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문화]동화구연 전문모임 '대전색동어머니회'

동화구연하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라디오를 통해 성우들이 하는 것은 들어보았습니다만 실제로 동화구연가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장면을 보니까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신기했습니다. 동화구연가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있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동화구연 전문가들의 모임을 찾아보았습니다. ‘대전색동어머니회’라는 여성문화모임입니다. 어머니들이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동화책을 읽히기 위해 어머니가 먼저 동화를 함께 읽고 공부하여 좋은 책을 선정하여 읽어주는 활동하는 모임과는 달리 색동어머니회는 동화를 읽어주되 전문가의 목소리로 연출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활동입니다.
◈대전색동어머니회에서는 전문가의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동화를 읽어주는 순수모임이다.

이들은 전직 성우였던분, 리포터로 활동했던 분로 자유자재로 목소리를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분들입니다. 이들이 들려주는 동화는 동화책에 쓰여 있는 문자 그대로만 읽지 않고 아이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수 있도록 극적인 억양과 목소리 표현해 줍니다.

색동어머니 동화구연가회는 1923년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살아계실 때 만들어진 아주 오래된 단체이지요. 대전에 색동어머니회가 만들어진 것은 1997년입니다. 이제 6년된 참으로 내실있고도 아름다운 여성문화모임입니다. 아름답다고 여겨지는데는 그들이 동화를 아름답게 이야기해주는데서 그치지 않고, 동화의 이야기를 현실로 옮기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50 여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이들 모임은 저소득층 맞벌이자녀들의 공부방을 찾아가기도 하고, 장애어린이들을 찾아가기도 하고 병원에 누워있는 환자들, 노인들을 찾아가 동화의 꿈을 전달해 줍니다.

저소득층 자녀, 환자, 노인들에게 희망 심어줘

동화 속의 이야기는 환상이지요. 독일로 이민 간 친구가 잠시 귀국해서 만났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아이가 독일로 가서 이제 중학교 3학년이 되었는데, 그럭저럭 공부는 잘한다고 합니다만 독일어시간, 우리로 보면 국어시간이지요. 독일어 작문은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려서부터 독일어로 동화를 읽으면서 독일식 꿈, 독일식 판타지로 자라온 아이들과 어떻게 비교가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은 꿈을 먹고 자라고 그 꿈을 조금씩 꺼내어 먹으면서 살아가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 꿈을 동화에서 끄집어내고 전래민담에서 끌어내면서 제각각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동화속의 이야기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환자들에게, 노인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들을 대전색동어머니 동화구연가들이 하고 있습니다.

이 모임을 통해 동화구연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학령전 아동, 그러니까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의 아이들에게는 그림책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해주고, 이제 글을 읽힌 유치부 아이들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끌어가야 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가 되면 단순히 이야기를 들려주는 수준이 아니라 듣고 따라할 수 있도록 하여 발표력을 키우도록 유도해나간다는 것입니다. 또 영아원에 있는 아이들이 말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이 아이들에게는 간단한 단어와 접속사 훈련을 위해 정확한 발음 익히기 위주로 이야기를 해준다고 합니다. 노인들을 위한 동화구연은 누워서 옛날이야기 듣던 식으로 해주고요. 실제로 70대 회원이신 분은 노인정에서 이런 식으로 동화구연을 해주신다고 합니다.

대전색동어머니회 윤연중 전 회장님은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동화구연은 “눈높이로 보다는 가슴높이로 들려 준다” 라고 하여 제 가슴이 찡해졌습니다.

동화구연에서 뮤지컬,인형극까지 손수 제작

97년 4명의 회원으로 출발한 대전색동어머니회는 이제 어엿한 50여명의 정회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 정회원은 어머니구연대회에서 선발되어 계속적인 활동과 재교육으로 전문성을 가다듬어갑니다. 그리고 조용하고도 숨가쁘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회원들은 10 여 편의 인형극을 만들었고 4편의 뮤지컬을 만들었습니다. 회원들의 창작극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레파토리로 일년동안 인형극 20회, 뮤지컬 20회 순회공연을 한다는 것입니다. 회원들이 직접 대본을 만들고 소품을 제작하고 조명과 음향까지 다룹니다.

뮤지컬 한편 제작하는데 천만원 가량의 돈이 든다고 합니다. 회원들의 월 회비 1만원으로는 엄두도 못내는데 그래도 색동어머니회 활동에 뜻을 같이하는 후원자들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이들 후원자들 역시 회원들에 못지않게 동화에 대한, 동화이야기 들려주기에 이 시대의 희망을 걸고 있기에 선뜻 성금을 내어놓고 그것도 매년 아낌없는 후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21세기는 감성의 시대라고 합니다. 문화감수성은 여전히 고전에서 찾고 동화에서 판타지를 찾습니다. [E.T] 영화감독인 스필버그의 영원한 주제와 영감은 어려서 읽었던 동화의 줄거리였고, 소설가 박완서 선생의 문학의 모태 역시 당신 어머니의 구수한 입담으로 들었던 옛날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대전색동어머니회 연락처 - 대전 유성구도서관 1층 문화사랑방
홈페이지 www.sdong.bora.to

이춘아 시민기자(47)는 부산 출생이다. 한밭문화마당(대전시 서구 만년동) 공동대표로써 지역 문화예술 살리기와 청소년과 여성의 역할 찾기에 앞 장 서고 있다. 여성학과 교육학 전공을 살려 여성정책연구소에서도 오랫동안 일해왔으며 현재 대전시 여성정책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근까지 대전MBC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여성문화 찾아가기'코너를 맡아 여성시각으로 바라보는 문화이야기를 다루어 왔다. 연락처 018-432-4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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