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예산 증액·원자재에 대한 인식 제고 절실

 조달청 김명수 비축과장 인터뷰


8일 새벽 미국의 아프간에 대한 공격과 관련, 정부대전청사 기관 중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보인 곳은 조달청이었다. 특히 이번 공격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번 전쟁에 가장 민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자재 수급과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조달청은 이날 새벽 6시 서기관급 이상 전 간부를 소집, 긴급 확대대책회의를 가졌다.

대부분 원자재를 외국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원자재 가격의 폭등은 수출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경제전반에도 엄청난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조달청 물자비축국 김명수 비축과장(48)을 만나 비상시 원자재 확보 및 방출체제 수립 등 긴급 조치대책에 대해 들어 보았다.


- 긴급 특별대책반(Task Force)를 운영하고 있는데 구성과 활동방향은

"우선 규모는 조달청 차장을 반장으로 각 4개국 국장급과 주무부서의 과장급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필요에 따라 해당 인원을 보강해서 운영할 계획입니다. 대책반의 활동은 원자재 가격의 장·단기 변화 분석과 면밀한 선물 및 현물 거래시장의 정황을 파악해서 비축 및 방출시기를 보다 신속히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전쟁으로 인해 수급물자지원에 차질이 없는 지를 점검하고 현재 진행공사를 파악하여 지장은 없는 지와 앞으로 긴급 발주공사에 대해서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도록 대비체제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 이번 전쟁으로 가장 영향을 받을 원자재 품목은.

"수요가 긴급하고 국내생산이 전혀 되지 않고 있는 알루미늄, 니켈, 전기동, 주석, 아연 등 비철금속류와 임산물로는 펄프, 생고무 등 9개 품목입니다. 미국 테러사태 이후 이들 품목에 대해서는 1만톤은 현물 구매했으며 옵션거래를 통해서도 1만톤을 확보해 놓고 있습니다. 이중 5천여톤은 이미 방출한 상태입니다."

- 현재 피해예상 품목의 비축현황은

"알루미늄 등 9개 품목 15만2천톤 가량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양은 평균 20일 정도의 비축분으로, 가격으로는 2,500억원에서 3,000억원 정도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선진국중 미국은 전략물자에 대해서는 3년, 일본의 경우도 자원파동에 대비 2개월 분의 상시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적은 양이지만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쟁의 진행 양상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해 점차적으로 비축물량을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 선진국에 비해 비축량이 적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예산 문제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원자재를 다량으로 구입하게 되면 돈이 장기간 묶이게 되기 때문에 많은 예산의 투입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또 일본이나 기타 선진국에 비해 자원확보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떨어지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 오늘 원자재의 가격 변동은 어떠한가

"아시아 시장은 현재 소폭상승 하다가 잠시 주춤하는 추세입니다. 영국의 런던금속거래소 나 미국시장이 열리는 밤이 되어야 가격 동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직원들이 교대로 24시간 동향을 파악하고 있으며 눈에 띄는 변화가 있을 경우 즉시 보고가 이루어져 향후 대책마련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 조달청의 향후 대응 방안은

"우리 청에서는 전쟁양태에 따라 옵션시장을 최대한 활용해 3단계의 물량확보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1단계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추세로 전환되거나 급등 조짐 시 국내에서 생산이 없는 알루미늄, 희소금속 등을 중심으로 현 재고 15만톤 수준의 물량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입니다. 2단계는 원자재 가격이 20%이상 상승 시 현 재고의 4배까지 확충할 방침입니다. 우선 자금소요가 적은 옵션거래를 활용하고 재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소요자금을 추경예산반영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3단계는 전쟁장기화로 원자재 가격이 50%이상 상승 시에는 원자재 방출에 주력하고 업체별 방출한도량을 폐지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근본적인 원자재 수급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은 없는지.

"원자재는 제품생산의 원료로 한 단계를 거쳐 가격에 반영되므로 원유처럼 국민들이 가격 변동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산업구조 특성상 가공무역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제품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격경쟁력이 곧 수출경쟁력으로 인식되는 요즘 많은 기업들은 원자재 확보에 노력하고 있는 반면 국민들의 원자재에 대한 인식은 많이 부족한 편이죠. 이를 해소키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인식제고와 정부의 비축예산증액, 중소기업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장기대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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