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방폐장 유치 대응반 구성

“군산시 방폐장 유치’와 관련해 충남도의 기본 방향은 무엇입니까?” “반대한다는 겁니까, 찬성한다는 겁니까?” “지금 배포한 자료는 마치 이웃 도에서 낸 것 같습니다. 충남도의 명확한 입장은 어떤 것입니까?”

2일 기자간담회 차 충남도청 기자실은 찾은 한상기 자치행정국장에게 기자들의 반문이 쏟아졌다.

이번 간담회는 ‘군산시 방폐장 유치’와 관련해 도의 향후 대응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한 국장은 이 자리에서 자치행정국장을 총괄단장으로 하고 자치행정과, 경제정책과, 해양수산과, 환경관리과장을 각 팀장으로 하는 1단장 4팀 5개 반 총 20명으로 구성된 ‘서천방폐장 대책반’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책반은 앞으로 충남-전북과 서천-군산 간 선린.우호와 호혜의 정신으로 상호 협조하여 양 지역간 대립이 아닌 ‘공동의 문제’라는 인식으로 접근한다는 대전제하에 궁극적으로 방폐장 유치사업은 ‘지역의 갈등을 먼저 해결한 후 추진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안’임을 중앙정부에 알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유치신청 전(8. 31)까지 양 시군 관계자 협의회를 개최토록 해 서천-군산 주민 간 합의가 이루어지도록 조정력을 발휘하고, 주민투표 실시 요구(9. 15)시 까지는 원전전문가.법조인의 협조를 받아 예상피해 등 논리를 지속 개발하며, 서천군이 주민투표 지역으로 포함되도록 중앙에 건의키로 했다. 이어 후보부지 선정(11. 22)전 까지 산업자원부․군산시 등의 활동상황 추이에 따라 적절히 대응한다는 단계별 대응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도의 대응계획에 대해 기자들의 반응은 영 시원치 않았다. 도가 거창하게 대응반을 구성했을 뿐 앞으로 어떤 입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명확한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 질문의 초점은 ‘충남도가 군산시의 방폐장 유치를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것. 기자들은 도가 기본 방향을 설정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고, 도는 ‘방폐장 사업은 국책 사업으로 반대할 수만은 없는 것이어서 도가 찬성.반대의 선을 긋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서천군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랐다. 기자들은 ‘서천 현지에 가보면 거리에 나붙은 프래카드 10개 중 8, 9개는 “방폐장 결사 반대”라고 되어 있는 게 현실’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에 도는 ‘지난 전북-충남 교류협의회에서 나소열 서천군수가 밝힌 데로 서천군도 방폐장이 오는 것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정보의 공개와 공정한 절차의 원칙에 따라 관계 지역주민 간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대응반의 기본방침’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자 기자들은 “그렇다면 충남도는 그저 서천군이 하는 대로 쫓아다니며 뒤처리나 하겠다는 것이냐”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책사업에 반대만 할 수 없고, 더더군다나 찬성할 수도 없을뿐더러 그렇다고 서천군을 도와 이웃 자치단체와 전면전을 벌일 수도 없는 충남도의 처지를 이해할만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난해부터 불거진 사안에 대해 뒤늦게 대응반을 구성한 점도 그렇거니와 알맹이 없는 대응계획을 내놓는 것은 ‘뒷북행정이요,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차라리 서천군도 유치신청을 같이 하자’는 말이 나온다”는 한 기자의 말이 이날 대응반이 발표한 대응계획보다 더 귀가 솔깃해지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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