은행 대전 PB센타 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면서 부동산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연락처)011-9216-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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