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과학공원의 ′선택 2002′

엑스포 과학공원은 요즘 궂은비가 계속 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이언스 페스티벌 행사에 일요일인 11일 3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오는 등 일견 활기를 띤 모습이다.

가장 무더운 때라고 할 수 있는 8월 초순에 축제가 열리고 있어도 2000년 첫해에는 10만여명이, 2001년 둘째 해에는 26만여명, 올해에는 30만명돌파(게릴라 성 호우로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칠 전망)를 기대하고 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왜 뙤약볕이 내리쬐는 8월 초순에 사이언스 페스티벌을 개최하느냐, 9월이나 10월, 아니면 꽃피는 봄에 열면 더 많은 관람객들이 모여들지 않겠느냐" 고.

이에 대한 엑스포과학공원 관계자들의 답변은 간단하다.
"모르는 소리하지 말라. 행사를 방학중에 그것도 방학이 끝나 가는 시점에 치르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이처럼 모여들지 봄이나 가을에 개최하면 이만큼 오지 않는다"

한 관계자는 물론 어린이들에게 과학체험을 시켜주기 위한 관람객들도 많지만, 방학숙제(과학 또는 현장체험)를 하기 위해 찾는 가족단위 관람객이 주 고객이라고 고백한다.

대전엑스포93이 끝난 지 9년이 지났다. 그동안 엑스포과학공원은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보다는 단발적인 소규모 행사를 기획하는 안일한 운영으로 일관해 왔다. 그 때문에 과학공원의 활성화는 더욱 요원해 지는 게 아니냐는 탄식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 같은 운영방식을 고집해야 할까.
당연히 대다수가 no 라는 답변을 할 것이다.

엑스포과학공원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대전시는 공원 일부지역을 첨단문화산업단지로 지정하고 549억원을 투입하는 한편 과학공원 측도 올해부터 리컨스트럭션(공원 재구축)작업에 들어가 5년 후에는 새롭게 태어나게 한다는 복안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로부터 재산과 함께 운영권을 이양 받은 대전시가 과연 막대한 예산투입과 짜임새 있는 기획력으로 과학공원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 먼저 앞선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도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못해온 대전시의 여건으로는 의욕만 가지고는 무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지난 9일 사이언스 페스티벌 행사에 참석했던 오명 전 엑스포조직위원장(현 아주대총장)이 염홍철 대전시장에게 "결정과정에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과학공원의 운영권을 과기부 등 중앙정부에 넘기는 것이 대전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간곡하게 권유한 것도 과학공원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었다.

이 같은 발언은 오 총장이 처음 던진 말은 아니었다. 그동안 엑스포과학공원의 일부 관계자들도 산자부로 운영권을 넘기고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지원을 많이 받아야 공원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사담으로는 던지곤 했었다.
그러던 것이 염홍철 시장이 당선된 이후 앞으로 국고지원을 많이 받아오면 된다는 식으로 수면 아래로 잠수했다.

문제는 더 이상 미적거려서는 안되는 엑스포과학공원의 현주소에 있다.
대다수 전시관이 문을 닫아 폐업상태에 있고 전시관을 연결하는 동선인 아스팔트거리는 영양실조(?)가 걸린 듯 푸석푸석한 상태로 놓여있음은 절로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엑스포과학공원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오명 총장이 제시하는 과기부 등 중앙정부에 운영권을 넘기느냐, 아니면 현 체제를 유지하되 디트news24가 제기한 본격적인 과학축제의 장을 마련키 위해 대전시와 엑스포과학공원, 대덕연구단지 관계자, 대전시민의 중지를 모아보고 새로운 활로를 찾아보느냐 둘 중의 하나를 택해야 한다.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빠른 것이 좋고 소아병적 욕심보다는 열린 마음이 선행조건이다.
과학도시 대전의 미래는 엑스포과학공원의 활성화가 그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