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다가왔다. 각 당 비례대표 후보의 면면이 공개되자 다시 ‘비례대표 무용론’ 내지 ‘비례대표 폐지론’이 고개를 들었다. “함량미달” “1회용 의원” “쩜오(0.5) 의원” “미생(未生) 의원” “정파 보스의 쌈짓돈” 등 원색적인 표현이 여지없이 등장했다.그러고 보면 비례대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나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비례대표제는 1963년 6대 총선에서 소위 ‘전국구’로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그러니까 반세기가 넘도록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 중 상당수도 비례대표제에 회의적이다.무용
국회의원은 국민들의 대표이지만 지역의 대표이기도 하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그 지역의 이익을 국가 정책에 반영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대전지역 정치인들은 그런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지금 대전이 처한 위기의 가장 큰 책임은 기존 정치인들에게 있다고 본다. 서대전역 문제는 근대도시 대전 전체의 위기철도와 더불어 탄생하고 성장한 근대도시 대전은 호남선 철도가 떠나가면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호남선 역사(驛舍) 가운데 이용 승객이 가장 많던 서대전역은 한적한 간이역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 서대전역 이용객과 주변 상인들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도로를 이용하면서 쓰는 돈은 얼마나 될까?1종으로 분류되는 차량이 부담해야 하는 통행료 기본요금 2만 4600원에 기름 값, 그리고 간단한 식사와 간식 등을 포함한다면 4인 가족기준으로 20만 원은 족히 필요하다. 아무리 아끼려 해도 아낄 수 없는 것이 통행료와 기름값이다. 가장 싼 주유소를 뒤져봐도 1만원 이상을 줄일 수 없다.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것이 있다. 도로공사에서 위탁운영하는 휴게소 음식 값은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우동과 라면 등 간단한 면류에서 백반과 탕, 돈가스에 이르기까지 휴게소마다 적게는
# 내 주변을 살펴보면 혹독한 가난을 극복한 ‘흙수저’들이 많다. 그 역시 그랬다. 인삼으로 유명한 금산에서 가난한 집안의 장녀로 태어나면서 배고픈 어린 시절을 지내야만 했다. 가난이 너무도 싫어서 어떻게 하면 고향을 탈출할까를 놓고 늘 고민했다. 고향에서 고등학교를 겨우 끝내고 나서야 인근 대전으로 나와서 취직을 한곳이 작은 회사의 경리였다. 하지만 자신이 꿈꿨던 직장생활이 아니었다. 자신의 노력과 열정만으로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보험 설계사라는 직업을 소개 받은 게 그 무렵이었다. 본인이 다니고 있는 돈 많은 사장을 만나서
호흡곤란과 어지러움으로 병원을 찾은 50대 여성을 만났다. 내과에서 폐, 혈액, 심장 등 수많은 검사를 받았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낮 동안은 숨이 차기는 했지만 산소 수치는 떨어지지 않고 잘 유지되었는데, 밤만 되면 갑자기 숨이 멎는 일이 잦아져 급기야 인공호흡기까지 달게 됐다.그러던 중 내과 주치의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필자에게 의뢰를 했다. 추가적으로 MRI 등 몇 가지 검사를 시행한 뒤 환자에게 내려진 진단은 연수 경색에 의한 ‘온딘의 저주 증후군’이었습니다. 어쩌다 질병 이름에 저주라는 말까지 붙었을까?독일의 전설을
"인간답고 싶다" "법의 테두리에서 보호받는 국민이고 싶다." 지난 21일 국무조정실 앞과 정부청사관리소 앞에서 정부세종청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외쳤다.정부세종청사는 다른 정부청사들과는 달리 특수경비용역이 청사 방호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따르면 현재 청사 내 특수경비인원은 부족한 실정. 이들은 “실제 고가의 엑스레이 검색기와 금속 탐지기를 운영할 인원이 없어 20여 대가 방치된 채 낭비되고 있고, 남성 특수경비원 431명 중 5명이 현장에 투입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5명의 특경대원이 유령직원인건지, 다른 임
대전도시철도공사의 ‘합격자 바꿔치기’ 비리 사건의 중심에 경영이사 황재하 씨가 있습니다. 그는 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게 만든 사람입니다. 물론 그는 비리에 가담하지 않았습니다. 도시철도공사 사장도 자신의 지시로 발생한 사건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런데도 대전시는 도시철도공사 사장과 함께 황 씨까지 해임하려고 합니다. 대전시 감사실 관계자는 “(황 씨가) 인사관리 총괄담당으로서 부정채용 과정을 알고 있었다. 채점서류를 사적으로 보관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내 눈엔 해임 이유가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황 씨가 인사부서 간부인 이상 성
“그때를 기억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잠이라도 실컷 자봤으면 원이 없겠네요.”지난해 5월 메르스 첫 확진판정 이후 1년이 다 되도록 충남도는 재난 상황을 겪고 있다. 하늘이 도운 가을비에다 금강~보령댐 도수로까지 통수되면서 사상 최악의 가뭄을 극복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구제역이 터져 국내 최대 축산단지인 홍성으로까지 퍼진 상태다.도 공직자들의 피로감도 고조되고 있다. 각기 다른 부서가 위기상황에 대처하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다. 기후변화와 감염병 등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지만 유독 충남에서 그 정도가 심해 정확한 원인분석과
얼마 전 한 여성 환자가 밝은 웃음을 지으며 외래로 찾아왔다. 이 환자는 약 한 달 전 뇌경색으로 쓰러져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였다. 오자마자 환자는 이제 정말 피 검사를 안 해도 되느냐고 재차 물으며 연신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사실 이 환자는 한 달 전 만해도 반신마비로 쓰려져 응급실로 들어왔던 환자로, 다른 환자와 달리 ‘심방세동’이라는 부정맥 증상으로 인해 와파린이라는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심방세동은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면서 심장에서 혈전을 유발시킴에 따라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이 나타날
알파고와 이세돌 기사의 바둑대국을 계기로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인공지능과 천재기사의 게임에서 이세돌 9단의 패색이 짙어지자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의 출현에 놀라워하며 흥분했고 SF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하기도 했다. 슈퍼컴퓨터로 무장한 알파고와 맞붙은 세계 최강자는 마치 고독한 인류의 대표자인양 사람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알파고가 인간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은 인간과 대결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일종의 성능테스트였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완벽을 기하려는 학습의 연장이었다. 물론 대국 이후 구글의
# 반석동에 살고 있는 김 교감의 아파트 현관 앞에는 오늘도 신문이 쌓여 있다. 주말에는 특히 그랬다. 모바일 시대라고는 하지만 지방 신문을 포함해 경제지와 중앙 일간지를 합쳐서 3개 신문을 구독하는 모양이다. 승강기를 타려고 하면 문 앞에 수북이 겹쳐 있는 신문들을 종종 발견한다. 며칠 전, 그동안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승강기를 탔는데 우연히 김 교감을 만났다. 이웃집에서 수년째 살고 있지만 자주 얼굴을 보지는 못한다. 가볍게 눈인사를 나눴다. 요즘 들어서 모습이 통 보이지 않아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며 한참 동생
1개월이 조금 넘은 듯하다. 세종시 아파트 하자보수 관련해 제보 전화를 받았다.J건설이 시공한 아파트 중 한 곳에 사는 입주민이라고 소개한 그 제보자는 업체 측이 하자보수에 너무 무성의해 화가 난다며 20분 가까이 넋두리를 늘어놨다.요약하자면 그동안 단지별로 진행됐던 하자보수 작업이 통합센터로 전환되면서 오히려 서비스의 질(質)이 대폭 하락했다는 불만이었다. 그는 지난겨울 강추위로 거의 모든 아파트에서 결로 등 보수가 필요한 하자가 발생했는데, 업체 측은 통합AS센터에 보수인력 2~3명만 놓고 아파트단지 몇 곳씩 관리하도록 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