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道 배우며 한국 정서 느껴

 한남대 주최 외국인 우리 문화 체험 행사


"한국 차 마시기 정말 힘들어요. 경단 만들기 재밌어요"
중국인 대학생 대예(21)양은 처음 만들어 보는 경단 만들기에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21일 오후 2시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다도(茶道)와 전통음식을 직접 체험하고 배우기 위해 대전시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동다헌(東茶軒·원장 구영본)에 대예, 조호(이상 중국), 오끼나와(일본), 캔디(필리핀) 외국인 유학생 4명이 자리했다.

오후 1시 한남대 가정관 잔디밭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행사는 비가 오는 관계로 부득이 장소를 동다헌으로 옮겨 진행하게 되었다.

장소이동 관계로 예정시간 보다 다소 늦게 외국인 학생들이 동다헌에 도착했다. 가야금 산조가 은은하게 깔리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우리차문화원 원생들이 '오방 다례법'의 시연을 하고 있었다.

외국인 학생들은 처음 보는 낯선 풍경과 엄숙한 분위기에 주눅이 들어서인지 서로 눈치만 보면서 조용히 앉아 구경하고 있다.
30여분간에 걸친 '오방 다례법' 시연이 끝나고 차와 함께 호박떡이 나왔다. 학생들은 점심을 걸러서 인지 다들 맛있게 먹는 모습 이였다.

"한국 차 맛있어요. 중국에도 차 종류는 정말 많아요. 하지만 마시는 방법은 한국이 좋은 것 같아요. 차를 마시는데도 예의를 중시하는 한국사람들의 정신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호(남·22)는 한국의 다도(茶道)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어 '말 차 다행법'이 선보였다. 말 차는 가루차를 거품을 내서 마시는 것으로 한국산 카푸치노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는 구영본원장의 설명이다. 말 차 시음에 학생대표로 대예가 나섰다. 말 차 찻잔은 찻잔이라기 보다는 대접에 가까웠다. 대예는 차의 양이 많아 서너번에 걸쳐 나눠 마시면서도 계속해서 "맛있어요,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구원장은 "차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차를 계속해서 권하는 것은 고문일 때가 있다"며 "양이 많으면 남겨도 된다"며 차 마시는 사람들의 부담을 덜어 주었다.

이어 '오행 다행법'으로 참가한 손님을 앞에 놓고 대접했다. 대예(여·21)와 캔디(여·18)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차 따르는 모습을 진지하게 지켜보면서 서로 얘기를 주고받는다. 조호(남·22)와 오끼나와(남·23)는 사람들 앞에 나가 얌전히 앉아 있는 친구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 분주했다.
남학생들은 얌전히 정좌를 하고 있는 것이 힘든 모양이다.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여학생들은 차와 함께 나온 다식을 하나씩 집어 입어 넣었다. 표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아 입에 맞지 않아 보인다. 앞에 앉아있던 문화원생이 "급하게 먹으려 하지말고 서서히 입에서 녹여 먹어요"라며 자상하게 설명해 준다.

다도행사가 끝나고 다식, 국화전, 경단 등 전통음식 체험행사가 이어졌다. 다소 지루하게 행사를 지켜보던 남학생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신이 나서 경단 만들기에 참여했다. 오끼나와는 땀을 흘려가며 열심이다. 자신이 만든 경단을 자랑스럽게 들어 보이며 친구들과 지도교사에게 자랑까지 해 보였다.

대예는 "너무 재밌어요. 추석 때 여성회관에서 송편 만들기를 해봤는데 경단은 송편하고 또 다르네요. 중국에도 경단하고 비슷한 음식이 있는데 경단이 조금 더 맛있는 것 같아요.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고향에 돌아가면 친구들에게 한국다도와 전통음식 등에 대해서 설명해 주겠다"며 행사 참여소감을 말했다.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교육하고 있는 장정렬 선생(한남대 국제교류단)은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한국문화를 체험하면 이해가 빠를 거라 생각했습니다. 한국 다도(茶道)문화에 대해 알려 주고 싶었고 다식, 화전 등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학생들이 다도(茶道)를 배우면서 마음이 안정되고 예의를 갖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문화 연수 프로그램에 많은 학생들을 참여시키겠다"고 말했다.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이번 행사에 참여한 외국인 학생들은 무척 만족스러운 표정들이었다. 비록 참여학생은 적었으나 한국인의 정서와 생활문화를 직접체험 할 수 있었던 이번 행사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한국문화에 불편을 겪었던 외국 유학생들에게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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