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첫 올스타전 대전 월드컵경기장서 열려

축구 특별시로 불릴 정도로 축구 열기가 높은 대전 지역민들의 관심 속에서 만원 관중을 기대한 2004 삼성 하우젠 프로축구 올스타전은 태풍 민들레의 여파 속에서도 2만명 관중이 찾아 대전의 축구 열기를 유감없이 반영했다.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프로축구 사상 처음으로 비수도권 올스타전이 개최돼 태풍 민들레의 여파 속에서도 2만 관중이 운집했다.

중부선발과 남부선발로 나뉘어 벌어진 경기에서 중부 선발이 전반 3골로 대량득점을 올려 일찌감치 앞서가며 4 대 2로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4일 오후 6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2004 삼성 하우젠 프로축구 올스타전이 열려 태풍 민들레의 여파 속에서도 2만에 조금 못 미치는 관중들이 찾아 후끈 달아오른 열기를 보였다. 공식 관중 집계 1만 9638명. 날씨만 아니었으면 4만 관중을 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자녀들과 함께 회사원 강철구씨(43, 서구 둔산동)는 태풍 때문에 올스타전에 많은 관중들이 찾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강씨는 “태풍이 온다고 해서 예약도 하지 않고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려 했지만 아이들이 꼭 가자고 해 경기장을 직접 찾았다"며 “역시 현장에서 경기를 보니 훨씬 실감이 나고 국내 최고 선수들의 몸놀림 하나 하나가 놀랍다”고 말했다.

금새 비를 쏟을 듯 짙은 구름이 내리깔린 가운데 경기장을 찾은 축구 팬들은 “민들레만 아니었다면...”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했지만 파도타기 응원을 하는 열정을 보였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행사가 최종 마무리 될 때까지 자리를 지켜 전국의 축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대전 구단 관계자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첫 프로축구 올스타전이 열렸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 관중들이 찾지 못한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며 “하지만 이번 대회 개최로 대전 뿐만 아닌 전국의 축구 활성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장에 들어가기 위해 긴 줄을 늘어선 대전 축구팬들. 대전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성숙한 자세를 보이는 등 축구 특별시의 이미지를 높였다.

올스타전 특성상 다소 느슨한 경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된 가운데 중부 선발은2골을 넣어 MVP에 오른 김은중의 활약에 힘입어 4대 2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김은중은 인터뷰에서 “팀은 이적을 했지만 항상 대전 팬들의 마음속에 있다”며 “대전에서 시작했다는 점을 항상 생각하며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소감을 대신했다.

대전 시티즌의 이관우는 중원에서 탁월한 개인기와 패스를 선보였으며 후반 골키퍼로 나선 최은성은 2골을 허용했지만 몇 차례 결정적인 골을 막아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중부팀의 주장 완장을 꽤 찬 이관우는 전반 선발 출장해 예리한 패스와 슛으로 대전 팬들을 즐겁게 했다. 수비수 3명을 빠른 발재간으로 따 돌려 김병지와 1대 1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는 등 1차례 득점, 수 차례의 도움 기회를 만들어 MVP의 희망을 보이기도 했지만 골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후반 골키퍼로 중부팀의 골문을 지킨 최은성은 3분과 35분 쿠키에게 연속 골을 허용했지만 서너차례에 걸친 중부팀의 강력한 공세를 선방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중부팀의 승리를 알리는 선취골은 브라질 용병특급 나드손(수원 삼성)의 발에서 터졌다. 나드손은 전반 20분 왼쪽 패널티라인 앞에서 수비수 1명을 속임 동작으로 따 돌리고 경력한 왼발 대포알 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8분에는 김은중(FC 서울)이 수비수 1명을 개인기로 따돌린 이을용의 패스를 받아 추가골을 터뜨렸다. 김은중은 이을용의 로빙 패스를 가슴으로 받아 왼발 논스톱 슛으로 오른쪽 골 네트를 갈랐으며 34분에는 또 다시 김은중이 오른쪽 깊숙한 곳에서 살짝 센터링 한 공이 수비수 이민성의 발을 맞고 김병지의 왼쪽 발과 골대 사이로 흘러들어갔다. 후반에도 공세가 이어져 30분 코너킥 공을 사빅이 헤딩으로 김도훈에게 이어져 징검다리 헤딩골을 기록했다.

전반에 다소 무기력했던 남부팀은 후반 들어 쿠키, 훼이종을 앞세워 2골을 추격했지만 전반의 점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4대 2로 무릎을 꿇었다.

남부팀은 전반에 결정적인 골 기회를 골키퍼 선방 등으로 무산시키고 후반 14분과 30분 쿠키의 연속 골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14분, 이동국이 패널티 라인에서 멈칫멈칫하며 수비수 사이로 땅볼 패스를 했고 이 공이 쇄도하던 쿠키의 발 밑에 걸리며 골대를 갈랐다. 30분에도 훼이종의 강한 땅볼 패스를 받은 쿠기가 방향을 살짝 바꾸며 최은성이 지킨 골문을 열었다.

본프레레-김호곤 시축 대결에서 대한민국 '승'
이관우 캐논슈터, 김은중 MVP 올라 '대전 잔치'

0...국가대표팀의 본 프레레 감독과 올림픽 대표팀 김호곤 감독이 나란히 시축을 해 한국이 네덜란드에 승리. 김호곤 감독이 먼저 시축을 해 높이 찬 공이 골대로 굴러 들어간 반면 네덜란드 출신의 본 프레레 감독의 시축은 낮고 강하게 깔려 골이 예상됐지만 운영진들의 선방(?)에 막혀. 놔 뒀으면 본 프레렐 감독의 공은 더 멋질 골이 되었을 듯.

0...2004 최고의 캐논 슛터는 대전 시티즌 이관우의 몫. 이관우는 5번째 키커로 나서 시속 128km로 1위를 차지해. 한편 대전 출신 이관우, 김은중이 1, 2위를 차지해 대전 구장 잔디에 익숙한 두 선수가 좋은 기록을 보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결과는 다음과 같아. 이관우 128km, 김은중 125km, 이동국 121km, 이운재 120km, 이기형 116km, 최태욱 112km, 쿠키 111km, 김영광 107km, 김남일 97km, 김병지 0km(관중석으로 멀리 날려)

0...릴레이 경주에서는 부산, 수원, 광주에 이어 4번째로 들어와 아쉬움 남겨. 특히 경기 중반까지 2위권을 유지한 시티즌은 5번째 주자가 바통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4위를 기록하는데 그쳐. 하지만 마지막 주자로 내선 이관우가 3명의 주자를 제치며 투혼 발휘.

0...전반에만 3골을 먹은 김병지는 후반에는 필드 플레이어로 나서 눈길. 전반에만 내리 3골을 먹은 김병지는 전반 부진 만회와 부상 선수를 대신해 후반에 쿠키와 함께 투톱으로 나서. 하지만 움직임이 그리 기민하지는 않아. 관중들은 김병지가 공을 잡을 때 마다 ‘슛’을 연호하며 독려.

0...대전에서 서울로 보금자리를 옮긴 김은중을 위해 대전시티즌 서포터즈인 퍼플크루 연합이 연호로 응원해 이전 홈 경기때 야유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 김은중도 친정 팬들의 성원에 힘 입어 MVP에 선정돼 활짝 웃었으며 소감으로 대전 팬들에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0..이동국은 전.후반에 각각 1차례씩 골대를 맞추는 불운으로 벼르던 MVP를 김은중에게 넘겨줘. 이동국은 골키퍼 이운재가 어쩌지 못하는 절묘한 왼발 휘어차기 슛을 날렸지만 왼쪽 골대 모서리를 맞췄고 후반 초반에도 왼쪽 골포스트 밑 둥을 맞춰 골과는 인연을 맺지 못해.

0...김은중-이동국의 맞수 대결에서 김은중이 완승. 김은중은 전반 2골을 포함해 캐논 슛 대회에서도 2위를 차지하면 강한 인상을 남긴 반면 이동국은 2차례 골대를 맞추고 골키퍼 선상에 슛이 무산되는 불운에 아쉬움의 한숨만. 캐논슛 대회에서도 김은중에 밀려 3위.

0...월드컵 경기장은 환호의 도가니. 후반 중반으로 가면서 파도 타기 응원이 벌어져고. 서포터즈 퍼플크루 석에서 ‘젊은 그대’가 흘러나와 관중들의 호응을 독려. 공식 경기가 끝난 뒤에도 경기장 주변을 돌며 대표팀 선전을 기원하는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끝까지 지키며 대한민국을 연호 ‘축구 특별시’의 위상을 각인시켜.

0... 김은중이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전 MVP에 올라. 김은중은 전반 28분, 34분 연속골을 기록하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 기자단 투표 결과 김은중 30표, 이관우 4표, 최은성 4표, 김영광 4표, 이동국 1표. 김은중은 MVP 수상 소감으로 “영원한 대전 시티즌 선수”라고 대전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해. 또 결혼후 첫 번째 생일을 맞는 아내에게 선물로 대신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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