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일 사장, “꿈돌이랜드가 부도덕한 기업인가요”

장세일 사장.
장세일 꿈돌이랜드 사장(47)은 최근 지료(꿈돌이랜드 부지 사용료)와 관련해 대전엑스포과학공원측과의 껄끄러운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진실’이란 단어를 꺼냈다. 기자와 만났을 때는 다소 흥분을 감추지 못해 눈가가 벌갰다. 자신의 속마음을 몰라줄 때 나오는 표정이 역력했다. 장 사장은 지난 93년 꿈돌이랜드에 입사, 사장에 오른 첫 인물이기도 했다. 그 만큼 꿈돌이랜드 사정을 꿰고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93년 입사해 사장에 오른 CEO

“꿈돌이랜드가 부도덕한 기업인가요” “자치단체나 공기업이 민간기업을 망하게 하는 거 아니지 않습니까”

장 사장은 최근 엑스포과학공원 측의 법적 조치 통보가 있은 뒤 언론에 보도되는 과정에서 ‘꿈돌이랜드가 지료를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도 안낸다’는 시각을 보여주는 대전시청의 시선이 못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과학공원측의 법적인 조치는 우선 한 달 유예됐다.

장 사장은 42억 판결이 못내 서운한지 여러 자료를 내보이며 ‘지료 판결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2001년 말 입장객 감소에 따른 적자운영 등의 이유로 지료 1% 납부를 요청했는데 엑스포과학공원측에서 28개월이 경과한 2004년 4월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2002년부터 2006년 확정 판결이 나기 까지는 양 사가 1%인지 4%인지 불확실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엑스포과학공원측에서 지료 확정을 지연하면서 연체료 10억원이 발생한 부분을 강조하는 이야기다.

“시민들이 진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장 사장은 답답한지 이 부분에서 ‘일식집’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한 일식집이 장사가 잘 될 줄 알고 월 2천만 원에 계약을 채결했다. 그러나 막상 장사를 해 보니 안됐다. 1억원을 들여 인테리어를 한 만큼 당장 문을 닫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억지로 끌고 갔다. 집주인은 한달에 5백만 원씩만 받고 넘어갔다. 2년쯤 흘렀다. 나중에 집주인이 그동안 못 받은 1500만원씩을 계산해서 다 달라고 했다. 계약을 했었잖느냐는 주장이 뒤따랐다. 근근이 끌고 온 2년 동안 장사가 잘 돼서 운영을 해 온 것이 아니냐는 설명도 덧붙였다. 일식집으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였다. 장사를 하지 말라는 건지...’

장 사장은 “일식집의 사정과 꿈돌이랜드측의 사정이 뭐가 다르냐”는 이야기다. 그는 답답한지 “시민들에게 물어봤으면 한다”고도 말했다.

장 사장은 지료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다른 전시관은 무상으로 지료를 면제해 주고 꿈돌이랜드만 1%에서 4%로 올리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지금 전기에너지관이나 자연생명관, 중앙대식당 등은 현재 지료를 받지 않고 있다. 또 교통안전체험관이나 특수영상효과타운도 무상으로 면제해 주고 있다. 장 사장은 꿈돌이랜드도 당연히 93엑스포 박람회에 참여한 업체로 같은 목적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지료를 면제해 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 낸다는 게 아닙니다. 낼 수 있도록 기업을 도와야지...”

장 사장은 무엇보다도 현재의 매출액으로는 지료를 감당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매출액 50억 원대 수준인 꿈돌이랜드로서는 지료 판결 42억원을 납부할 여력이 없다는 얘기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꿈돌이랜드측은 ‘시민단체나 신뢰할 만한 기관으로부터 감사도 마다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의로 내지 않으려고 한다는 대전시의 시선에 대한 강한 불만 표출이다.

장 사장은 “법원에서 결정이 나온 지료를 내지 않겠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기업이 운영될 수 있도록 해 가면서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는 얘깁니다.”

꿈돌이랜드는 이에 따라 최근에는 엑스포과학공원 측에 지료 상환계획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계획에서 꿈돌이랜드측은 △연체료 탕감과 △원금 80% 부과 △20년 분할 상황 안을 내 놨다. 장 사장은 이에 대해 “지료 관련 재판이 지료를 4%로 올린 뒤 28개월 지난 뒤에 제기하면서 고율의 연체료 10억원은 탕감해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료를 4%로 올린 것은 꿈돌이랜드가 흑자라는 정보에서 출발했으나, 흑자는 잘못된 계산으로 실제는 누적적자가 30억원에 이르고 있어 자료를 4%로 계산했을 때 80% 선인 25억원만 부과해 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꿈돌이랜드도 과감하게 담장을 없앨 수 있습니다”

장 사장은 ‘매출액 대비로 지료를 내는 방법이나 아예 꿈돌이랜드 담장을 오픈 하는 최후의 안’도 제시할 생각도 있다고 털어놨다. 엑스포과학공원이 담장을 헌 것과 연계해 꿈돌이랜드도 과감하게 오픈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담장을 오픈 했을 경우 연간 8억 원 정도 손실이 발생하는데 꿈돌이랜드측은 지료를 대신하자는 계산이다.

“지료를 낼 겁니다. 능력범위 내에서 상환하겠다는 계획도 냈어요. 상환계획은 법원에서 한꺼번에 값기 어려울 것이니까 대전고법 조정회의에서 나온 것을 토대로 한 겁니다. 그런데 이것도 일고의 가치가 없는 것처럼 바라보니...”

장 사장은 최후 수단으로 시민들에게 호소도 했다. “자치단체가 기업 유치에 애를 쓴다고 하는데, 있는 기업을 망하게 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면서 꿈돌이랜드를 파산시키면 엑스포공원도 결국 손해라고 강조했다. 또 꿈돌이랜드가 폐업되면 지역 경제와 고용창출에도 역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후의 상태를 가정한 이야기지만 우울한 이야기들이다.

장 사장은 인터뷰 마지막에 대전시의 조정을 기대하는 말을 남겼다. “대전시의 기업 유치도 중요하지만, 대전에 있는 한 기업이 잘 되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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