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여성의원들의 독일연수기

   


대덕구의회 김지현의원은 한국여성정치연구소가 주관하고 독일 한스 자이델 재단의 후원으로 실시한 제4기 독일연수단의 연수기를 책으로 엮은 『일주일 연수로 배우는 천년의 지방자치』 출판기념회를 오는 3월 30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일주일 연수로 배우는 천년의 지방자치』에는 지방의회 여성의원들이 2006년 10월 9일부터 16일까지 7박8일 동안 이뤄진 연수내용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독일지방자치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부터 바이에른의 사회복지시설, 여성정책, 지방재정조정제도, 지방의회, 게마인데 방문까지 꼼꼼하게 실어냈다.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가 ‘관광성 해외연수’로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연수국인 독일 바이에른주 지방자치의 내용이 세세하게 기록된 책이 출간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이날 출판기념회에 앞서 ‘지방의회 공무국외여행(해외연수)의 문제점과 개선 및 활용방안’에 관한 토론회도 가질 예정이다.



지방의회 여성의원의 독일 지방자치현장 보고서
『일주일 연수로 배우는 천년의 지방자치』

이 책은 단순한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보고서가 아니다.
독일 바이에른에서 지방자치가 나눔의 정치로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지방자치현장이 담긴 책이다.

도시의 공기가 자유를 준다는 속담이 있는 독일 바이에른. 독일의 지방자치는 저마다 자율권을 가지고 도시를 발달시켜 온 중세 도시들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만큼 긴 역사를 자랑한다. 16개로 나누어진 독일 연방주들은 저마다 헌법을 갖고 그 헌법에 의거해 의회와 정부를 구성하여 독자적인 운영을 한다.

한국여성정치연구소가 독일 한스자이델 재단의 후원으로 2006년 10월 9일부터 16일까지 7박8일 동안 지방의회 초선여성의원들을 대상으로 독일 연수를 진행했다.

연수프로그램은 독일지방자치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부터 시작해 바이에른의 사회복지시설, 여성정책, 지방재정조정제도, 지방의회, 게마인데 등을 방문했다. 특히 지방의회 의원들은 의정활동을 위한 자료를 모으고 독일의 지방정치인들이 주민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에 주목했다.

특히 통일 후 독일 사회가 직면한 사회통합과 일자리 창출 문제 등 여성에게 직면한 문제들을 지방정부 차원에서 어떻게 풀어나가며, 특히 그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여성의원들의 역할이 부각되어 나온다.

수녀원이 운영하는 아기 입양시설인 ‘베이비클라페’는 미혼모나 아기를 낳기 원하지 않는 사람은 쪽문을 열고 아기를 두고 가면 되도록 되어있다. 문이 닫히면 신호가 핸드폰으로 오기 때문에 아기가 온 것을 안에서 알 수 있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아기를 낳았을 때 이 베이비클라페에 아기를 넣고 가면 된다. 8주 안에는 DNA 검사를 통해 아기를 다시 데려갈 수 있으나, 그 이후에는 데려갈 수 없다.


또한 대학과 도시가 멋지게 공존하는 레겐스부르크 종합대학은 대학에 바이오파크 기구를 설치해서 산학협동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캠퍼스의 핵심인 대학 도서관이 시내중심가와 일직선으로 설계되어 있는 것도 대학과 지역사회의 협력을 위한 방안으로 고안된 것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뮌헨지역에서 개장했던 ‘알리안츠 아레나(Allianz arena)'는 경기장 공사비 4천2백억원 중 뮌헨에 본사를 둔 알리안츠 그룹에서 1천2백억원을 후원하면서 그 대가로 향후 15년간 경기장 이름을 알리안츠 아레나로 사용하도록 했다. 이는 막대한 지방재정 부담을 줄일 있는 좋은 방안이다.


이외에도 농업과 관광을 특화시킨 도시 그문트, 재정격차가 있는 자치단체들에 대해 조세부담 및 행정수준의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실시하는 재원의 재배분 또는 균등화를 위한 일련의 제도적인 장치인 ‘지방재정조정제도’, 특히 ‘공동세’ 제도가 있는 것은 지방자치단체 간에 ‘더불어 사는 정신’을 구현하는 좋은 제도로서 본받을 만하다.

독일의 지방의원들과 만남을 통해서 독일의 여성정책과 사회복지 정책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부록에 실린 김영자 레겐스부르크대학교 한독학술교류책임자 교수의 ‘독일의 분단, 통일, 통일 후의 사회변화상’은 남북한 통일을 대비하는 우리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다.

여성의 정치 참여는 새로운 사회의 패러다임을 만드는 데 핵심요소이다. 여성의 참여 그 자체만으로도 의회에서 이슈의 비중이 달라진다. 보육과 교육, 건강과 환경, 평등과 평화의 중요성은 오랜 시간 동안 생명을 낳고 길러온 여성들에게 체화되어 온 영역이기 때문에 이러한 여성들의 참여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된다.

지방자치는 이러한 변화를 주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지방자치에 여성들의 목소리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는 더 건강해지고 생명력이 넘쳐 날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방정치에 여성의 참여율이 아주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비례대표 50% 할당제가 기초의원까지 적용된 지난해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조차도 여성의원은 광역이 12.1%, 기초의원이 15.1%에 지나지 않는 실정이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여성정치연구소가 발간한 <일주일 연수로 배우는 천년의 지방자치>는 정책을 통해 주민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개선시키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참여 모델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주민의 피부로 느껴지는 정책을 위하여 독일의 지방의회와 지방정부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한국의 지방의원들을 비롯한 연수생들의 시각에서 생생하게 그려준 이 책은 우리의 지방자치 방법론에 대하여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준다.

책에서 그려진 것처럼 가장 작은 단위인 게마인데에서의 지역 정치는 곧 주민의 삶과 생활 그 자체였으며, 의회와 정부 그리고 주민과의 의사소통 구조의 발달이 매우 주요한 관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자치의 발전은 여성정책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복지정책의 내실화를 이룰 수 있는 실질적인 기반이다.

이 책은 지방자치의 의미를 다시 천착하게 해 줌으로써 주민의 삶에 다가가는 지방자치, 주민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 방법론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꿈꾸게 한다. 이 책이 지방자치에 대한 희망을 주민들에게 제공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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