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와 이세돌 기사의 바둑대국을 계기로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인공지능과 천재기사의 게임에서 이세돌 9단의 패색이 짙어지자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의 출현에 놀라워하며 흥분했고 SF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하기도 했다. 슈퍼컴퓨터로 무장한 알파고와 맞붙은 세계 최강자는 마치 고독한 인류의 대표자인양 사람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알파고가 인간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은 인간과 대결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일종의 성능테스트였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완벽을 기하려는 학습의 연장이었다. 물론 대국 이후 구글의
# 반석동에 살고 있는 김 교감의 아파트 현관 앞에는 오늘도 신문이 쌓여 있다. 주말에는 특히 그랬다. 모바일 시대라고는 하지만 지방 신문을 포함해 경제지와 중앙 일간지를 합쳐서 3개 신문을 구독하는 모양이다. 승강기를 타려고 하면 문 앞에 수북이 겹쳐 있는 신문들을 종종 발견한다. 며칠 전, 그동안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승강기를 탔는데 우연히 김 교감을 만났다. 이웃집에서 수년째 살고 있지만 자주 얼굴을 보지는 못한다. 가볍게 눈인사를 나눴다. 요즘 들어서 모습이 통 보이지 않아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며 한참 동생
1개월이 조금 넘은 듯하다. 세종시 아파트 하자보수 관련해 제보 전화를 받았다.J건설이 시공한 아파트 중 한 곳에 사는 입주민이라고 소개한 그 제보자는 업체 측이 하자보수에 너무 무성의해 화가 난다며 20분 가까이 넋두리를 늘어놨다.요약하자면 그동안 단지별로 진행됐던 하자보수 작업이 통합센터로 전환되면서 오히려 서비스의 질(質)이 대폭 하락했다는 불만이었다. 그는 지난겨울 강추위로 거의 모든 아파트에서 결로 등 보수가 필요한 하자가 발생했는데, 업체 측은 통합AS센터에 보수인력 2~3명만 놓고 아파트단지 몇 곳씩 관리하도록 하고 있
대전시는 작년 도청~대전역 간 중앙로에서 ‘차없는 거리’ 행사를 몇 차례 했다. 도청이 빠져나가면서 급격하게 쇠락하고 있는 원도심의 활성화 대책 중 하나다. 한 달에 한 번 주말에 차없는 거리 행사를 하면 사람들이 북적대며 상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하지만 피해를 호소하며 행사에 반대하는 상인들이 많다. 중구도 반대다. 대전시가 행사를 중단하든지 행사의 규모와 횟수를 크게 줄여주기를 원하고 있다. 대전시는 지금처럼 계속하고 싶어한다. 규모도 횟수도 줄이고 싶지 않다. 상인들은 대전시가 행사를 계속할까봐 걱정이 크다.“매
70대 남성 김 모 씨는 뇌경색 환자였다. 약 2년 전 뇌경색 발병 후 왼쪽 편마비가 나타났고, 보행은 가능하지만 삼킴 곤란으로 인해 정상적인 식사를 할 수 없었다. 때문에 2년 넘게 비위관을 삽입한 상태로 유동식을 주입하는 방법으로 식사를 해왔고, 위속에 직접 음식물을 넣기 위해 위에 구멍을 만드는 경피적 내시경 위조루술 시행을 위해 소화기내과로 입원, 시술 전 삼킴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필자와 만나게 되었다.환자가 뇌경색 치료를 위해 입원했을 당시 경구의 움직임과 씹는 기능은 어느 정도 유지되어 있었다. 그러나 음식물을 삼키면
# 공직생활 23년 차인 40대 후반의 김 사무관은 오늘도 밤잠을 설쳤다. 직장 일이라는 게 대개 그렇지만 마음에 들지 않을 땐 때려 치고 싶은 마음이 한두 번이 아니다. 승진과 대인관계 문제에서 생각만큼 신통치가 않을 때면 더욱 그렇다. 빠르면 3~4년 투자해서 박사학위를 딴 뒤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보겠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이것 역시 만만치가 않다. 당장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먹고 사는 생계문제가 눈앞에서 아른 거린다. 그뿐인가. 월 급여도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또래 친구들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하지만 일자리가 변변치
‘서쪽 긴 거리’ 베스테르롱가탄, 분주함과 복잡함의 ‘역설적 미로(美路)’곳곳 오래된 골동품 가게 몰려 있는 쾨프만가탄, 가장 ‘아름다운’ 골목시민·여행자 모두에게 사랑받는 대광장,매혹적인 건물들의 ‘집합체’노벨박물관, 노벨상 역사·역대 수상자 비롯 김대중 전 대통령 기록 전시스톨홀름, 행복 아는 사람들이 이방인에까지 행복 전염시키는 ‘낙원’골목은 좁다. 하늘을 다 가릴 만큼 높은 중세의 건물들 때문에 골목은 더 좁고 어둡다. 게다가 거친 돌바닥은 얇은 신발 탓에 발이 아프도록 걷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그 좁아터진 골목은 늘 행
민주당 경선을 넘어 미국 전역을 흔들고 있는 샌더스 돌풍은 오랜 미국 정치 속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독특한 사건이다. 사건. 그렇다. 이미 샌더스 신드롬은 때가 되면 돌아오는 정치행사를 넘어 역사적인 사건이 됐다. 현실적으로 샌더스가 클린턴을 꺾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되는 것이 상당히 어렵긴 하지만(흑인 유권자의 지지율에서 여전히 압도적 열세다) 몇 개월 전만 해도 누구도 샌더스가 이처럼 선전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버니 샌더스의 이력은 기존 민주당 주류 정치인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는 20대와 30대를 ‘운동권’으로 살다
권선택 시장 재판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지연되고 있다. 사건이 작년 7월에 대전고법에서 넘어갔으니까 대법 스스로 정한 예규(2개월 내 처리)대로라면 작년 9월에는 선고가 나왔어야 된다. 늦어도 작년 말, 더 늦더라도 금년 초에는 결판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결국 ‘한계 시점’ 3월 14일을 넘기고 있다. ‘한계 시점’ 3월 14일 이전 대전시장재판 선고 물 건너가이날을 넘기면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더라도 앞으로 1년 뒤인 내년 4월에야 재선거가 가능하다. 권 시장은 1,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상태여서 당선무효형
친(親) 박근혜 계 핵심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53. 인천 남구을)이 김무성 대표에게 ‘막말’을 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총선을 앞둔 새누리당이 발칵 뒤집혔다. 윤 의원은 ‘취중실수’라며 김 대표에게 사과를 구했지만, 꼬투리를 제대로 잡은 김 대표는 꿈쩍도 않고 있다. 지난 8일 한 종편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윤 의원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김무성이 죽여 버리게. 죽여 버려 이 xx. 다 죽여”라고 했다. "김무성 죽여" 새누리당 '발칵' 뒤집은 청양 출신 윤상현윤 의원은 충남 청양(청남면 청소리)이 고향이다. 서울대(경제학과
알파고가 인간계 최고의 바둑고수 이세돌 9단을 두 번 연거푸 물리쳤다. 제 아무리 연산능력이 뛰어난 컴퓨터라지만, 10의 170승에 해당하는 경우의 수를 일일이 계산해 바둑을 두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직관능력이 있는 인간계 바둑 초고수인 이세돌 9단이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뚜껑 열린 이 ‘세기의 대결’은 바둑계를 완전히 뒤흔들었다. 공학도들은 피조물인 컴퓨터, 즉 기술발전에 환호하고 있지만, 바둑 애호가들은 은근히 기분 나빠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사실 생중계로 대결을 지켜본 수십만 명 이상의 ‘인간들
‘침묵은 금이다’는 말이 있다. 때론 침묵이 물질보다 귀중할 때가 있다. 나설 때와 나서지 말아야할 때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금언이다. 춘삼월 꽃망울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 열정적인데, 충청권 시민사회는 그 정도로 적극적이지 않다. 그들의 일관된 침묵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지역사회까지 침묵의 장막을 치게 만들었다. 한 달 남짓 남은 총선을 앞두고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그야말로 ‘금 같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과거 총선이나 지방선거 때 후보자 낙천·낙선운동을 주도했던 시민단체들이 후보자들의 공약 검증과 가열찬 비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