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K3i의 밀실행정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위력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돈을 가지고 어떤 일을 시작할 경우 단 1원의 손해도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주식을 구입한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 십번씩 시세를 확인하며 일희일비하는 것은 이런 이치 때문일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주식을 투자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기업의 경영상태를 확인이다.
그럴 경우 기업경영이 우수한 업체일 수록 그 자료가 방대하며 회사의 작은 것 하나까지도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자신감을 보인다.
하지만 경영실태가 좋지 않은 회사는 될 수 있는 한 기업의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며 공개하더라도 최소한의 자료와 유언비어로 사람들을 현혹한다.

K3i 문제도 이런 주식시장의 생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K3i의 주주현황을 보면 대전시 5억7천만원, 대덕구청, 중구청, 서구청이 각각 5천만원, 동구청은 3천만원을 출자했고 배재대, 목원대, 한국전기통신공사, 하나은행 등 대전시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기업들의 출자로 이뤄졌다.
이 주주 현황만 보더라도 K3i라는 회사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는 누가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시민들의 혈세가 7억원 이상 투자된 기업의 경영이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있지만 대전시는 이런 내용이 밖으로 알려지기를 꺼리고 있다. 특히 K3i업체의 담당자나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대전시는 회사운영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K3i의 부실경영에 대해 대전시 정보화담당관은 ″저는 이쪽 업무를 맡은 지 7개월 밖에 되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업계획이라는 게 원래 그런 것 아닙니까. 계획을 세웠다 추진하다 잘 안되면 사업을 변경할 수도 있는 거지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러십니까″라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했다.

정보화담당관의 말처럼 맡은 지 7개월 밖에 되지 않아 잘 모른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업무를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인가. 또 7개월 동안 업무파악을 못했다면 그동안은 무슨 일에 몰두했다는 것인가.

K3i 관계자의 대답은 더 혀를 차게 만든다.
추진사업의 부진과 적자경영에 대한 질문에 대해 ″창업이후 지역정보화 사업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라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할 뿐 회사의 경영 개선 노력이나 비전을 제시하려는 생각은 아예 없었다. 그저 '쉬쉬'하기에 급급했다.

대전시를 비롯한 자치단체들이 출자한 돈만 하더라도 7억원 이상이며 대부분의 출자자들이 대전시와의 관계를 고려해 출자한 점을 감안한다면 K3i는 대전시민들의 기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K3i는 우리 시민들의 혈세가 어떻게 쓰여졌고 앞으로 어떤 곳에 쓰여질 것인지 기업의 경영실적이나 사업목표, 추진 사업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의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평소 열린행정, 투명행정을 강조해왔다. 행정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주인인 시민들의 질책이나 충고도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자세인 것이다. 어떤 모습이 염시장의 행정이념에 부합되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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