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함께 각종 국내대회 참가

 동호회 탐방(3)-특허청 마라톤회


정부청사 특허청 마라톤 동호회.

73명의 회원들은 습관과 생활, 운명의 상관관계를 생각하며 가쁜 숨과 함께 밤 공기를 가르고 있다.

밤 10시 30분이면 정부청사 주변에서는 어김없이 이들을 만날 수 있다.

특허청 마라톤 동호회는 지난 5월 21일 공식 발족되었다. 역사는 짧지만 활동은 반비례다. 73명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어 정부청사 동호회 중 가장 큰 규모다.

"사실 동호회의 활동은 특허청이 1998년 8월 정부대전청사로 이전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전 이전 후 직원들이 직장과 근거리에서 거주하게 되고 주변에 달리기 코스를 쉽게 접할 수 있어 여가 생활로 달리기(Fun-run)를 시작하게 되었죠. 달리기에 관심이 있던 직원들이 10-20명 단위로 각종 마라톤 대회 행사에 참가하곤 했습니다. 금년에는 이런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어남에 따라 그동안 비공식친목 모임에서 청 차원의 지원을 받는 공식 동호회로 출범하게 됐습니다"
동호회 발족을 주도한 연원석(53·특허심판원장)회장의 말이다.

마라톤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달리기의 생활화를 통해 직원과 가정의 건강증진과 직원간의 친목을 도모한다는 게 설립 동기다. 최근 개인, 사회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지식활동이 더욱 중요해지고 왕성해짐에 따라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개인과 가정의 정신·육체적 건강을 Fun-run의 생활화를 통해 지키자는 취지로 결성되었다.
연회장은 20여년 경력의 달리기 애호가이다. 그래서인지 나이에 비해 무척 젊어 보였다.

특허청 마라톤 동호회만의 자랑거리가 하나 있다.
바로 '직장동호회'를 '가족동호회'로 발전시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동호회 김성호(34·심사3국 유기화학)총무는 동호회의 성격을 이렇게 설명했다.
"마라톤은 개인 운동의 성격이 강합니다. 또 각종 대회가 주말에 개최되기 때문에 가족 단위의 참가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돼요. 지역에서 개최하는 마라톤대회가 1년에 어림잡아 50개정도 됩니다. 대회 개최시기는 그 고장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죠. 그래서 지역대회만 참가해도 대한민국 곳곳의 절경을 구경 할 수 있는 셈이죠. 작년 춘천대회 때에는 집사람과 함께 오랜만에 기차여행도 하고 밤 안개 자욱한 춘천호를 바라보며 한껏 신혼기분을 냈습니다."

여성회원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것도 마라톤 동호회만의 특징이다. 마라톤이라고 하면 재미없고 힘든 운동이라서 여성들이 즐기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여성동호회원 이현주(31·약품화학과)씨의 얘기를 들어 보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전혀 힘들지 않아요. 자신의 체력에 맞게 얼마든지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잖아요. 이제는 걷는 것 보다 뛰는 게 더 쉬워요. 몸도 가벼워졌고 무엇보다도 마음이 상쾌해 졌어요"

마라톤은 다른 운동이 흉내낼 수 없는 운동효과가 있다.
5개월 운동으로 10kg를 감량한 김기영(47·영상기기과)씨는 마라톤 예찬론자이다.
"운동이라는 운동은 다해봤습니다. 그런데도 안 빠지던 체중이 마라톤 시작하고 몰라보게 빠졌습니다. 체중 빼는데는 마라톤 만한 운동이 없어요. 운동 시작 전 허리사이즈가 35인치였는데 다섯 달만에 28인치로 줄었어요. 요즘 맞는 옷이 없어 옷 사 입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그는 "살쪄서 고민하시는 분들은 당장 운동화 신고 무조건 달리세요."라고 덧붙였다.

마라톤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김성호 총무는 "20km까지는 악으로 버틸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정신력이죠.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입에서는 단내가 풀풀 나는데, 중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말도 못하죠. 옆으로 지나가는 구급차를 볼 때면 자리에서 그냥 주저앉고 싶은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완주해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의 기분을 맛보지 않아서 그렇죠. 결승 테이프를 끊는 순간의 감격이 3, 4개월은 족히 가요. 완주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삶이 즐거워져요. "

특허청 마라톤 동호회는 원대한 계획이 있다.
회원 개개인이 홍보대사가 되어 특허청의 위상을 바르게 정립하는데 이바지하는 것이 앞으로 이들이 해야할 숙제이다. 전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특허청 마크가 박힌 유니폼을 입고 플래카드를 흔들며 참가자와 개최지역 시민들과 하나가 될 때의 홍보효과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얻어내는 결과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동호회 활동을 통해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관에 대한 소속감과 자신이 맡고있는 일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있었다.
오늘밤에도 어김없이 정부청사주변에는 이달 열리는 춘천마라톤대회를 준비중인 특허청 마라톤 동호회원들을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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