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제주 해안 사람발자국 등 화석산출지에서 발굴

문화재청(청장:盧太燮)은 지난 2월 5일 천연기념물로 긴급 가지정한 '남제주 해안 사람발자국 및 각종 동물발자국 화석 산출지'에서 4월 11일 사람이 걸어간 모습을 보여주는 발자국임을 확인할 수 있는 왼발과 오른발 두개의 사람발자국 화석을 추가 발굴하였다.
◈ 기존에 발견된 사람발자국 화석이 교차하여 나타난 모습.

이번에 추가 확인된 사람발자국 화석은 기존에 발견된 7개의 발자국이 연속되는 사람의 보행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발굴한 결과이다. 새로 발견된 두개의 발자국은 화석 생성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것은 이미 발견된 7번째 오른발 발자국에 연이어 보존상태가 양호한 왼발과 오른발이 차례로 이어져 있었으며, 사람이 자연스럽게 걸어간 흔적임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새로 발견된 두개의 발자국을 포함하여 총 9개 발자국의 크기(22∼24㎝), 보폭(75-80㎝) 및 보행 방향에 대하여 발자국이 나타내는 진행각도 등이 규칙적이어서 화석 생성 당시의 사람이 이곳을 자연스럽게 걸어갔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새로 발굴한 9번째 발자국화석에서는 엄지발가락으로 추정되는 흔적과 함께 사람발자국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단서가 되는 발바닥 안쪽이 옴폭 들어간 아취(arch)모양이 확인되었으며, 뒤꿈치의 들림도 없는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 발견된 7개의 발자국에서는 발 뒤꿈치(heel)가 높게 들려 있어서 일부 전문가는 이 점이 사람 발자국으로서는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으나, 이번 발굴로서 그 의문이 해소되었다.

처음 발견된 7개는 화석이 노출된 상태로 오랜 세월 동안 하루 두 번씩의 밀물, 썰물에 의한 침식작용에 의해 보행시 힘이 덜 가해진 발의 앞과 옆 부분은 마모가 심하고 보행시 힘이 많이 가해진 발 뒤꿈치 부분은 마모가 덜 되어 결과적으로 발 뒤꿈치가 약간 들린 모습으로 남게 된 것이다. 그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새로 발굴한 두개의 발자국 뒤꿈치와 처음 발견된 발자국의 뒤꿈치들이 동일평면을 이루고 있음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 새로 발굴된 9번째 사람발자국 화석 세부 모습.

또, 이번에 새로 발굴한 두개의 발자국을 통해 사람이 걸어간 흔적인지 여부를 알게 하는 단서를 제공하는 보행진행 각도(Foot Progression Angle : 걸어간 방향의 양 발사이로 직선을 그을 때 발자국이 향하는 방향이 이 직선과 이루는 각도)가 10 ∼15 로 유지되고 있어, 이 보행렬이 자연스럽게 걸어간 사람의 보행임을 알 수 있다는 의견을 발굴현장에 참석한 정형외과 전문의가 제시하였다.

문화재청은 지난 2월 이 지역에 대하여 국가문화재로 긴급 가지정한 이후 사람발자국 및 생성연대 등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하기 위하여 문화재위원 등 관계전문가로 소위원회(위원장 : 천연기념물 분과위원장)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이 위원회의 지도·자문을 받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이태섭)은 생성 연대에 대한 조사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그 밖의 사람발자국 등의 기초학술조사 연구는 화석지의 발견자인 김정률 교수(한국 교원대학교)가 수행하고 있다.

이번의 발견은 4월 11일 관계전문가 11명이 화석산지 현장에서 화석의 생성 연대 측정을 위한 시료 채취와 사람발자국 여부 확인에 중요한 단서가 되는 보행렬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형외과 전문의, 동물 전문가, 고고학자, 고생물학자, 지질학자, 지질연대 측정 전문가 및 매장문화재 발굴전문가가 참여한 발굴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이는 발견 화석이 사람발자국임을 명확히 해 준 것이어서 그 의미가 실로 대단하다 하겠다.

사람발자국 화석의 생성 연대와 관련하여, 세계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사람발자국 화석중 구석기시대의 것은 탄자니아(레톨리, 360∼380만년 전) 등 6개국에서 발견되었고,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는 약 5∼7천년 전의 신석기시대 사람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바 있다.

남제주 해안 사람발자국 화석은 주변 지질 및 화석의 보존 상태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최소 수 천년에서 더 나아가 수 만년 전 까지도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관계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좀 더 정확한 생성 연대는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 등에 대한 국·내외 전문기관의 분석이 끝난 이후에 어느정도 윤곽이 들어날 것으로 보여진다.

앞으로 문화재청에서는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세계적으로 희귀한 이 사람발자국 등의 화석 문화재에 대한 보존·관리에 최선을 다 할 계획이며, 또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학술조사 및 국제적인 비교 연구 등을 통해서 이 세계적인 자연유산을 널리 알리고, 보호 관리하는데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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