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완석 대전문화연대 모니터링 단장

대전문화연대는 11일 오전 11시 유성구 궁동 '부드러운직선'에서 제22회 한밭문화제 모니터링 결과 보고회를 갖고 종합적인 평가와 함께 향후 일정을 발표했다.

시민자원봉사자 등 8명으로 구성된 대전문화연대 모니터링단(단장 염완석)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치러진 한밭문화제에서 시민화합마당팀-선비축제마당팀-민속축제마당팀으로 나눠 집객 인원, 행사 진행 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를 실시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한밭문화제의 주제, 기획, 예산집행 등 분야에 걸쳐 미비점과 개선점 등을 짚어보고 향후 명실상부한 지역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기회를 가졌다.

다음은 염완석 단장과의 일문일답.

-대전문화연대 자체 모니터링을 기획하게 된 동기는

"모니터링이라는 것이 지역의 문화정책이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가 하는 부분을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다. 즉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라든지 각 구 문화원 등 대전의 문화환경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에 대해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밝히려는 데 목적이 있다. 지역의 축제는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며 그 중 한밭문화제는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다"

-모니터링 소감은

"지역 축제는 시민들의 문화향수에 대한 기회를 부여하고 지역문화 활성화가 전제다. 그러나 한밭문화제의 경우 지역의 문화역량을 갉아먹는 형태로 작용하지 않았나. 웃다리 농악 경연대회나 각 구 문화원의 체험마당 등 개별적으로 따로 떨어져 놓으면 의미있는 지역 공연들이 그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방해하는 행사가 됐다. 개별적으로는 많은 이들이 수고했고 심지어 자기 돈 들여서 그런 노력을 한 분들도 있지만 종합적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역으로 작용했다"

-주관방송사에 예산이 편중되는 부분도 지적사항으로 꼽았는데

"지역 방송사 입장에서 지역 문화발전에 어떻게 기여하고자 하는가와 양질의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것인가 두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예총 등의 하청을 받은 입장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의 안목 등이 있어야 한다. 시간을 어기는 것은 물론이고 개막식의 경우 가수들이 늦게 와서 9시 반에 끝나는 게 11시 20분에 끝났다. 방송시설 등이 준비 되지 않아 7시 30분 시작도 8시에 이루어졌고, 이런 부분은 본말이 전도됐다. 시민들이 관람하러 왔는데 방송 편성을 위해 시민들을 기다리게 만들고 결과적으로는 지역민들을 철저히 무시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무려 4배에 가까운 돈이 주관방송사 앞으로 나갔지만 실제 프로그램은 과연 방송사 주관인지 추진위원회가 주관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프로그램 구성의 40%가 한밭문화제와는 상관없는 집객만을 위한 오락성 프로그램에 그친점도 아쉽다"

-모니터 과정 중 어려웠던 점은

"대전문화연대가 한밭문화제 추진위원회에 참여해 행사평가를 하기로 했던 것이 애초 7월에 결정이 났었는데 9월 갑자기 기존에 연대 측이 제시한 평가항목의 일부를 제한하고 공식발표에는 포함시키지 말라는 전달을 예총으로부터 받았다.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었고 이 문제로 인해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국 대전문화연대가 추진위에서 빠지고 자체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축제 주체가 행사에 대한 평가를 일부 껄끄러운 부분은 받지 않겠다는 입장인데,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문화제 가운데 돋보이는 프로그램도 있었을텐데

"대동제같은 경우 5개구 풍물단이 참가했고 풍물패 뿐 아니라 양반춤, 가장행렬, 학춤이 곁들여져 자체만 놓고 볼 때 돋보였다. 민속놀이 시연도 내용 자체로 완결성이 있고 지역 문화 보존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프로그램인데 단지 한밭문화제 주제와는 관련 없지만 해야 된다는 이유로 진행된 점이 있다. 각 구 문화원 행사가운데서는 서구문화원의 '못박기'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괜찮았다. 참가자들이 아이들인데 다칠 위험도 있고 축제와 어울리지 않았다. 지역 공연예술단들이 공연한 프로그램도 자체로만 보면 괜찮았지만 관람객이나 시연자들이나 마음놓고 관람하고 공연할 수 있는 여건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았다. 웃다리 농악 동대항 경연대회도 좋았지만 주민참여 프로그램인데도 외곽으로 배치됐던 점은 아쉽다. 전체적으로 공연의 3분의 1은 좋았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전혀 상관없는 프로그램에 집중하느라 양질의 프로그램이 외면당했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에서 역점을 뒀다는 '시민참여'부분은 어땠다고 보는지

"한밭문화제를 위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만들어낸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다. 있다고 하더라도 한밭대동제, 선비축제마당이 기획에 의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인데 단기간에 만들어진 것이어서 준비과정에 일반 시민들이 깊이있게 참여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일회성 이벤트 행사에 그치고 마는 단점이 있다. 프로그램 하나하나를 완성도가 있건 없건 지역 문화의 저변확대, 지역에 실현시키는 과정이 있어야 되고 이래야만 지역민들의 문화향수 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모니터 결과와는 다소 다른 언론보도가 많은데

"언론보도에도 문제가 있다. 실제 취재하지 않고 주최측 자료만을 가지고 기사화 하는 경우가 사실상 많다. 때문에 집객 인원이나 프로그램 진행 상황 등이 실제와는 전혀 달리 보도되는 사례가 적지 않고 이러한 점들이 한밭문화제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본다."


-한밭문화제의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한밭문화제의 경우 A~Z까지 모두가 문제이다. 기획을 바꿀 의도도 없고 지역 문화제에 대한 애정도 찾아볼 수가 없다. '대전양반 얼씨구' 주제도 지역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인지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다. 사회학적으로 양반이 계급적인 의미인데 축제 주제와 결부시켜 일반화 시키려면 의미가 전도될 수 있다. 과거 양반에 대한 막연한 호의적인 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의식이 있다. 선비축제의 경우 선비체험12관문의 경우 택견, 다도체험, 예절체험 등은 준비자나 참여자 호응도 높았으나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준비가 전혀 안되고 내용이 부실해 관람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노력이 없어 심지어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지 않은 것도 있었다."

-주최측에 기대하는 부분이라면

"지역의 공적자금이 투자돼 진행되는 축제인만큼 확실한 평가가 있어야 하며 여기에 의해 사업주체라든지 진행여부 등이 결정되어야 한다. 대전시에서 공식적으로 평가하는 기구가 있어 객관적으로 평가가 도어야 한다. '한밭문화제'라는 이름까지도 다소 광역 개념으로 고려해보고 추진체계 역시 바꿀 필요가 있다. 예총 주관으로 수년에 걸쳐 변화가 없으니 새롭게 '혁신위원회'가 꾸려질 수도 있고 시민공고라든지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새로운 축제개발 용역을 줄 수도 있다. 다양한 부분들을 새롭게 모색해봐야 한다."

-모니터링단 이후 일정은

"한밭문화제 후속으로 행사에 참여했던 예술단체들이 실제로 공연을 제대로 펼칠 수 있었는지 조건, 환경, 애로사항, 축제와 관련해 무엇이 있나 등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객관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또 11월 지역 축제와 지역문화발전 방향 한밭문화제를 심포지엄도 가질 예정이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나 문화의집, 각 도서관 등 지역 기반시설 모니터도 병행해 나갈 생각이다."

[대전문화연대 모니터링단 구성]
*단장-염완석
*팀장-이정임(시민화합마당), 안여종(선비축제마당), 염완석(민속축제마당)
*시민자원봉사자-김미경, 김혜영, 이미자, 이진주
*자문위원-김선건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 김선미 디트뉴스24 편집위원, 김양주 배재대 일본어과 교수, 박광민 부드러운직선 대표, 박찬조 한남대 겸임교수, 임기대 한남대 유럽어문학부, 임선영 맘스기획 대표, 임헌기 한밭문화마당 공동대표, 장동환 변호사, 박종선 대덕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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