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두어 개의 언덕을 넘고 또 다른 작은 모래언덕을 막 넘었을 때였다. 멀리서 트럭 한대가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오 원장이 윗옷을 벗어 마구 흔들었다. 고래고함을 질렀다.“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뒤따르던 박 교수와 김 사장도 재빨리 자신들의 옷을 흔들었다.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들을 볼 수 있을 거리였다. 하지만 트럭은 이들의 행동을 보지 못한 듯 제 갈 길을 가고 있었다.오 원장이 다시 목청껏 고함을 질렀다. 박 교수와 김 사장도 함께 고함을 질렀다.“살려주세요.” “구해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이들은 언덕
올해의 초복은 7월 12일(음력 윤 5월 19일) 중복은 7월 22일(음력 윤 5월 29일) 말복은 8월 11일(음력 6월 20일)이다.▴ 삼복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그 정하는 방법을 살펴보겠다. 삼복의 처음인 초복(初伏)은 하지(夏至)가 지난 뒤 세 번째 경일(庚日)로 하고 중복(仲伏)은 초복이 지난 뒤 첫번재 경일(庚日)로 하고 말복(末伏)은 입추(立秋)가 지난 뒤 첫 번째 경일(庚日)로 정한다. 음력과 간지(干支)가 있는 달력을 놓고 따져보기로 한다. ① 초복은 하지로부터 세 번째 드는 경일이라 했다. 올해 하지는 6월 21일,
“돌아가면 다시는 네들과 안 어울려. 오랜만에 여행 왔더니 사람 속을 뒤집질 않나. 무슨 내가 돈이나 떼먹는 수전노로 몰지를 않나. 정말 후회스럽다. 네들과 이곳에 온 것이.”오 원장이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하 동문이야. 입만 아프다.”김 사장이 고개를 돌렸다.“나도 이하 동문이다.”이번에는 박 교수도 고개를 돌렸다.그들이 밤새 서로 싸우는 사이 동쪽 사막 너머에서 해가 어렴풋이 밝아왔다. 붉은 기운이 사막전체를 그득하게 채웠다. 하이에나도 보이지 않았다. 모닥불도 사거라든지 오래였다. 회색빛 재만 소복하게 쌓여 있었다
초·중·고교의 여름방학이 다가오자 신문과 TV 홈쇼핑 채널마다 해외여행을 부추기는 광고가 넘쳐나고 있다. 물론 낯선 이국에서의 관광은 더위를 잊는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고도 하겠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무더운 여름철에 바캉스를 떠나는 것인지 땡볕 아래 관광여행을 떠나는 것인지 약간 애매한 여행(?)을 하고 있다. 북위 14도∼21도, 동경 144도∼150도 태평양의 작은섬 사이판(Saipan)은 남북 약 23㎞, 동서 3~8㎞로서 고구마처럼 생겼으며, 면적은 제주도(1845㎢)의 약10분의 1인 185㎢이다. 사이판은 세계
나이 60이 넘으면 성정이 순해져서 웬만큼 고까운 소리를 들어도, 또는 보기에 언짢은 눈꼴 신 장면을 목격해도 빙긋이 웃으며 넘길 수 있을 줄 알았다.다른 사람도 아닌 공자님께서 ‘예순 살 부터는 천지만물의 이치에 통달함으로써 생각하는 것이 원만하여 어떤 일이든 들으면 쉽게 이해’를 하는 이순(耳順)의 나이라 하셨다잖은가. 그 말씀대로 그저 예순 살이 되면 저절로 못된 성품이 누그러져서 어지간한 일들은 다 너그러이 받아들이고, 매사에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 가며 살아 나갈 수 있을 줄 알았다.그런데 웬걸, 파르르한 성질머리는 여전하고
하이에나는 어슬렁거리며 자동차로 다가와 유리창 너머로 속을 들여다보았다. 그들과 눈이 마주쳤다. 코를 컹컹거렸다. 다들 몸을 움츠렸다. 어떤 놈은 자동차의 보닛 위에 올라와 앞 유리창 너머로 속을 들여다보았다. 하이에나와 눈이 마주치자 소름이 오싹 돋았다. 김 사장이 경적을 “빵”하고 울렸다. 그러자 호들갑스럽게 후닥닥 튀어 달아나더니 이내 살금살금 지프차주변으로 몰려왔다. 기다리면 먹을 것이 생길 것이란 심보였다.“정말 싫다. 나는 저런 짐승이 다가오면 심장이 멎을 것 같아. 미치겠어.”김 사장이 몸을 움츠리며 말했다.“그래도 너
핀란드 학생이 교환 프로그램으로 고등학교에 1년 동안 다녔다. 어색한 주변 환경에도 기죽지 않고 잘 웃고 활달한 그녀는 금방 학교에서 가장 인기 많은 학생이 되었다. 국어 수업 시간에도 비록 알아듣지는 못해도 열심히 한글 자모를 쓰면서 앉아 있는 모양새가 대견스러웠다. 처음에는 영어로 소통하던 그녀는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더니 한 학기도 지나기 전에 우리말을 웬만큼 알아듣기 시작했고 한해가 다 되어 떠나는 무렵에는 초등학생 저학년 수준의 읽기와 쓰기로 달라져 있었다. 떠나는 것이 아쉬워서 친구들과 학교 축제무대에서 노래하고 눈물을 보
김 사장은 계속해서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았다. 굉음과 함께 더욱 진한 연기를 토했다. 하지만 차는 움직이지 않았다. 여전히 헛바퀴가 돌았다.“저 자식은 황소고집이야. 제 마음대로야. 학교 다닐 때부터 그랬잖아.”“..........”“너도 인정하지, 저 자식은 본래 꼴통이었잖아. 우리가 놀아주니까 같이 노는 거지 애초에 꼴통이었어. 고2때 나보고 같이 사창가 가자고해서 애를 먹었다니까.” “그래?”오 원장은 흥미롭다는 눈치였다. 그렇게 오랫동안 사귀어온 친구들인데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귀가 솔깃했다. “그럼, 그때부터 저희 아버
얼마 전 페이스북을 열다 우연히 대전시가 벌이고 있는 트램 디자인 공모전을 보게 됐다. 전국 대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트램차량 외형 도안에 대한 응모작품을 접수해 총상금 2000만원 규모로 시상을 하는 이벤트였다. 말하자면 SNS상에 이런 공모전을 올려 대전이 트램 선도도시라는 위상을 세우고, 이를 전국에 널리 알리는 적극적인 홍보전략인 셈이다. 그런데 이 홍보광고에 달린 댓글들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댓글란에는 예상과는 달리 트램 건설에 반대하거나 비아냥하는 글이 빼곡이 올라 있었다.
마당의 조그만 물동이에 연(蓮)을 심어보고자 신매리 연꽃저수지를 들렀다. 저수지는 가뭄으로 바닥을 거의 드러내고 있다. 마침 모내기는 거의 끝났지만 이상 기온으로 가뭄이 심해 논바닥이 거북등 같다. 한 농부가 그곳에 양수기를 들이대고 마저 남은 물을 끌어 논에 대고 있다. 금년에는 봄 가뭄이 심해 농작물 피해가 예상된다고 하니 농민들의 속 타는 심정이야 오죽하랴 싶다. 뜰에는 보리가 여물어 황금벌판이다. 산자락을 따라 길게 이어진 밭에 누런 보리가 실하게 영글었다. 지난 가을에 파종하여 겨울을 나고 결실을 본 것이다. 우리 몸에
'새로운 먹거리 마련에 시급한 건설업계'를 위해 대전의 허파인 도솔산(월평공원)에 29층 2700여 세대의 대규모 아파트를 건설해 '숲세권'이라는 이름으로 건설업계의 새로운 성장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기사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건설업계에서 도솔산을 서둘러 개발해야 한다는 이유가 너무 이해하기 어려웠고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무엇을 위한 개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아름다운 숲 10선에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도솔산은 대전시의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도솔산을 끼고 흐르는 갑천 덕분에, 육상과 수상 생태계가 어우러지
주간 전적 4승 1패의 상승세로 이젠 중위권이 손에 잡힐 사정권에 들어왔던 한화이글스. 하지만 천적 넥센과의 주중 3연전을 모두 내주는 스윕패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고 주말 LG와의 3연전에서도 한 경기가 우천 취소되는 상황에서 1승 1패를 기록하며 주간 전적 1승 4패로 지난 주에 쌓았던 승패 마진 +3을 그대로 한 주간 만에 잃으며 승패 마진 -11로 롯데와의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를 맞게 되었다. 특히 넥센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의 7:2 역전패, LG와의 마지막 경기에서의 2:3 우천콜드게임 패배는 상당히 아쉬운 경기였다.지난
지나는 자동차는 보이지 않았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뜨거운 열기와 붉은 모래바람이 전부였다.“요기라도 하자.” 오원장이 차에 실려 있던 간식을 다시 뒤졌다. 곧이어 마른 빵과 버터 그리고 치즈크림, 과일이 담긴 통을 보자기 위에 내렸다. 과일 잼도 보였다.“사막에서는 사막의 맛을 봐야지.”오 원장은 ‘난’이라고 불리는 퍽퍽한 밀가루 빵을 찢어 김 사장과 박 교수에게 나누어주었다. 점심요기로 먹어야 할 정량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식식거렸던 탓에 목구멍에 넘어가지 않았다. 입속에서만 맴돌았다. “기분 풀고 방법을 찾아보자.
우리인생은 걱정의 연속이라 하겠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 걱정거리가 대부분은 쓸데없는 걱정거리라는 것이다. 심리학자인‘어니젤린스키’에 의하면 우리가 하고 있는 걱정거리의 96%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는 일들에 대한 걱정, 이미지나간 일들에 대한 걱정 등 쓸데없는 걱정거리라고 한다. 4%만이 우리가 그 걱정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진짜 걱정거리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걱정을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걱정거리는 4%밖에 안되고 나머지 96%는 해결 될 수 없는 걱정거리라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보통하고 있는 걱정의 대부분은 아직 일어나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見金如石).” 고려 말의 충신 최영 장군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평생을 청렴하게 살았다고 한다. 그의 손녀사위로 고려 말 조선 초의 재상인 고불 맹사성도 청렴한 사람으로 이름이 높다. 그는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청백리이기도 하다. 청백리는 맑고(淸), 깨끗한(白), 관리(吏)를 말한다. 그들은 공직을 이용해서 사리사욕을 취하지 않았고, 부정하게 재산을 모으지도 않았다. 오직 청렴한 벼슬아치였다. 관직이 매우 높은 사람도 있었고 아주 낮은 사람도 있었다. 비록 자신은 곤궁하게 살지라도, 백성들의 어
독일의 남부 마인 강이 흐르는 바이에른 주의 뷔르츠부르크(Würzburg)에서 뮌헨 남서쪽의 퓌센(Füssen)까지 약350㎞에 이르는 로맨틱 가도(Romantic Roads)는 독일에서 알프스를 넘어 세계의 중심 로마로 통하는 큰 길(大路)이어서 붙여진 도로명이다. 로맨틱 가도의 끝인 퓌센은 오스트리아와 국경인 베르흐데스가르덴에서 린다우까지 이어지는 ‘알프스 가도(Alps Roads)’와 교차하는 도시로서 주민은 겨우 15000명인 작은 도시이지만,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교통의 중심지여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독일의 가도에
박 교수의 출발신호와 함께 김 사장이 차를 몰기 시작했다. 달리지 못해 안달 난 황소가 따로 없었다. 쏜살같이 벌판을 뒤집으며 모래먼지를 일구었다. 바람이 모래위에 만들어놓은 풍문을 비호가 되어 가로질렀다. 곧이어 평탄지를 미끄러져 갔다. 곳곳에 움푹하게 패인 와지가 도사리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자동차가 허공으로 차올랐다. 무거운 체중을 이기지 못해 곧바로 떨어졌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의지를 시험하는 아이처럼 또 다시 언덕을 날아올랐다. 그리고는 모래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꼬꾸라지길 반복했다. 모래바다를 뛰어 오르는 돌고래의 모습
도저히 믿기 어렵다는 반응들이다. 중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설마 그렇게까지야 하고 놀랄 수밖에 없다. 교사들은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알려지지 않은 부적절행위가 상당히 많다고 입을 모은다. 교실에서 특정 여성교사를 상대로 남자아이들이 벌였다는 행위는 사실상 심각한 성폭력에 해당한다. 이 행위로 교사와 주변 학생들이 받은 심리적 충격은 쉽게 씻어내기 힘들고, 기억하기 싫은 고통을 가져왔을 것이다. 중학교 학생들의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행위에 대해 어른들은 먼저 우리 주변의 어떤 것들이 이런 상황을 가져왔는지에 대해 돌아보아야 한다. 그
“야! 드디어 자유다. 자유.”운전대를 잡은 오 원장이 고래고함을 질렀다.노란색 지프차가 붉은 사막 한가운데를 향해 내달렸다. 불타는 저녁노을처럼 붉은 모래 물결로만 이루어진 사막은 보는 것만으로 황홀했다. 거대한 비늘들이 언덕을 이루며 첩첩이 드러누워 있는 곳. 그곳은 자유의 땅 사막이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그루 없어 도리어 넉넉한 곳이었다.“여기를 찾기 위해 얼마나 뒤졌는지 몰라.”오 원장은 스스로 대견해하는 말투였다.그는 일찍이 여행사에 사막여행지 선정을 부탁 했다. 그랬더니 고비사막만 달랑 추천했다. 사막을 의도적으로 여
“5위 LG와의 승차는 7경기. 이번 주는 7승 2패의 kt와 3승 3패의 두산. 최근 페이스가 떨어진 kt를 상대로 좋은 흐름을 만들고 두산과 힘겨루기를 할 수 있다면 다시 한번 기회는 올 것이다. 하지만 마운드 운영의 변화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지난 주 칼럼의 마지막에 적었던 내용이다. 삼성과의 주말 3연전에서 1무 2패로 고전하면서 자칫 중위권 진입이 벌어질 수 있었던 한 주였다. 하지만 페이스가 떨어진 kt를 상대로 2승 1패의 위닝시리즈로 “좋은 흐름”을 만들었고 불미스러운 일이 겹치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한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