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사)대덕밸리벤처연합회장


대덕밸리 선포식을 가진지 1주년을 맞았다.
대덕밸리 선포 1주년을 뒤돌아보면서 그 의의를 생각해보면, 대덕밸리 벤처기업의 발전 잠재력을 확인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의의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증거로는 지난 1년 동안 300여 개의 기업이 창업하여 현재 대략 700개 정도의 벤처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40여 개의 기업이 타 지역에서 전입해 왔다. 결국 기업 수가 2배씩이나 늘어날 정도로 지난 1년 동안 '대덕밸리' 라는 브랜드의 가치가 매우 크게 증가했다.

대덕밸리 선포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우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대덕밸리 하면 모두들 그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본 정도이고, 또한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한 관심은 국내뿐만 아니라, 특히 해외에서도 관심이 증가하여 외국인들의 연이은 방문이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벤처기업 생태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벤처캐피털, 회계법인, 법무법인, 컨설팅 업체, 인력 공급 업체 등이 활발하게 연계되고 있다. 단순한 닷컴기업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지식정보 산업의 제조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났다는 점에서 대덕밸리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되었기 때문에 급속하게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부족한 부분이 아직도 많이 있다. 대덕밸리에서는 마케팅과 경영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결국 상품화하여 그 상품이 팔려야 한다.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장을 잘 알아야겠고, 그리고 어느 한 회사가 혼자 마케팅을 하기 보다는 공동으로 연합전선을 구축하여 동반 진출하는 것도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외 거점을 마련하고 모든 기업들이 그 거점을 공유하고, 마케팅 노하우나 네트워크 등을 데이터 베이스화하여 공유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경영도 부족한 부분 중 하나이다. CEO나 임원들에 대한 경영 교육 프로그램과 대덕밸리의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다른 이들의 경영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여 빠른 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대덕밸리가 세계적인 벤처밸리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의 기준에 만족하는 기술과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시장의 요구조건을 잘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국내외 시장을 파악하기 위한 시스템을 조속히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시장 요구조건을 만족하는 상품을 만들어낸 회사는 그 다음으로 상품을 해외 소개해야 한다. 그 방법으로는 전시회, 학회, 워크숍, 직접방문 홍보 등의 수단을 쓰거나 아니면 마케팅 전문 기업과 연계해서 세계에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덕밸리에 국내외 마케팅을 시스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공을 위한 이러한 일련의 전략들은 '전문화'와 '융합화'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각 기업은 자신의 최고 경쟁력 부분을 집중 전문화하여 세계 최고로 만들고, 부족 부분은 그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는 회사와 연계하는 방법, 즉 융합화를 통해서 성공해야 한다. 이러한 전문화는 각 사의 숙제이지만, 융합화는 국가 전체의 시스템으로 풀어야할 문제이다.

이러한 세계 속의 대덕밸리를 만들기 위해서 정부나 자치단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나 자치단체는 두 가지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하나는 심판관의 역할, 각종 스포츠에서 심판의 역할이 중요한 것처럼, 경제활동에서 정확한 규칙을 지켜가며 공정한 활동을 하는지를 감시하고, 정상적이고 신뢰성이 있는 경제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 아니가 싶다. 다른 하나는 선구매자의 역할이다. 신제품이나 신기술은 아무도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신제품이나 신기술이 살아 남도록 어느 시간 동안 선구매자의 역할을 한다면 세계 속의 대덕밸리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세계 속의 대덕밸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벤처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되는 것이 아니다. 대덕밸리는 이를 구성하고 있는 연구소, 학교, 기업, 시민, 모두의 것이다. 따라서 대덕밸리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홍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덕밸리를 구성하는 것은 물리적인 것들만이 아닌 문화적인 요소도 있음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대덕밸리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가면서 문화와 더불어 발전하여야 경쟁력이 있는 세계 속의 대덕밸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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