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박성효 대전시장의 오찬 기자간담회 유감

박성효 대전시장이 11일 출입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내용이 하루 전날 기자들에게 ‘속보’로 전달 됐지만, 중앙과 지방 언론사 기자 3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박 시장의 입에서 ‘무슨 얘기가 나올까’ 궁금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전시가 박시장 취임후 첫 인사를 앞두고 있는 데다  정무부시장이 임명되지 않은 상태여서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짐작하는 기자들이 많았다. 예산 국회를 앞두고 있어 정부 예산 확보와 관련한 설명회 자리가 아닐까 하는 추측도 나왔다. 대덕특구 확대는 정말 어떤 내용인지도  궁금한 사항이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이런 기자들의 기대를 외면했다. 그의 말은 “그냥 밥이나 먹는 자리”라는 말 한 마디뿐이었다. 한마디 더 했다면 "식사할 때는 식사에 집중하자"는 얘기였다. 기자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동태탕 한 그릇 먹고 헤어졌다. 

정무부시장은 어떻게 되나, 공직자들뿐 아니라 관련 단체 등에서 궁금해 하고 있는 실 국장급 인사는 또 어떻게 되나, 폭은 어느 정도인가 등의 질문이 나왔지만, 박 시장의 입에서는 “밥이나 먹자”고 했다.

이날 박 시장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는 박 시장 취임 이후 처음이었다. 언론과의 공식적인 접촉은 취임 기자회견에 이어 두번째인 셈이다. 박 시장은 그러나 기자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늘 피해 갔다. ‘글쎄’ ‘몰라’ ‘잘돼 가겠지’ 등의 가벼운 단어 속에 넘겼다.

"혹시 아직도 기획관리실장이나 정무부시장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박시장은 선거라는 어려운 관문을 거치고도 시장에 당선된 것이 실감이 안나서인지 아니면 겸손치례인지 아직 변하고 있지 못한 듯 하다.

대부분 시장이나 도지사 당선자들은 취임 초기 희망을 이야기 한다. 또 비전을 제시하면서 조직을, 시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 내려 노력한다. 더 나아가 기자들이 자신의 희망하는 바를 엉뚱하게 해석하지 않도록 이해와 협조를 얻어내려 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자들과의 만남은 시민들과의 만남을 대신하는 것이어서 새로운 비전과 함께 시민의 바램을 들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특히 정례 기자회견이 아닌 오찬 간담회 자리 역시 단순히 밥 한끼 같이 먹는 개념으로 넘어가려 했다면 이는 너무나 순진한 마음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대전시청 내의 인사에 대해, 또 정무부시장의 임명에 대해 무성한 여론을 감안한다면 기자들의 의견도 서슴없이 들어보고 시장 또한 기자들에게 "밀월기간을 달라" "기자들의 의견은 어떠냐"는 식의 가벼운 의견구함 또는 부탁 정도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당선 된 뒤 한달 여가 지났고, 취임 한지 1주일을 넘겼으나 박 시장의 입에서는 어느것 하나 분명한 것이 나오지 않고 있다. 맺고 끊는 면이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시장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가 끝 난뒤 일부 기자들 사이에  “아니 밥먹을 데가 없어서..."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시장이 너무 정치적일 필요는 없지만 기획관리실장이나 부시장 시절처럼 처신해서도 곤란하다. 이제는 어엿한 150만 대전시민의 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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