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7일쯤이었을까. 학교 숙제 목록을 훑어보다가 동방여중 2학년인 박선홍, 류한라, 문영은, 이렇게 우리 셋은 과학 방학숙제가 '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을 다녀와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와! 많이들 왔네" 타지역 번호판 많이 눈에 띄어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이 열리는 엑스포과학공원 입구에서 기념촬영.좌로부터 류한라,문영은,박선홍.

같은 학교에다 같이 학원을 다니는 우리는 토요일(8월 8일)에 함께 가자고 말을 꺼냈고 모두가 좋다며 약속을 했다.

엑스포 과학공원이 많이 바뀌었다는 친구들의 말에 매우 궁금했던 우리는 다음 날이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드디어 우리는 약속한 날 오후 4시에 모였다.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엑스포 공원을 향했다, 4시 반쯤, 우리는 오랜 기다림 끝에 행사장에 도착했다.

"우와 -”.

주차장에 들어서자 여러 지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왔음을 실감하게 됐다. 차량 번호판에는 서울, 충남, 광주 등 대전 외 지역 차량이 많았다.

사이언스 페스티벌이 열리는 엑스포장에 처음 들어서자 마자 만난 것은 ‘남극 체험관’.더운 날씨에 너무나도 들어가고 싶었지만, 어마어마하게 긴 줄을 보고는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섰다. 시간도 부족했기 때문에(입구에 있는 도우미언니들이 행사가 6시까지라고 얘기해 줬다) 일찌감치 포기해버렸다.

대형 모형로봇을 보면서 조금 더 들어가 보니,‘세계를 빛낸 10대 과학자 거리’가 있었다. 그 길에는 모형으로 된 피사의 사탑과 갈릴레이 모형이 같이 서 있었고, 정약용, 장영실, 뉴턴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과학자들이 많았다.

포즈도 다양해 그네를 타고 있는 아이슈타인도 만날 수 있었다. 미니 거중기도 보고, 그 앞에서 친구들도 함께 특이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도 찍었다.
◈남극체험관 앞에 늘어서 있는 줄.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기를 끈 곳이라고 한다.

조금 더 들어서자 많은 체험을 위한 천막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도자기 만들기, 솟대 만들기, 새끼줄 꼬기, 전통 탈 만들기 등 주변에서 흔히 체험할 수 없는 갖가지 일들이 마련돼 있는 곳이었다. 우리 나라 전통과 조상들의 얼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새끼줄 꼬기 행사장에서는 부모님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지도해주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우리들도 잘 못하는 걸 더 작은 아이들이 부모님의 말씀에 따라 어눌하게 꼬는 모습이 귀여웠다.

더울까봐 오후에 온 우리는 2시간밖에 못 봐 아쉬워

오리알이나 메추리알에 무늬를 새기고, 천연염색 등 우리에게는 아름답고 희귀한 모습도 많이 보였다. ‘가상 현실 체험관’이라고 그림자 위에 나비들이 앉았다가 날아가는 체험관도 있었다.

‘나무 곤충 만들기’라는 코너에서는 단면으로 자른 나무 조각들로 곤충조립을 하는 것으로 여름 방학 만들기 숙제로 내기에는 안성마춤이었다. 한라 동생(초등학교 5학년)은 학교 만들기 숙제를 하나 해결했다며 좋아했다.

이번 과학축제에서는 라이트 형제가 만든 비행기를 보고 비행기가 날수 있었던 원리는 양력이었다는 지식도 얻을 수 있었다. 그밖에 중력, 부력의 원리를 알 수 있었던 코너도 많았지만 대부분 사람이 없거나 닫혀있는 곳이 많아 그 부분에서는 많이 아쉬웠다.
◈'우리' 셋이서 나무곤충 만들기에서 참가해 만들어 본 작품.

그리고 특별한 안내원이나 선생님이 없으면 효과적으로 다니기가 어려웠고 각 코너마다 담당하는 사람들이 적극적이지 못한 모습이 많이 섭섭했다.

이 때문에 다른 지방에서 시간 내서 온 사람들은 많이 실망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대전에 사는 우리로서는 걱정도 됐다. 외국인도 종종 보였는데 이 분들을 위한 시설이나 통역사들이 없었다는 점에 우리나라를 보고 마이너스 점수를 받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더 아쉬운 것은 축제가 너무 일찍 끝난다는 것이었다. 여름날 너무 더울까봐 약간 늦게 온 우리들은 두 시간 밖에 못보고 집으로 가야 한다는 것에 후회가 밀려왔다. ‘여름이라 해도 긴데 좀 오래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셋은 우리나라 돈들이 좀 우리 청소년들이나 어린이를 위한 쪽으로 많이 쓰였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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