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경찰의 ‘양심선언’, 지나친 기대인가?

을유년 연초부터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경찰관 성매매 의혹사건이 무수한 추측과 의혹만을 발생시키면서 2주째를 맞고 있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한 초기에는 경찰관에 대한 불신과 실망이 주된 논조였지만 이제는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천안경찰서의 사건 축소 의혹에 대해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성매매 특별법은 어려운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든 주범이고 강간 등 강력범죄 증가로 인해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또 다른 네티즌들은 “성상납 의혹을 한점 부끄럼없이 밝히고 성매매 근절을 위한 좋은 계기로 삼자”는 의견도 있어, 이번 사건이 성매매 특별법 자체에 대한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과 일반 시민들은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진상 밝혀진다 해도 의혹은 해소되지 않을 듯

우선 경찰들은 “이번 사건이 성폭행이나 강간처럼 강력사건이 아니고 단지 경찰이 개입됐다는 것 때문에 관심이 집중돼고 있다”는 시각이 많은 반면, 시민들은 “성매매를 단속해야할 경찰이 관련돼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시민들은 이번 사건에 경찰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그러면 그렇지... 이 사건이 제대로 밝혀지긴 힘들겠군...” 등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고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해도 시민들의 의혹은 오히려 증폭될 것이고 그렇게 때문에 수사를 담당한 천안경찰서로서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산경찰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오얏나무 아래에서 관을 고쳐쓰지 말고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라’는 속담이 있듯이 의심받을 짓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인데 이번 사건 같은 경우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고, 경찰 조사가 끝나고 성매매 사실이 없음이 밝혀진다 해도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기 때문에 이것 또한 딜레마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언론에 의해 제기됐던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라는 의혹에 대해 천안경찰서장이 직접 나서서 축소 의혹을 받고 있는 출동경찰을 징계하고 수사 과정에 여성단체를 입회시키는 등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시민들의 의혹을 해소시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결국, 이번 사건이 어떻게 결론이 나든 천안경찰서와 아산경찰서는 시민들의 불신과 의혹을 해소시킬 순 없을 것이고 게다가 앞으로의 수사에서 일반인들의 성매매 관련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시민들은 경찰이 공정한 수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탐탁치 않게 바라볼 것이다.

‘성관계’라는 것이 남-녀 단 두 사람만 알 수 있는 은밀한 것이고 신고를 받고 현장을 급습 한다 해도 증거물을 확보하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도 일반적인 견해다.

또한 처벌을 내리기 위해선 남ㆍ녀 모두가 성관계 사실을 인정해야 하지만 해당 경찰관 5명과 지금까지 조사받은 피의 여성들은 “술을 너무 많이 마신 상태여서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된다면 성매매 의혹 보다는 'D'마트와 경찰의 대가성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사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보자면 문제해결의 열쇠를 지닌 것은 역시 해당 경찰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관련 경찰관이 직접 의혹 밝혀야...

지금까지 관련 경찰관 5명은 성매매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고 경찰조사에 의한 방법 만으로 이 사건이 해결 될 경우 논란이 계속될 수 있지만 관련 경찰들이 언론을 통해 국민 앞에 직접 나서서 진위 여부를 밝힌다면 의혹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성매매를 했든 안했든, 'D'마트에 대한 대가성이 있든 없든, 이번 사건의 진위 여부를 직접 밝힌다면 천안경찰서에 대한 ‘제식구 감싸기식 수사’라는 비난도, 아산경찰서에 대한 ‘불신의 눈빛’도 더 이상 제기되지 않을 것이며 국민들의 신뢰도 다시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한 초기만 해도 취재를 위해 문의하는 기자에게 ‘될때로 되라’는 식으로 비협조를 일관했고 아산경찰서를 방문한 기자에게 “약올리는 거냐”며 항의하는 등 아산경찰서가 보여준 태도는 그야말로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게다가 “천안경찰서가 아산경찰의 개입을 일부러 언론에 흘렸다”, “아산경찰서가 천안경찰서와 출입 기자들을 벼르고 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는 악성 루머까지 돌고 있어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이번 사건을 경찰 전체의 모습으로까지 확대 해석 한다면 그것은 분명 오해일 것이며 오히려 수 많은 경찰들이 어렵고 위험한 여건속에서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찰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은 제대로 규명되야 하고 그런 과정에서 제기되고 있는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 경찰관들이 자신의 양심을 걸고 직접 의혹을 밝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민중의 지팡이’를 자처하는 경찰이 이번 사건에 대한 한 점 의혹 없는 수사를 통해 신뢰받는 경찰로 거듭날 수 있기를 모든 국민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부디 이번 사건을 경찰에 대한 의혹과 불신만 확산되는 나쁜 전례로 만들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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