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균(모두사랑 장애인야간학교장)


임오년 새해가 왔습니다. 늘 이 시기에는 덕담으로 일관하는 말로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뒤늦게 시작한 고교특수학급설치 추진연대는 장애자녀를 둔 부모의 의식을 깨우쳐 주는 일대 개혁을 추구하는 학부모의 바램에 촛불을 당겨준 사례로 볼 수 있다.

요즘처럼 참 선생님의 모습을 많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교육은 무엇일까? 어떤 일을 하는가? 그것은 자유롭게 굽이쳐 흐르는 시냇물을, 일직선으로 파진 도랑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를 생각하면 교육자는 역시 차별화된 사람이 하는 천부의 직업 가치로 존경받는 것이 당연한 직업이다. 그러나 교사 중에는 도랑을 잘못 파는 선생님이 있다. 그런가 하면 교육은 백년대계를 내다 보아야한다고 하면서 1, 2년 앞도 제대로 못 보는 것이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정책 자들이다. 잘된 행정은 정책과 제도와 실천, 가르침과 실천이 어우러져 같이 가는 행정이 올바른 행정이다.

소수의 인원을 위한 특수교육의 공교육에 문제가 심각하다. 듣기로는 행정은 바로 서 있다고 한다지만 위에서 말한 세 가지의 원칙을 모르고 종이호랑이, 종이에다 토끼 모양을 그려 놓고 뛰라고 하는 행정은 특히 일관된 행정으로 교육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수교육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점차적으로 잘될 것이라고 한다. 어떤 분야든 점차적으로 발전되지 퇴보하는 것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그런데 유독 특수교육에서만이 잘될 것이라고 으름장만 놓고 있다. 그러나 교육청의 담당 장학사부터 그렇고, 현재 각 학교 교장, 일반 교사, 학생의 의식 수준이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을 마치 바보로 취급하거나, 동물처럼 취급하는 교육풍토가 있는 한 완전한 통합교육을 기대 하기란 매우 어렵다.

통합교육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해야할 일이 있다. 우리의 의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정책과 제도가 훌륭해도 교사가 변하지 않고, 학생이 변하지 않고는 교육의 성과는 기대할 수 없다. 외국의 통합교육은 행정으로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처럼 으스스하고 삭막한 가운데 통합교육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또한 여러 선생님이 가르친 제자 중에 잘못된 제자가 있을 때, 조금도 마음의 아픔이 없다고 한다면 그런 교사는 교단을 떠나야 한다. 그리고 우리 주위에 있는 동료 학생 중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학생이 있는 약자를 사랑하지 못하고, 돌보아 줄줄 모르는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은 독사를 기르는 사육장에 와 있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마치 산 자가 죽은 자보다 우월하듯, 교육받은 자는 교육받지 않은 자보다 훨씬 우수하다. 그러나 사회적 통계를 보면 못 배운 자 보다 배웠다는 엘리트 집단이 더 소외계층을 모르고, 더 있는 자의 계층이 소외계층을 더 모르고 자기들만이 향유하며 산다고 한다.

교육은 한 인간을 만든다. 매우 중요한 일이다. 가장 난폭한 망아지가 길들여지면 명마가 되듯이 가르침과 배움은 우리의 정신의 힘을 만들어 주는데, 우리는 어떤가를 생각해 보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장애아동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인정 많은 국민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가장 질박한 인간성을 갖고 있지 않는가? 통합교육현장에서 동료학생에게 장애학생이 맞아 정신분열증까지 발생하여 고통을 받고 있고, 꼬집고, 물건을 훔쳐가고, 괄시하고 바보취급 당하는 판에 교육청은 통합교육만 앵무새처럼 떠들고, 특수교사나 일반교사 그리고 책임을 맡고 있는 교장까지도 자기 보신을 위해 쉬쉬 덮어두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인터넷이나 증거를 갖다 주며 시 당국자에게 정식으로 고발한 사실을 알면서도, 언론은 관심이 없는지, 한 줄의 보도도 없는 것은 매우 의혹이 가는 문제이다. 왜 언론이 이런 사실을 취급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들도 역시 그렇고 그런 교사나 그런 교육지도자와 같은 사람인가 보다. 무관의 제왕은 이 시대에는 사라졌단 말인가? 어느 기자와 통화하는 기회가 있어 질문했더니 웃고만 있을 뿐 대답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 언론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지금의 뿌리는 쓸는지 모르지만 반드시 그 열매는 달지 않을까? 사람들은 내가 같이 있는 장애인과 절대 무관한 것처럼 생각하며 산다. 그들의 삶을 위해 우리가 돌보아야 할 책임이 있다. 그들이 잘못되면 그 책임을 우리가 지고 간다. 공동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국민 모두가 알았으면 한다. 그리고 장애로부터 보장받지 않은 우리에게 또 다른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완전한 사람끼리 살면 행복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나보다 더 못한 사람이 있을 때 비교하며 행복감을 갖는 인간의 속성이 있지 않는가? 새해에는 이제 낡은 의식을 버리고 새로운 의식의 전환으로 올 한해가 성숙해 지는 새해를 간절히 기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시교육청에서는 반드시 해야할 일이 있다.

첫째, 버드내 중학교의 장애아동 폭행사건을 자세히 밝혀야 한다.
둘째, 2002학년도 고교특수학급설치를 현실화해야 한다.
셋째, 현 일반학교에 재학중인 장애학생을 파악하여, 교육정책에 반영시키고, 그들의 장래를 먼저 솔선수범하기 바란다.
넷째, 전시행정은 버리고, 실질적인 행정으로 전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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