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영아 살해 ·유기 사건 잇따라

‘타락한 성의 종말인가, 아니면 말세의 조짐인가?’

최근 영아 살해 및 유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우리사회의 성 개방 풍조와 인명경시 세태가 한계를 넘어선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들 사건은 ‘10대~20대 초반의 여성들이 인터넷이나 전화방에서 만난 남성들과의 원 나잇 스탠딩(one-night standing / 사랑이 없는 하룻밤만의 정사)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목졸라 죽인 뒤 재래식화장실에 버려

충남 공주경찰서는 4일 자신이 낳은 여아의 목을 눌러 살해한 후 재래식 화장실에 버린 이 모 씨(21)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의하면 이씨는 지난해 6, 7월 께 모 전화방에서 알게 된 이름도 모르는 30, 40대 남자 2명과 유성 소재 여관 등에서 성관계를 갖고 임신, 분만한 것. 이 사실이 가족에게 알려지는 것이 두렵고 양육이 걱정되어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한다. 이씨의 범죄 사실은 사체로 발견된 영아와의 유전자 감식을 통해 밝혀졌다.

이보다 앞선 지난 6월 16일 오후 9시 경 대전시 대덕구 중리동 모 다방 앞길에서 갓 태어난 것으로 보이는 여아가 수건에 싸인 채 버려진 사건이 발생했다.

또 5월 27일에는 양육을 걱정해 갓 낳은 자신들의 아이를 죽인 뒤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송모(23ㆍ공익근무요원), 임모(여ㆍ20) 씨 등 20대 남녀에 대해 충남 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의해 구속영장이 신청됐고, 이를 도운 임씨의 어머니 신모(48) 씨 등 2명은 불구속 입건됐었다.

전화방·인터넷으로 만나 원나잇스탠딩

5월 3일 인천에서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남자 사이에 낳은 신생아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22살 이 모 씨가 구속됐고, 대구에서는 4월 28일 자신이 낳은 신생아를 비닐에 싸 고층 아파트에서 던져 숨지도록 한 16세 여고생이 체포된 일도 있었다.

비록 비극으로 끝났지만 가슴 찡한 사랑이야기는 사건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그저 돈과 순간적 쾌락만을 좇다가, 불행의 씨앗을 잉태하고, 결국 피도 눈물도 없이‘내가 사느냐, 죽느냐’의 비정한 결정만을 강요받았을 뿐이다.

우리나라는 국가의 존립마저도 흔들 만큼의 세계적 저출산 국가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강력한 출산장려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런데 한 쪽에서는 이처럼 쉽게 자식을 포기하는 가하면, 아직도‘해외입양 수출국’의 오명을 씻지 못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불법 임신중절을 중죄로 여기는 선진국의 ‘인명 존중’사상과 영아 살해사건이 1단 기사로 처리되는 우리네 인식의 차이는 달라도 크게 달라 보인다. ‘영아 사건’을 접하며 우리의 성교육 방향을 드러내놓고 피임교육으로 전환해야만할 것 같아 안타깝고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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