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들 작품 연말연시 선물 '인기 짱'

 조달청 '문화상품 전시관'서 싼값 구입


"무형문화재, 명장들이 만든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작품들이고 가격도 시중보다 저렴해서 주위 분들에게 연말 마음의 선물로 드리면 좋을 거예요. 지난번 제 주위에 결혼한 사람이 있어 전통문양이 새겨진 한지로 만든 스탠드를 선물했더니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귀중한 것'이라며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정부대전청사에 볼일이 있어 들렀다가 우연히 '문화상품 전시관'을 이용하게 됐다는 둔산동에 사는 노영무씨(33)는 연말이나 명절 등 선물할 곳이 생기면 늘 이곳을 찾는다.

정부대전청사 1층 3동에 자리잡은 '문화상품 전시관'은 인간문화재나 명장들이 평생을 바쳐 갈고 닦은 솜씨로 만든 전통 문화상품을 만날 수 있는 곳.
82평의 전시장에는 액자, 탈, 단지, 솥, 주발, 찻잔, 투가리, 반상기, 다기세트, 가야금, 꽹과리, 거울, 열쇠고리, 넥타이, 함 등 480여점의 작품이 전시·판매되고 있다.

문화상품전시장이 문을 연 것은 지난 99년 7월.
인간문화재나 명장들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보존하겠다는 일념으로 한 우물을 파왔던 장인들이다. 그렇다 보니 상품의 홍보나 판매에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일 지도 모른다.
문화상품전시관은 평생을 외길 인생으로 걸어온 장인들에게 판로를 개척해 줌으로써 다소나마 경제적인 어려움을 덜어주고 작품들을 널리 알려 소중한 문화 유산을 보전하자는 취지로 조달청이 마련한 전시 판매장소.

이곳은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장인들이 만들어낸 작품들 중에서 엄선한 뒤 엄격한 심사를 거쳐 조달물자로 공급하기 때문에 작품성이 뛰어나고 100% 신뢰할 수 있다.

"장인들은 우리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오는 데만 힘을 쏟다보니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후계자를 찾지 못해 맥이 끊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조달청은 이들이 작품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조달물자로 지정하여 여러 공공기관에 보급하고 국내·외 홍보하는 등 판로를 찾아 주고 있습니다. 이곳은 정부공공기관 내에 있지만 일반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배정덕 조달청 문화상품팀장은 일반인들의 이용을 당부하며 일반인들의 이용이 많아야 전통의 맥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 99년 전시관 개관 당시 87명의 장인들로 시작한 문화상품전시관은 현재 무형문화재 42명,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선정한 명장 9명, 우수 기능인 43명 등 총 94명이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호응도가 높다.

무형문화재나 명장 등 기능 보유자들로부터 신청이 들어오면 조달청 과장급 회의를 거쳐 문화상품 선정여부를 결정한 뒤 외부 전문가들의 심의와 국장급 회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선정된다. 그만큼 문화상품의 가치가 뛰어나다는 말이다.

대전청사 전시장에 전시된 품목은 480여종이지만 문화상품안내 책자나 조달청 인터넷 쇼핑몰 홈페이지(www.emall.go.kr) 문화상품 코너에는 700여종에 가까운 다양한 상품을 볼 수 있다.

"전통 문화상품하면 일반인들은 대부분 도자기, 병풍 등 장식용을 생각하고 고가상품으로 인식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4∼5천원 하는 열쇠고리부터 주부님들이 좋아하는 공기세트, 제기세트, 찻잔, 주석으로 만든 각종 잔과 주전자, 김칫독, 냄비, 뚝배기, 옹기 등 일상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들도 많습니다. 전통액자, 탈, 스탠드 등은 선물로도 좋고요. 전통문양이 새겨진 넥타이도 있어요. 이런 것들은 5만원 내외에서 살 수 있습니다. 가격도 시중보다 30%∼70%까지 저렴해요. 무엇보다 믿을 만한 상품이라는 거죠"라며 대전전시관의 정미란씨는 문화상품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다.

조달청은 대전 전시관에 이어 금년 5월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조달청에 서울 전시관을 개관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매년 전국 광역시에 전시회를 개최, 전시장을 찾는 외국인이나 일반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청사 내에서 전통 문화상품이 전시·판매되고 있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시민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누구나 신분증만 제시하면 전시관을 이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청사 내에 전시관이 있다보니 일반인들이 접근을 꺼려하고 있다.
따라서 전시관의 이용률 제고를 위해서는 공공기관이나 일반시민들에 대한 홍보 확대 방안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새 천년은 문화의 시대라는 말이 있다. 지금 세계 각 국은 자신들의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체계적으로 보전되고 관리될 수 있도록 일반인들의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문화상품전시관의 개관시간은 3∼10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11∼2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문의: 조달청 문화상품전시관 042-481-7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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