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실망에 빠진 7급공무원 이야기

기자생활 가운데 절반을 대전시청 출입기자로 보냈다. 그래서 공무원 조직을 좀 안다고 자부해 왔다. 그러나 아직도, 가끔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인사다.

대전시는 최근 6급 이하 직원들의 인사를 앞두고 있다. 19일 다면평가를 거쳤으며 곧 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미 시청 내에는 누가 승진되고, 또 누가 누락됐다는 말이 나돌면서 술렁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면평가를 하루 앞두고부터 소위 '이해가 안 되는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하소연 소리가 기자에게 들려왔다. 세에 밀렸다는 말도, 또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나왔다.

이번 인사에서 소위 물을 먹은 공무원은, 자신은 공무원 생활을 28년 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승진에 신경을 안 썼다고 했다. 충남에서 대전으로 전입해 오면서 한 직급 낮춰온 것도 회복 않고 그럭저럭 지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가면서 이게 아니다 싶어 소위 인사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자신의 후배들이 앞서 승진하는 것을 보면서 승진에 눈을 뜬 것이다.

지금부터 9년 전 구청에서 대전시로 들어왔다. 그리고 8급에서 7급으로 승진을 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했다. 2002년에는 의약분업 업무를 꿰차고 일을 해 냈다. 열심히 일하면 알아주겠지 생각에서였다.

최근 같은 과에서 6급 한 자리가 났다. 그 자리는 복수직 자리였다. 2개의 직렬 중에 업무능력이 있고 적합한 사람은 누구도 갈수 있는 자리다. 이 공무원은 자신과 다른 직렬에는 승진 대상자가 없어서 마땅히(?) 자신에게 기회가 올 것으로 믿고 있었다.

소속 과장도 '가만 있어보라'고 했다. 자신에게 기회가 오는 듯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가면서 분위기는 바뀌고 있었다. 이미 다른 사람으로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경력이 한참 아래인 사람에게로 돌아갔다. 그는 직렬에서 배제돼 다면평가 대상자로도 들어가지 못했다.

이해가 되지 않는 그는 대전시공무원직장협의회 부회장한테도 이 내용을 이야기 했다. 인사부서 과장한테도 따져 물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자신을 대신해 승진한 사람은 00협회 소속으로 협회 임원들이 시장을 만났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결국 소위 세에 말렸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자는 주변 공무원들에게 물었다. 이런 것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고, 이런 경우가 있느냐고. 대답은 자신들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누가 봐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명분이 약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사권자가)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한 공무원은 “개인적으로 봤을 때 아쉬움이 남는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본청에는 간호직 대상자가 없어 보건직을 해 주는 게 타당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인사는 인사권자의 권한이지만 대체로 수긍이 가고 또 납득을 하는 인사가 잘된 인사라고 한다. 인사권자도 또 명분을 찾고 원칙을 세워 이를 발표하기도 한다. 잘해야 본전이고, 상대가 있어 불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인사는 곧 발표될 예정이다. 시간이 지나가면 묻히고 또 잊혀질 것이다. 그러나 조직원들로부터 납득을 얻지 못하는 인사는 소리 없이 신뢰도 무너뜨린다. 공직사회에는 그게 무섭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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