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서산시장 후보자, 신상 질의서에 ‘묵묵부답’

서산시장 재선거가 본격적인 막을 올린 12일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는 4명의 후보자들이 등록한 재산, 병력, 납세, 전과, 학력 등 상세정보가 공개됐다. 15만 서산 시민과 함께 서산 시정을 이끌어 갈 시장이 되겠다는 사람들의 면면이 드러난 것이다.

물론, 후보자가 스스로 등록한 것이고, 그 내용 또한 법에서 정한 최소한의 범위이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별다를 것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유권자로서는 후보자가 어떤 인물인 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판단의 근거이기 때문에 이 정보들은 매우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후보자의 신상정보는 반드시 검증절차 거쳐야

각 후보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재산형성 과정은 정당한지? 병역과 납세 등의 의무는 성실하게 이행했는지? 등을 통해 유권자는 후보자의 인물 됨됨이를 유추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보자가 스스로 등록한 신상정보는 엄격한 검증절차를 거쳐야 한다. 유권자는 이를 요구할 권리가 있고, 후보자는 이런 요구에 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번 서산시장 재선거에서는 이런 과정이 무시되고 있다.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신의 신상정보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거나 ‘개인적인 문제’라면서 해명을 회피하고 있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묵묵부답' '개인적인 일' 회피 일관

A 후보는 모친의 재산을 고지 거부한 것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으나, 뒤늦게 답변서를 보내왔다. 또, B 후보는 소송이 진행 중인 채권 문제에 대해 “개인 간의 문제라서 밝힐 수 없다”고 해명했다. C 후보는 교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배우자의 채무에 대해 해명하지 않고 있다. D 후보는 상당한 재력가인 후보 본인의 농협 채무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으나, 역시 묵묵부답이다.

각 후보자들은 “곧 답변서를 보내겠다” 면서 “선거일정이 바빠 미처 챙기지 못했다”고 답변하고 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이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서 답변을 준비해야 하는 사항들인지? 아니면, 거론되는 것조차 불리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회피하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후보자 개인의 사생활을 유권자들이 굳이 알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인지 분명치 않다.

후보자 신상정보는 당선이후의 시정을 예상할 수 있는 근거

하지만, 이것은 15만 서산시민을 이끌고 나가겠다는 사람으로서 옳은 자세가 아니다. 유권자는 후보자의 신상정보를 검증함으로써 당선된 후 시장으로서 취할 태도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자의 부동산이나 개인 간의 채권ㆍ채무관계 또, 그 모친이나 배우자와 관련된 것들이라 하더라도 시장이 되고나면 어떤 형태로든 서산 시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후보자로서는 개인의 사생활 보호도 고려해 달라고 항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시장이 되려는 사람으로서 법에서 규정된 신상정보의 공개조차 부담스럽다면 입후보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 시장으로 당선되는 순간 후보자 개인이 아니라 15만 시민의 분신이 되기 때문이다.

12일부터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각 후보자들의 유세현장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 열띤 현장을 연출하고 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대부분 선거캠프에서 이러저러한 방법을 동원해 모아놓은 바람잡이들이 대다수다.

언론, 시민단체, 유권자가 후보자 검증에 나서야

정작 유권자들은 아직도 후보자가 누구인지, 언제가 선거일인지?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 선거가 재선거인데다 농번기에 치러지는 까닭에 최악의 투표율도 우려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후보자들은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본 모습을 공개하고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속 시원하게 해명해야 한다.

또, 언론과 시민단체, 유권자들이 나서 더욱 철저한 검증을 통해 옥석을 가려야 한다. 그래야 재선거라는 자존심의 상처를 입은 15만 서산시민의 자존심이 회복될 수 있다. 

14일(토) 오후 3시 서산시청 대강당에서 지역 시민단체에서 주관하는 '후보자초청토론회'가 열린다. 이 토론회를 통해 각 후보자들이 얼마나 검증이 될 것인지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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