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현금 탈취 7건 중 두건만 해결

은행동 밀라노 21 노상 현금수송 차량 탈취사건이 해결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신용협동조합 현금 수송 차량 날치기 사건이 터지면서 충남지방경찰의 수사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19일 오전 10시 5분경 대전시 동구 대2동 대로변에서 1억여원의 현금을 수송하던 신용협동 조합 차량이 털렸다. 뒷 좌석에 실려 있던 돈 가방 2개 가운데 현금과 수표 6천여 만원이 들어 있던 가방 1개를 날치기 당했다.

1월 22일 4억 7천여만원이 털린 은행동 밀라노 21 현금수송차량 사건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이다.

2000년 이후 지금까지 대전·충남 지역에서 발생한 수송현금 탈취사건은 모두 7건, 피해액은 18억 7천여 만원이다. 이 중 지난해 3월 충남 서산에서 발생한 7억3천만원 탈취사건 등 2건의 범인만이 검거됐을 뿐 국민은행 권총 살인강도사건(3억원) 등 나머지 사건은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대전·충남지역에서 이와 같은 강력 사건이 연일 계속되면서 충남지방경찰의 사건 해결능력에 간접적인 영향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범행을 저지르더라도 쉽게 잡히지 않는다는 사실도 수송현금 탈취사건이 속출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건과 같이 현금을 수송하는 승용차를 오토바이로 뒤따르다가 승용차 문을 열고 돈가방을 가져가는 수법의 범죄가 2001년 2월(7천500만원. 현금수송 직원이 검거)과 5월(1억3천만원. 미제)에 이어 세번째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어처구니없는 소식을 접한 한 시민은 "은행동 사건 모방 범죄이다. 백주대낮에 현금 수송차량을 털다니 간 큰 강도다. 경찰이 범인을 잡으면 두려움을 가질 텐데 그렇지 못하다"고 충남경찰의 수사력을 비꼬았다.

그러나 경찰에서는 최근 발생하는 사건은 자연 발생적이며 원천적으로 사건 해결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토의 중심지인 동시에 전국의 교통망이 대전으로 집결하는 등 대전·충남이 범인들의 상대로는 가장 적합할 것이라는 군색한 변명이다.

충남지방경찰청 한 관계자는 "대전충남 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전국에 비교해 볼 때 보편적인 수준"이라는 이해 못 할 말까지 하고 있다.

또, "원래 현금수송 차량과 관련된 사건이 해결이 힘들다. 16일 공주에서 발생한 박물관 강탈 사건 역시 문화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거래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잡기 어려운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 놓는다.

범인을 잡지 못하는 경찰. 이런 무능력을 지켜보며 또 다른 범죄를 꿈꾸고 있는 범인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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