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알리앙스 박한표 원장 '글로벌 문화와 매너'펴내

◈박한표 원장.

일상생활에서 ‘매너’ 하면 얼핏 상냥한 미소와 부드러운 말씨, 아니면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른 깔끔한 행동 등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저 사람 매너가 있다. 없다.”를 말 할 때 역시 예의바름이나 친절함을 말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지구촌이 하나의 정보망으로 연결되어 있는 글로벌 시대, 매너는 이와는 좀 다른 개념으로 파악된다. 매너는 단순한 형식이나 격식을 넘어서는 다른 문화와 사람과의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이다. 그래서 나와는 다른 타인을 배려하며 둘 사이에 소통을 가능케 하는 ‘그 무엇’이다.

매너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방법, 방식, 태도란 뜻으로 명시되어 있다. 복수형은 예의범절로 쓰인다. 그래서 종종 에티켓하고 혼용되어 사용하기도 한다. 매너가 없는 사람이란 결국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범절도 지키지 않은 사람을 뜻한다.

매너는 형식이나 격식을 뛰어넘는다

그러나 최근 (한올출판사 펴냄)란 책을 낸 박한표 대전프랑스문화원장(건양대 겸임교수)은 매너를 조금 달리 해석한다.
“에티켓이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해주는 사회적 불문율로서 형식적인 것이라면 매너는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 같은 매너를 관통하는 핵심은 타인에 대한 배려죠.”

타인에 대한 배려란 결국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쌍둥이도, 피를 나눈 부모형제도 서로 다른 것이 인간이다. 하물며 살아온 풍토와 환경이 다른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현실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문화.환경적인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이해를 한 다음 소통도 가능해진다.

“일상생활 속에서 내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 그들 역시 나를 배려하고 신뢰하게 됩니다. 부족하지만 내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고 나에게 없는 것을 그들에게서 받는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 매너의 기본 정신입니다. 점점 다원화되고 이질적인 요소들이 부딪히는 글로벌 시대, 매너는 경쟁 일변도의 삶을 뛰어넘어 함께 어울려 사는 방법이자 인식의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타인을 인정하는 관계 맺기로부터 출발

궁극적으로 매너란 ‘타인을 배려하는 것’ ‘삶을 멋지고 훌륭하게 영위할 줄 아는 법‘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곧 타인과의 관계 맺기, 소통의 문제와 결부되는 일이다. 타인을 이해하지 않고는 진정한 소통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매너교육이란 이전 행동의 변화만을 목적으로 한 태도 교육보다는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 중심의 인식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문화로서의 매너와 에티켓은 단편적인 행동 규범 그 이상의 것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문학을 전공한 필자답게 단순한 매너의 규칙을 말하기보다는 문화로서의 매너에 더 많은 공을 들이는 이유다.

5장으로 되어있는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1부는 인문학적 접근으로서의 매너를 설명하고 있고 2부는 실제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례를 다룬 내용이다. 1,2장에서는 매너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서 자기관리로서의 매너를 다루고 있고, 3-5장에서는 구체적으로 식탁문화, 음주문화, 해외여행문화와 매너를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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