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유일의 사이버 밀수단속 자원봉사세관원 박남제씨

"'버버리 머플러, 샤넬, 구찌, 프라다 가방, 페레가모, 까르띠에 등 수입명품 핸드백, 지갑, 시계, 액세서리 싸게 팝니다', '명품 직수입 판매!' 라는 문구가 보이면 일단 의심부터 하죠."
◈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이버 밀수단속 자원봉사 세관원 박남제씨.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전자정부 보안 기술연구를 하고 있는 박남제씨(29)는 요즘 사이버상의 쇼핑몰이나 경매사이트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바로 얼마 전 관세청에서 모집한 '사이버 밀수단속 자원봉사 세관원'으로 위촉됐기 때문이다.

최근 수없이 늘어난 사이버상의 쇼핑몰이나 경매사이트를 한번씩은 이용해 봤으리라. 직접 눈으로 손으로 확인하지 않고는 물건을 사지 못하는 사람은 촌스럽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다양한 물건과 숍들이 존재하는 사이버세계.

똑같은 물건을 두고도 천차만별인 가격과 본품보다 더 나은 사은품까지 여러 유혹 속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었으니 바로 불법 밀수품들이다.

박씨가 주의를 기울여 살피는 것도 바로 인터넷상에서 판매되는 불법, 부정 수입물품의 유통정보이다. 이런 정보들을 검색하여 '사이버 밀수 단속 센터'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사이버 밀수단속 자원봉사 세관원의 일인 것.

"사이버 상에서 이메일을 통해 이뤄지는 불법 물품의 거래는 상호간에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어 단속이 어렵거든요. 그래서 저 같은 IT기술과 그 거래 진행의 취약점에 대해 잘 아는 무역업자나 기자 등 다양한 IT관련직종의 일반인들 활동이 중요한 거죠"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시가 10억원 상당의 외국산 가짜 롤렉스시계와 시가 3억 8천만원 상당의 버버리 의류를 판매하다 적발되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자신이 아는 기술을 사이버상의 밀수단속에 이용하고 싶었다는 박씨는 불법밀수품 적발 모니터링과 함께 관세청의 밀수단속 전산화 작업을 도와 주고 있다.

"관세청에서는 기존의 행정적인 업무에는 익숙하지만 그 다양화 된 업무를 정규화 시켜 전산화하는 시스템적인 면에는 약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제 시스템적인 전문지식을 알려주면서 그곳의 보안기술에 대한 자문을 얻으니 자원봉사라고 만은 할 수 없죠."

자원봉사를 하면서 연구원에서 하는 직무와 연관시켜 활용하고 있는 박씨는 자신의 알고있는 지식이 자신만이 아는 지식이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정보이기를 바라기에 자원봉사 세관원 활동에 선뜻 나설 수 있었다.

또 자원봉사 세관원 활동은 사이버 상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이 없고 책임이 따르는 것이 아니라 권고 사항 정도의 수준이라는 점에서 오프라인의 봉사활동보다는 활동상의 제약이 없는 것도 좋았다고.

하지만 아직은 지침이나 활동사례 등 체계적인 틀이 잡혀있지 않아 불법 밀수품을 잡아내는 데는 우연적이고 제한적인 면이 없지 않다.

"일단 유명명품을 제 가격보다 훨씬 싸게 파는 경우나 쇼핑몰을 해외에 개설하고 국내로 직접 물품을 배송 하는 경우, 국내에 개설된 사이트 내에서 국내로 직접 배송 하는 경우, 스팸메일을 발송하여 광고한 후 물품을 주문 받아 국내로 직접 배송 하는 경우 등은 한번 의심해보는 거죠 뭐."

평소 인터넷을 사용할 때 그냥 스쳐 지나갈 것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방지할 수 있다는 것.

지금은 시작단계라서 자원봉사 세관원에 대한 영역이 일부 IT관련업종 종사자에게만 국한되어 있지만 인터넷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만큼 범국민적으로 활성화되길 바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연락처 017-203-3106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