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미술관이 한국자수박물관과 공동 주최로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전시를 열고 있다. 3월 28일부터 5월 28일까지 1부 전시인 <어머니의 보자기>에서는 조선시대 여성들이 만든 우리 옛 보자기와 자수 100점을 아주미술관 전관에서 선보이고, 6월 2일부터 6월 25일까지 2부 전시인 <숨결의 연장-허동화 전>에서는 한국자수박물관 허동화 관장이 옛 천을 소재로 한 회화작품 60여 점과 우리 옛 생활 도구를 이용해서 만든 오브제 작품 1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숨결의 연장-허동화 전>에서는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보자기를 30년 넘게 독보적으로 수집, 연구한 한국자수박물관의 허동화 관장만의 독특한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다. 작가 허동화는 미술수업을 받은 적도, 미학을 공부한 예술가도 아니다. 또한 그는 다른 화가나 조각가의 작품도 잘 모른다. 작가로서 전혀 준비하지는 않았지만 허동화에게는 남다른 소질과 감각이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우리 보자기를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미학이 그를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작가의 길로 이끌었다.

옛 여인들처럼 보자기 만들기를 시도하던 허동화는 오래된 천에서 우리의 색감과 조형미를 찾아내어 뛰어난 색채 조합과 화면 구성력으로 새로운 현대미술을 탄생시키고 있다. 그는 우리 선조들이 즐겨 쓰던 중간색조의 옛 천을 한지에 붙여 독특한 회화세계를 펼치고 있다. 옛 천 뒷면에 한지로 배접한 것을 오려 붙여 작업을 해오고 있다. 천 자체만 가지고는 찢거나 오려내는 것이 쉽지않아, 그는 천 뒷면에 한지를 배접하한 후 크게 색면 구성을 한 작품을 1990년대부터 시작했다. 2006년에 제작된 최근의 작품에는 해, 달, 바위, 종, 개구리, 황소, 시골집, 하늘을 나는 사람, 나무에 핀 별 등 동심어린 모티브가 많이 등장한다. 이는 우리 전통 자수에서 등장하는 모티브이기도 하지만, 황해도 출신으로 월남 후 다시 가보지 못한 고향에 대한 그의 향수가 묻어 있는 듯하기도 한다.

작가 허동화는 우리 어머니가 쓰던 옛날 조각 천, 어머니의 염색, 어머니의 사고 방식, 어머니의 사랑을 마치 어린 아이의 마음처럼 순수하고 단순한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의 독특한 회화작품 속에서 작가는 어머니가 꿈으로 그린 것을 재조명하고 이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작가 허동화는 옛 문짝, 어구, 낫, 방망이 등의 생활도구를 이용해서 유머러스하면서도 독특한 오브제 작품들을 만들어 오고 있다. 우리가 쉽게 지나쳐버리는 낡은 것을 조합해서 나름의 아름다움을 제시해 보여주는 작가 허동화의 작업에 관해 이어령 초대문화부장관은 ‘사라져가는 것과 사소한 것에 바치는 애정의 소중함, 이것은 어떤 작가의 천재성보다 더욱 창조적이며 값진 것이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허동화의 회화와 오브제는 사라져가는 것과 버려진 것에 대한 애정과 재생의 바람을 담아내고 있는 작품인 것이다.

지난 30여 년간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일본, 뉴질랜드 등에서 성황리에 초대전을 가지며 주목 받아온, 이름 없는 옛 어머니들이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서 만든 우리 조선시대 보자기와 자수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장 독창적인 작품이다. 그리고 우리 옛 것에 깃든 정신을 발견해 지켜나가는 작가 허동화의 가슴 따뜻한 예술혼을 담은 회화와 오브제는 오랜 시간을 넘어 선 현대예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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