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사진 동호회 '열린 눈'의 동행취재기

"사진찍는 사람들에게 대전은 최고의 도시입니다"

통계청 사진 동아리 '열린 눈'의 대전 칭찬은 입이 마를 새가 없다. 지난 6일 새벽 6시 장치성(공보관실), 김학만(청사 관리소), 남궁현숙(통계연수부), 이현정(통계분석과), 남영희(공보관실)씨 등 '열린 눈' 회원 5명은 카메라를 둘러메고 무작정 길을 나섰다. 최근 20도를 오르내리는 기온 속에서 벚꽃, 개나리 진달래가 만발해 사진 찍기는 그만이었다. 모처럼 맞는 휴일이더라도 황금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는 것이 매니아들의 말이었다.
◈통계청 사진 동아리 '열린눈'회원들.(좌부터 김진홍, 남궁현숙, 이현정, 남영희, 김학만, 장치성씨. 김진홍씨는 통계청 직원은 아니지만 대전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로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동이 트자마자 이들이 찾은 곳은 중구 부사동 '테미고개'. 이른 시간 이 곳을 찾은 이유는 연분홍색을 띄는 벚꽃은 대낮에 찍으면 오히려 사진의 맛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망원 렌즈를 끼운 카메라가 멀리서 보면 전문 사진기자들의 그것과 흡사하다. 폼은 더욱 그럴싸하다. 한쪽 눈을 감고 찡그린 모습이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진지함은 영락없는 사진 전문가들이다.

이들의 진지함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신기할 뿐. 사진 찍는 데 방해될새라 멀찌감치 돌아서 가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어깨 너머로 뷰 파인더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노년의 한 부부는 "사진 작가들인가 보네요"라며 호기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열린 눈은 지난 98년 창립했다. 활동 5년째에 접어들었으며 통계청 내 중견 동아리 중 하나이다. 이 동아리는 서울 통합 청사에 있던 시절보다 대전으로 청사가 옮겨오면서 활동이 더욱 활발해 졌다.
◈사진을 찍는 동안은 아마추어인 이들도 진지한 프로가 된다.

"대전은 정말 매력적인 곳입니다. 원하기만 하면 전국 어디든지 하루만에 다녀올 수 있죠. 그리고 대전이라는 곳이 도시와 농촌이 혼재하고 있어 사진 찍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곳입니다"

총무를 맡고 있는 장치성씨(51, 공보팀장)의 대전 칭찬은 입이 마르지 않는다. 퇴근 후에도 마음 맞는 사람들과 카메라를 들고 떠나면 모두가 촬영지. 갑천에 담긴 저녁 노을도 아름답고 식장산에서 내려찍는 대전 시내 야경도 '걸작'이다. 엑스포과학공원의 야경, 음악 분수는 다른 어떤 도시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매력적인 대상이다.

더욱이 자동차로 1시간 이내 거리에 옥천, 금산, 논산, 공주, 부여 등 역사적 유래와 전통이 남아있는 도시들이 가깝기 때문에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도시'라는 찬사를 받는다는 설명이다.

15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열린 눈'은 순수 아마추어 사진 동호회이다. 5년이라는 시간동안 사진 대회에 출품한 번 해 봤을 법 하지만 단 한차례도 시도한 적이 없었다.

대회에 출품하거나 입상을 바라는 등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순수성이 없어진다는 이유 때문. '열린 눈'이라는 동아리 이름이 무색해진다는 것이다. 자연의 아름다움, 사람들의 순수함들을 담아내는 것이 진정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태도라는 것.

사진 찍는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심미안'을 갖고 있다. 사물에서 풍겨져 나오는 섬세한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잡아내야 하지만 작가의 주관이 개입하면 거기서부터는 사진 작가로서의 가치를 잃는다.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게 그들이 믿고 의지한ㄴ 철학이다.

이날 열린 눈 회원들은 대전 경계를 빙 둘러 옥천, 금산, 논산까지 꽃과 사람들을 찾아 짧지 않은 사진 여행을 했다.

장치성씨는 "대전에 청사가 내려온 뒤 휴일은 사진 찍는데 모두 반납을 했지만 결코 아깝지 않네요. 아름다움을 사진 속에 담아내고 간직하는 일 특히 대전이라는 매력적인 곳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찰칵'. 카메라의 경쾌한 기계음과 그 속에 담겨있는 자연과 사람의 아름다움. 사진 찍는 사람들의 행복이 아닐까.

(열린 눈 연락처 : 481-2044, 장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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