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신 감독, 어린이선수단 19명 이끌고 30일 방문

31일 대전을 방문한 동티모르 축구선수단.

동티모르에서 '상록수부대'에 이어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동티모르 유소년축구단의 김신한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입국해 대전 선병원(원장 김영돈)의 초대를 받아 선수 전원이 무료진료를 받고 병원직원들이 모금한 축구발전기금을 전달 받았다.

김신한 감독은 "이번엔 4월 12일까지 체류를 하며 친선경기도 갖고 한국을 알리기위한 관광 및 홈스테이등을 경험하고 선수들에게 감독의나라인 한국을 알리기 위해 입국했다"고 밝혔다.

김감독은 "동티모르인들이 한국에 대한 인상이 아주 좋다"며 지난 2월에 40여명의 학생들이 동티모르를 방문해 군민회관을 짓는 등 봉사활동을 하고 간 뒤로 군단위 마을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아주 호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상록수 부대가 대민 사업을 잘하고 가서 한국이 동티모르에 일찍 진출한 일본보다 더 많이 알려졌고 이미지또한 좋다"며 "경제적 지원으로 따지면 한국보다 일본이 더 많지만 동티모르 국민들은 일본보다 한국에 대한 호감이 더 앞서고 한국을 친구의 나라로 생각한다"고 지역 민심을 전하고 "봉사단원들이 다녀간 뒤로 주민들이 찾아와 "너무 고맙다"라는 말을 수차례 했다고 밝혔다.

가족과 떨어져 외국에서 홀로 축구단을 가르치고 있는 김감독은 가족을 소개하면서는 내내 미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는데 와이프가 대구에서 아들 두 명을 키우고 있는데 대학을 다니는 큰 아들이 군대를 가려고 준비를 하고 있고 작은아이는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가족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했다.
김영돈 선병원 원장이 선수들을 무료진료 한뒤에 직원들이 모금한 축구발전기금을 전달했다.

김감독의 동티모르유소년축구팀은 29일 막을 내린 '제31회 리베리노컵 유소년축구대회'에서 준결리그에서 일본팀을 2:1 1:0으로 연속으로 격파하고 결승에 올라 태국팀을 2:0으로 이기고 우승했다.

브라질의 유명한 축구선수가 창단한 리베리노컵에서 작년에 이어 금년까지 연속 우승을 함으로써 동티모르유소년축구단의 실력을 만방에 알렸으며 김감독은 창단한지 몇 년 안된 팀이 연속으로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비결을 묻자 "애들이 집중력이 있고 훈련을 열심히 했다. 잘 따라줘서 고마울 뿐이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고 "사람들이 우리 선수들에게 아버지가 누구냐고 물으면 Mr.Kim 이라고 한다. 감독을 아버지라고 부를 정도로 팀 단합이 잘된게 우승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은 동티모르가 독립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축구를 열심히 하는게 국가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다"고 보탰다.

생면부지의 나라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유소년팀을 맡아 가르치면서 어려운점에 대해 현재 동티모르 국가에서 축구학교 부지를 기증해줘 축구학교를 건설하려고 하는데 많은게 모자라다 그동안 지인들이 유니폼 축구화 등을 지원해 줬는데 정식으로 애들을 가르치기에는 한계가 있다. 뜻있는 분들이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 주었으면 한다며 말을 아꼈다.

김감독은 감독을 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을 맡은 이유에 대해서 "축구가 싫어져 은퇴를 하고 그 뒤 애써 멀리하며 살았는데 가난한 나라의 애들을 보자 '한 번 해보자'라는 욕심과 오기가 생겼다. 애들을 잘 가르켜 청소년대표나 국가대표까지 만들고 국내리그에도 데리고 와서 선보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유소년축구팀의 선수들은 적게는 6개월에서 많게는 2년정도 축구를 했는데 "축구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할 정도로 열정히 대단한데 먹을걸 제대로 못먹여서 연습을 최대한 못한다"고 애로점을 밝히고 "내가 소와 닭을 키워서라도 애들을 잘 먹여 애들에게 운동을 원없이 시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식구들의 반응은 어떠냐고 묻자 김감독은 소리내어 웃으며 "포기한거 같다"고 말하며 마음은 와이프를 한없이 사랑하는데도 자주 표현을 못하고 어긋나서 그게 제일 마음에 걸린다"고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날 연습경기를 한 중앙초등학교에 김감독이 대전에 온다는 소식을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조카가 애기를 데리고 나타나자 "결혼식에 못갔는데 조카가 애기를 낳아서 데려오니 놀랍다"고 말한 김감독은 애기를 보며 "이젠 내가 할아버지가 됐네"하며 겸연쩍어 하기도 했다.

현재 유소년축구팀은 60여명의 선수가 있으며 그 중 존파울로와 아제이가 스트라이커인데 둘 다 대성할 소지를 가지고 있는 재목이라고 소개하고 동티모르 유소년팀을 가르치면서 느낀 보람에 대해 "지금까지 결과가 좋았고 애들이 이전보다 깨끗해지고 자기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걸 보고 있으면 입가에 웃음이 절로 생긴다"고 밝히고 "우리 아이들은 공부도 잘한다. 학교에서 열심히 수업을 듣고 방과후에만 축구를 하는데 선수중 절반이상이 반에서 10등안에 들고 1등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고 제자들에 대한 자랑을 잊지 않았다.

이들은 현재 대전중앙초등학교 축구단 선수들과 1:1로 홈스테이를 하고 있으며 만나는 사람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라고 인사를 해 병원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감독은 타향에 혼자 사는게 힘들지 않냐는 물음에 "애들이 있어서 외롭진 않다. 담배가 유일한 친구다. 저녁이면 고향생각 가족생각이 나는데 책을 읽으며 잊으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은 어떻게 하냐고 묻자 97년부터 3년동안 인도네시아에서 일한적이 있어 인도네시아 말로 의사소통을 한다. 동티모르의 공식언어는 포르투칼어인데 국민들은 인도네시아어를 더 많이 쓴다"고 밝혔다.

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은 31일 오후 대전중앙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중앙초등학교 축구부및 이리동초등학교 축구부와 친선게임을 가졌다.

한편 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은 1일 오전 '인체의 신비 - 대전순회展 운영위원회(총감독 배기호)'의 초청으로 인체의 신비 - 대전순회展 관람과 엑스포 과학공원 일대 관광을 한 뒤 상록수 부대원으로 동티모르에 파견된뒤 축구단을 알게되어 선수단을 후원하고 있는 육군본부 소속의 최철환중령과 재회의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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