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덕 훈 (한남대학교 경영연구소장 ·국제경영학)


매년 광복절이면 반복되는 일본총리의 신사참배 문제와 주변국의 분노, 그리고 정치적 타협…, 올해도 나의 예상은 적중했으며 교묘한 방법으로 신사참배를 강행하며 일본의 말장난에 아시아 피해국가는 놀아나고 있다.

혹자는 질문을 한다. 우리와 같은 국군묘지를 그 나라 총리가 참배하는 것이 무슨 잘못이냐고? 그러나 야스쿠니 신사참배가 문제가 되는 것은 전몰자들을 추모하는 곳 일뿐 아니라 14명의 A급 전쟁 범죄자( 태평양전쟁주모자)가 합사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곳을 참배한다는 것은 이들이 주도했던 전쟁을 인정하며 전쟁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이들의 그릇된 판단하의 전쟁 때문에 아시아의 많은 국가에 수없이 많은 피해를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 국가에도 문제가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교과서 왜곡 문제나 신사참배 문제, 망언 등에 중국, 대만, 한국, 북한, 필리핀 등 국가가 연합해서 의사를 결정해 본적이 없다는 것은 분명히 피해당사자 국가들의 잘못이다. 냉전 속에서 중국과 북한과의 만남이 쉬지 않았으며 우리는 아직도 이러한 문제를 논할 정치적 역량도 없고 오직 국내정치인들끼리의 투쟁 때문에 국민들은 고개를 돌리고 있을 정도이다.

같은 패전국이었던 독일의 경우는 전쟁의 도덕적 죄악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50년간 국가와 국민전체가 노력을 해왔다. 교과서 집필 시에도 전쟁의 피해를 입었던 유럽국가는 물론, 심지어는 유태인까지 참석하여 전쟁의 참상을 정확하게 알리는데 역점을 두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시아에서의 일본의 망언, 교과서 왜곡 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과의 말보다는 역사왜곡과 침략전쟁 정당화로 이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단적으로 말하자면 통절한 참회과정을 거치지 않은 일본형 민족주의의 부활과 동서냉전의 기류로 인하여 중국, 북한, 대만, 한국 등의 국가가 단합하여 일본의 반성과 참회를 요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었던 독일의 前수상 빌리브란트와 직접책임이 있거나 없거나, 노소를 불문하고 독일인 모두가 과거유산을 짊어져야 한다 며 전 세계에 독일국민의 의지를 피력했던 독일의 前 대통령 바이츠체커의 노력은 우리에게는 정말로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오늘날의 일본은 단 한 명의 총리도 이웃나라가 감동할 만큼의 발언과 행동을 보여 주지 못한 채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오히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그리고 교과서에서 역사왜곡까지 등장하여 피해국가들을 분개시키고 있다.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앞으로도 이들이 전쟁에 대해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다는 점과 잘못한 역사도 왜곡해 가르치려고 하는 행동 때문이다.

아시아 침략을 일본의 지식층은 서양제국주의의 아시아지배를 일본이 막았으며, 일본이 아시아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으며, 전쟁중의 가혹행위는 미국, 영국 등의 선진국의 어느 나라도 자행되었으며, 지금까지 전쟁 중에 이루어진 행위에 대해서는 그 어느 나라도 사과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영국이 인도를, 미국이 필리핀을 식민지 지배를 하였어도 사과한 적이 없는데 오직 일본만이 사과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엉터리 문답으로 대답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논리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논리는 계속 이어 질 것이다.

일본총리의 신사참배, 교과서왜곡과 계속되는 망언이 이어질 때마다 나는 역설적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너희들이야말로 경제대국일지는 몰라도 전 세계가 존경해야할 합리성이 결여된 국가이므로 정치대국은 되지 못한다. 그리고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만약, 일본이 잘못을 뉘우치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고 UN의 안전보장 이사국이 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앞으로도 새로운 고이즈미가 나타나 신사참배를 할 것이며 그리고 계속되는 교과서 왜곡으로 우리를 자극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

우리는 일본을 잘 알지 못한다. 일본은 한국의 백제 연구회의 연구회원 만해도 200여명이 넘고 발해 연구회원 만해도 300명이 넘는데, 우리는 정작 일본연구회원수가 300여명이 되질 못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신사참배가 이번으로 끝난다면 좋겠지만 절대로 그럴 경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년의 8.15는 그냥 지나갔지만 내년에는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는가? 장기적으로 본다면 국제적으로 연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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