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눈] 공연시작 늦는 등 관람객 배려 미미

요즘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TV 개그 프로그램이 있다.
대부분 신인들로 구성, 참신한 아이디어와 노력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SBS 방송의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지난 16일 충남대학교 정심화홀에서는 웃찾사 대전 앵콜 공연이 열렸다.

이날 대전 공연은 지난해 연말에 이은 두 번째 공연으로 많은 대전 시민들이 ‘웃찾사’를 보기 위해 공연시작 1시간 전인 오후 4시쯤부터 정심화홀을 찾았다.

그러나 이날 공연은 입장을 위한 기다림에서부터 씁쓸함을 자아냈다.

공연 운영진들은 매표 검사를 한다는 이유로 10여개의 출입구 중 단 한 개 만을 개방했고 이에 따라 관람객들은 홀 앞 광장에서 장사진을 이루며 입장을 기다려야 했다.

공연시작 20분이 지난 후에야 대부분의 입장이 완료, 답답한 마음에 운영진에게 “출입구를 미리 개방하거나 몇 개를 더 개방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운영진은 “모든 공연이 검표를 위해 이렇게 한다”라고 답하며 입장을 재촉했다.(입장권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공연 시작전 10분 이후에는 입장을 거절당할 수 있습니다”라고.)

입장 후에는 더욱 씁쓸했다.
객석에 앉아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데 난데없이 한 트로트 가수가 게스트로 초대됐다며 자신의 노래와 팝송메들리를 부르며 시간을 끌었다. 이어 웃찾사의 한 멤버가 출연, 도서상품권을 준다며 관람객 중 몇 명을 무대로 이끌어 20여분을 보냈다.(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공연 시작 늦고, 객석을 위한 새로운 코너 없어 아쉬어

결국 본 공연은 5시 50분이 돼서야 시작했고 TV에서 시청한 코너들이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그것이 다였다. TV가 아닌 콘서트장을 찾은 관람객들만을 위한 새로운 코너는 전혀 없었고, 단지 캐릭터를 바꿔 연기하는 정도였다. 아니 몇몇 코너의 유명 출연진은 소속사가 다른지 출연하지 않아 이들의 무대를 기대했던 일부 관람객들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1시간 30분간의 공연이 끝나자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TV를 시청한 것이 낫다”며 불만의 소리가 나왔고 일부 관람객은 “돈이 아깝다”며 헛웃음을 흘렸다.

R석 4만5000원, S석 3만5000원의 이날 공연은 여러 가지를 시사했다.

운영진은 공연 전 최소 1시간 전부터 출입구를 개방해 관람객을 입장시켜야 했고 객석의 분위기를 띄우는 시간은 공연시간(2시간)과는 별도로 미리 마련하는 배려가 있어야 했다.

특히 웃찾사 출연진의 일부가 참가하지 않은 공식 설명은 차치하고라도 콘서트장을 찾은 시민들을 위해서 최소 1~2개의 새로운 코너를 선보이는 것이 비싼 돈을 주고 티켓을 구매한 관람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을까.

혹시 공연 운영진은 지방 팬들이 서울 녹화장을 찾는 교통비로 출연진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기회를 가지므로 ‘괜찮다’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는 것은 아닐까.

공연 전 “웃을 준비가 돼 있습니까”라는 이날 운영진의 주문 아닌 주문에 이렇게 답하고 싶다. “웃을 준비가 되도록 배려해 달라”고.

오후 8시쯤 정심화홀 광장에는 다음 공연(오후 8시 시작)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출입구가 개방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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