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크기 공룡 '계룡이'. '학봉장군' 미라 등 볼거리

◈계룡산 자연사박물관이 개관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환경파괴 논란과 뇌물수수 파문 등으로 건립여부를 놓고 우여곡절을 겪어온 국립공원 계룡산 자연사박물관이 지난 2000년 사업시행 허가 4년 만에 문을 연다.

21일 정식 개관에 앞서 17일 오전 언론에 공개된 자연사박물관은 외부조경과 전시물 배치 등 막바지 정비작업을 하는 모습이었다.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계룡산 자락에 들어선 자연사박물관은 3천669㎡(1천 110평) 바닥면적에 지하1층 지상3층 규모로 국내외 자연생태 변천사를 볼 수 있는 전시실로 꾸며져 있다.

충남도의 민자유치사업으로 청운문화재단(이사장 이기석)이 총 461억원을 들여 건립한 자연사박물관은 각 층마다 국내외 자연생태와 지구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테마 전시실로 꾸며져 있다.
◈청운재단 이기석 이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기자단, 충남도관계자들이 전시물들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광물 6만5천566점, 동.식물 2만9천196점, 민속 4천200점, 곤충 3천20점, 화석 2천630점, 기타 10만2천456점 등 모두 20만7천248점의 소장유물들은 각각 1층 공룡의 세계, 2층 지구의 탄생과 화석, 3층 한반도 및 식물의 세계 등 주제별로 분류되어 있다.

자연사 박물관의 가장 눈에 띄는 전시품으로는 일명 '계룡이'로 불리는 초식공룡 '브라키오사우르스'의 뼈대. 전세계에서 4점 밖에 없는 것으로 총 길이 25m, 높이 14m에 달해 멀찌감치 떨어져서야 전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캔자스대 래리마틴 박사팀과 공동발굴한 후 대전보건대에서 보존처리를 마쳤다.

최근 전시계획에 추가된 시베리아 투펜지역에서 발굴된 높이 3.5m, 길이 5.3m의 맘모스와 러시아 우랄산맥의 동굴에서 발견된 동굴곰 골격화석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계룡이로 불리는 초식공룡 '브라키오사우르스'의 뼈대.

여기에 지난 5월 이장·파묘 과정에서 발견된 조선전기 미라 4기중 상태가 온전한 2기가 기증돼 교육자료 등으로 활용된다. 주인공은 왕실 수비대의 일종인 내금위장을 지낸 송효상(宋效商)과 통훈대부 군자감 판사를 지낸 송희종(宋喜從). 발굴 당시 시신과 의복의 보존상태가 양호해 조선시대 의복사연구 및 장례풍습 등을 유추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여겨진다.

이밖에 드로마이사우르스와 시타코사우르스 등 공룡모형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암모나이트, 6천년 된 규화목, 검치호랑이 등 희귀 화석, 검독수리, 흰꼬리수리, 물범, 어름치, 부리수엉이 등 천연기념물 박제도 전시된다.

부대시설로 특별전시실과 강당, 세미나실, 자연사연구실, 사진 촬영실, 컴퓨터실, 약용식물과 수석전시실, 기념품 판매장 등이 갖춰져 있다.

입장료는 어른 1만원, 학생 5천원으로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어른 3천원. 청소년 2천원)과 10일 개관한 목포 자연사박물관(어른 2천원.청소년 1천원) 등에 비해 비싼 편이다.

한편 환경단체 등이 지적했던 부분들도 드러났다. 학생들의 교육의 장이라는 박물관을 둘러싸고 우후죽순처럼 솟아있는 러브호텔은 눈살이 찌푸릴 정도였다. 박물관 진입로에 아무런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도 지적사항으로 꼽혔다.

이기석 박물관장은 "학생들의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수준을 맞췄다. 어린이들이 자연사 박물관에 들러 꿈을 키워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면서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등의 국제인증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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