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오면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준비하느라 다들 고민이 많다. 좋은 옷과 맛있는 먹거리도 좋지만, 건강을 챙겨 드리는 일보다 더 값진 선물도 없을 것이다. 올 추석엔 연로하신 어른들의 만수무강을 위해 건강검진권을 선물하는 건 어떨까?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건강검진을 받은 경험을 가지게 되었고, 건강검진에 대한 기대 또한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그러나 건강검진을 하는 목적, 또는 검진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나 이득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검진 결과가 검진자의 막연하고 다양한 기대 정도에 미치지 못해 형식적인 검진, 신뢰할 수 없는 검진이라는 불신이 생길 수 있고, 결국 불필요한 의료비를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처럼 건강검진 항목과 검진 요령 등 검진자가 반드시 알아야할 것들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종합건강진단센터 소장 양승오(梁承午) 교수(042-611-3761)로부터 들어보자

건강검진은 건강할 때 받는 것

오늘날 의료의 관심은 병이 났을 때 이를 어떤 방법으로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 뿐 아니라, 병 자체를 미리 예방하고 더 나아가 정신적, 신체적으로 가장 건강한 상태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 그리고 병이 생겼다면 조기에 진단하고 빨리 치료함으로써 빨리 회복하도록 하는 데까지 확대되고 있다.

을지대학병원 종합건강진단센터 소장 양승오(梁承午) 교수는 “건강검진은 병에 의해 나타나는 확실한 증상이나 증후가 없는 상태의, 외형적으로 건강해 보이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이미 어떠한 장기나 질병과 관련된 증상이나 증후가 있는 사람이라면 건강검진이 아닌 해당 증상이나 증후에 관련된 진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는 말로 정기건강진단의 생활화를 강조한다. 예를 들어 최근 들어 심각한 위 장관 증상과 함께 체중이 감소되었다면 건강검진이 아니라 소화기내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보통 우리가 받게 되는 건강검진은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였을 때 완치가 가능하거나 치료 효과가 뚜렷한 성인병이나 각종 암 질환에 대한 검사 항목들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췌장암과 같이 진단과 동시에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찾기 어려운 질환보다는, 조기 위암과 같이 진단과 함께 즉각적인 치료로 완치가 될 수 있는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항목이 포함되는 것이다. 따라서 건강검진만으로 모든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거나, 현재의 증상이나 증후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본인이 평소 염려하고 있는 질환이 있다면 해당 부문의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알맞은 검사를 따로 받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매년 일정한 시기 정해서 정기적인 검사

반드시 고가의 검진만이 효과적인 검진이라고 할 수 없다. 의료보험공단에서 2년마다 시행하는 성인병 검진과 암 검진은 증상이 없는 단계에서 진단이 가능한 항목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으므로, 어떤 형태의 검진을 하든 정기적으로 빠뜨리지 않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진은 처음부터 정밀검사를 하기보다 일반적으로 흔한 질병이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건강 문제와 연관 있는 검사를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이상 소견이 발견될 경우 다른 정밀검사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런 경우 ‘검사가 검사를 낳는다’고 하는데, 의료의 진단 과정에서 야기되는 필연적인 결과일 수가 많다.
기본적 건강검진 항목은 나이와 성별에 따라 다르다. 보통 시행되고 있는 건강검진은 40대 이후의 남녀 성인이 받기에 가장 알맞은 검사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건강검진은 일반적으로 1년 간격으로 시행하되, 모든 검사 항목을 반복하기보다 기본 항목을 반복하되 개인의 건강 위험도에 따라 필요한 검사를 추가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매년 일정한 시기를 정해놓고 하는 것이 좋다.

각종 암검사, 조기진단 위해 꼭 필요

조기 암 진단과 관련하여 특히 관심을 두어야 할 것에는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이 있다. 이들 모두 조기 진단을 하는 경우 생존율을 높이거나 완치가 가능하며, 국내에서의 발생빈도도 높은 암이므로, 이에 대한 선별검사를 빠뜨리지 않도록 하고, 정기적으로 반복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위암의 경우, 40세 이후의 남녀 모두 검사를 시작하되, 위장 조영술보다는 조기 위암을 발견할 수 있는 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위암에 대한 검사는 보통 2년에 한번 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만성 위축성 위염이나 장 상피화생이 있는 경우에는 6개월에서 1년 후 위 내시경 추적검사가 필요하기도 한다.

만성 B형 간염이나 간경변증 등이 있는 사람은 매 6개월마다(B형 간염 보유자의 경우에는 1년마다) 복부 초음파 추적검사와 함께 알파태아단백 검사를 하여 간암 유무를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증가 추세에 있는 대장암은 50세 이후부터 추천되는 검사이다. 대장암은 암성 변화가 일어나기까지 기간이 상당히 긴 암에 속하므로, 5-10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대장 내시경 검사가 어려운 경우에는 3-5년마다 대장 조영술과 함께 S결장경 검사를 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여성에서 가장 흔한 암인 유방암의 경우, 40세 이후의 여성은 1년마다 유방 촬영을, 좀더 젊은 여성은 매달 유방 자가 진찰과 함께 1년마다 의사에 의한 유방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유방 촬영에서 이상이 있거나, 촉진으로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유방 초음파 검사를 할 수도 있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40세 이후의 여성에서 매년 시행하도록 하며, 연속적으로 3년 이상 정상이 나오는 경우에는 의사와 상의하여 검사 간격을 늘릴 수 있다.

최근에는 PET/CT 라는 첨단 장비가 2003년부터 국내에 소개되어 암의 조기진단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양 교수에 의하면 “체내의 미세한 당대사 변화를 감지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PET/CT는 촬영시간이 20여분으로 짧고, 대부분 당대사가 활발한 암을 5mm 정도의 작은 크기에서도 정밀하게 찾아내므로, 대형 병원들이 앞 다투어 도입하여 암의 조기 진단과 암환자의 진단과 치료의 경과 추적 등에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PET/CT는 뇌의 대사를 영상화하기 때문에 치매의 초기 진단을 가능하게 하며, 다른 정신과적 질환 등의 진단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정확한 검진 위해 사전 주의사항 준수

정확한 검진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검사 항목에 따라 12시간 가량의 금식을 요하는 항목이 있고, 필요 이상으로 오랜 기간 금식을 하는 경우 결과치가 변하는 검사 항목도 있으므로 정해놓은 금식 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또 검진 2-3일 전에는 혈액검사나 대변검사를 하는 데 있어 일시적으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음식이나 과식, 과도한 음주, 과격한 운동 등을 피해야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지병으로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는 아침 일찍 소량의 물과 함께 고혈압 약을 복용하여 검사 도중 혈압이 올라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그러나 고혈압 외에 다른 지병과 관련된 약물은 금식과 함께 복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량의 물이나 약물이 위 속에 고여 있게 되면 위 내시경 검사나 위장 촬영에 실패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혈당 강하제와 같은 약물을 미리 복용하게 되면, 검사 도중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 저혈당에 빠질 위험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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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경 시민기자는 을지대학병원 홍보실에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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