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착공 안하면 하구둑, 방파제 폭파하라"

금강하구둑을 점거한 채 군산방향으로 진출하려는 2천여명의 서천군민이 경찰의 저지에 막혀 2시간 가량 대치했다.

  [종합]

  집회 참가자들이 오후 4시경 도로 점거를 한때 풀고 주차장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경찰이 주최측의 방송차량을 임의로 이동시키자, 이에 격분한 서천군민 300여명이 다시 도로를 점거해 연좌농성을 벌이다 오후 5시 30분경 자진해산했다.

  이번 서천군민들의 도로점거와 같은 강력한 저항은 정부에서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정부에서는 그동안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장항산단 착공을 계속 연기하다가 최근에는 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개발로 나갈 것인지 갯벌 유지를 통한 환경 보전으로 갈 것인지 '민관 공동특위'를 구성해 논의를 해 보자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문제를 총괄하고 있는 한명숙 국무총리가 환경단체 출신이라 충청권에서는 한 총리가 환경단체의 의견을 좇아 '갯벌 보존'을 염두에 두고 일을 몰고 가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팽배한 상태라 충청권에서 정부의 민관 공동특위 구성을 받아줄 리는 없을 거 같다.

  민관공동특위 구성이라는 정부의 내부 방침이 알려지자 충청권에서는 '또 속을 순 없다'며 각계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민관공동특위'를 구성 할 경우 위원 선정부터 시작해 모든 논의를 처음부터 시작 할 수밖에 없어 충청권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라는 것이다.

  충청권은 정부의 '민관공동특위'구성을 다음 정부로 공을 떠넘기기 위한 시간벌기 속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단식 농성 중 쓰러져 병원에서 요양 치료중인 나소열 서천 군수도 병상 메시지를 통해 민관공동특위 구성에 응하지 말라고 강하게 요구했으며 이완구 지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충청권 인사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정부에서는 정권 초기에 얼마든지 해결 가능한 일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은 발표 시기를 실기하며 전 충청권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충청권 주민들의 반발 속에는 '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실리 챙기기'외에도 '우리를 속이기만 한 믿을 수 없는 정부에 대한 배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이구동성이다.

  쉽게 달아오르지 않지만 한 번 달궈지면 겉잡을 수 없다는 충청권 민심이 어느 쪽으로 튈지 지역민들조차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채 우려 속에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2보]

  오후 2시 30분 현재 금강하구둑 일대는 경찰이 진입을 통제한 채 서해안 고속도로 등으로 차량을 우회 시키고 있어 교통 흐름은 비교적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으나 군민들의 도로 점거가 장기화 될 경우 극심한 교통 체증이 우려된다.

  이에 앞서 궐기대회에 참석한 군민들은 '죽이든지 살리든지 금년 안에 결정하라', '장항산단이 착공되지 않으면 금강하구둑, 북측방파제를 즉각 폭파하라. 정부에서 하지 않으면 군민들이 실천에 옮기겠다'는 구호를 외치며 장항산단의 즉각 착공을 강하게 요구했다.

  김경제 비상대책위원장은 "앞으로 국세납부 거부운동, 장항선 연장공사 저지, 국가에 손해배상 청구, 서천군민 대규모 단식농성 등을 통해 우리의 의지를 강력하게 표현 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불상사는 정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오후 4시경 도로점거를 일시 풀고 주차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일부 군민들은 "오늘은 끝장을 봐야 한다"는 등 집행부에 불만을 표시했고, 집으로 돌아가는 주민들도 상당수 목격됐다.


  [1보]

  서천군민 2천여명이 금강하구둑(국도 21호)을 점거한 채 장항산단 금년 내 착공을 주장하고 나섰다.

  장항산단 조기 착공을 주장하는 서천 군민들은 14일 오후 2시 금강하구둑 주차장에서 궐기대회를 갖고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궐기대회후 장항시가지 방향으로 행진하던 군민들은 금강하구둑 교차로에서 군산 방향으로 행진 방향을 바꿔 금강하구둑을 전격 점거하고 1시간째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경찰은 행진 대열이 군산 쪽으로 방향을 바꾸자 대기 중이던 8개 중대 병력을 투입해 군민들의 진출을 막았고 한 때 밀고 당기는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한 주민은 경찰이 스프레이 형태의 최루가스를 자신의 눈에 뿌렸다며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이완구 충남지사는 14일 오후 서천군민의 집회가 과격집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물리적 방법으로 의사를 표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표명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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