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전세계적으로 조류독감에 의한 희생자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백신 개발작업이 80% 가량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류독감 전문가인 충남대학교 수의학과 서상희 교수는 3일 "미국 앨리슨 메디컬 재단의 지원을 받아 조류독감 바이러스(H5N1)의 인체감염에 대비한 백신을 개발 중이며 현재 80% 정도 진척됐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이어 "사람의 독감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돼지의 몸 안에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유입될 경우 재조합을 거쳐 슈퍼독감으로 발전할 수 있고 출현 1년 뒤 유행하는 신종 바이러스의 활동주기를 볼 때 올해 겨울 조류독감에 따른 슈퍼독감이 창궐할 가능성이 높아 9월 이전에는 백신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1918년 스페인, 1957년 아시아, 1968년 홍콩에서 각각 발생, 전세계적으로 70만-2천500만명의 사망자를 낸 바 있는 슈퍼독감이 이후 크게 유행한 적이 없어 다시 나타날 때가 됐다는 분석이 있어 왔다.

서 교수는 또 국내 조류독감 발생 원인에 대해 "최근 충남에서 오리류 철새 6마리를 잡아 혈청샘플을 채취한 뒤 H5N1 바이러스 항원을 반응시킨 결과 2개의 샘플에서 양성반응을 확인했다"며 "지난해 3월 이후 국내에서 H9, H6, H3 타입의 바이러스는 발견됐으나 H5 타입은 처음인 점에 비춰 시베리아에서 온 철새를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와 함께 "전국에서 월동중인 철새의 상당수가 조류독감 바이러스 보균체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대적인 방역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1997년 발생한 홍콩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인체손상 원인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 지난해 국제독감바이러스학회에서 `젊은 과학자상'을 받았으며 관련 논문이 세계적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소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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