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일진회 보도 수위

최근 일진회로 인한 학교폭력이 전국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경찰 수사는 물론 언론의 집중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주 대전지역에서도 일진회와 유사한 학교 폭력 조직이 속속 경찰에 의해 해체되거나 와해되며 지역 언론의 ‘핫뉴스’가 됐다.

지난 15일 저녁부터 TJB 등 지역 공중파 방송은 학교폭력 조직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집중 보도했으며 대전일보 등 지역 신문들은 16일자에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이중 충청투데이는 사회성 기사로는 이례적으로 1면 머릿기사에 ‘대전 학교폭력조직 잇단 적발’이라는 제목으로 게재했으며 대전일보와 중도일보도 ‘대전도 학교폭력조직 있다’ ‘일진회 모방 폭력서클 적발’ 등의 제목으로 사회면 머릿기사와 사회면에 각각 게재했다.

이어 지역 신문들은 지난 19일자까지 연일 경찰의 학교 폭력조직 수사와 성과에 대해 주요기사로 다루며 경쟁적으로 속보를 게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언론의 속보 게재 및 주요기사로 다루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지역 언론의 기사를 읽어 보면 대전에 학교폭력조직이 매우 많은 것 같아 학부모로서 불안하기 짝이 없다. 단지 (이들 조직이)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소수 문제 학생들의 모임이고 경찰이 이들 조직을 와해하는 과정에서 과장되게 보도하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모 기자에게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우려를 반향했으며 특히 경찰에 의해 해체된 폭력조직 학생들의 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이 잘못을 저질렀으나 서울 등지에서 활동하는 그러한 일진회는 아니다”라며 언론의 보도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도 폭력조직 기사 속보에 대해 “조금 과한 것 같다”며 우려를 하고 있으며 직접 수사를 담당하는 일부 경찰도 “우리는 수사를 할 뿐이지만 언론이 조금 지나친 부분이 없지 않은 것 같다”고 우려를 조심스럽게 표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이나 경찰은 언론의 보도 행태와는 상관없이 이번 기회에 학교폭력 의 근절하자는 부분에는 동감하는 것 같다.


한 경찰 관계자는 “학교폭력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닌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충분한 계기가 마련된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뿌리를 뽑을 수 있겠는가. 피해 학생들이나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며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언론들의 속보 게재가 우리 경찰로서는 힘이 돼 준다고 할 수 있다. 단지 단순 검거 기사보다는 실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실태와 원인, 대안 등을 심층적으로 기사화 해준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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