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이면,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해서 지방자치제가 다시 우리의 역사적 현실로 나타난 지 벌써 25년째가 된다. 성년기를 맞이한 지방의회가 그동안 지역사회에 이룩한 성과는 크다. 가장 큰 성과는 민주주의 발전과 지방자치발전에 기여하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지방의회 운영 4반세기 동안, 지역주민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만족도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임기내내 되풀이 되었던 의원들의 무분별한 해외연수, 지방의원 보수의 무리한 인상 시도, 그리고 의장단 선거때마다 등장하는 파벌과 감투싸움 등은 국민들이 지방의회를 냉소적으로 보는 주
평소와 다름없는 외래시간이었다. 진료실밖에 소란스러운 소리가 나고, 잠시후 이동식 침대를 타고 있는 기력 없어 보이는 할아버지 한분과 젊은 사람들이 같이 이동식 침대를 끌고 진료실 안으로 들어왔다.자녀로는 보이지 않아 관계를 물어보니 요양원 관리직원과 병원운전사였다. 환자는 특별한 뇌병변은 없는 환자였지만 독거노인이었고, 연락되는 자녀가 없어 나이가 들어 활동을 거의 없어 동사무소 독거노인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요양원에 최근 입소했다.83세 박모할아버지는 평소 우울증이 있어 신체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식사량도 매우 적었다. 요양
#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 당시 꽤나 유명했던 말이다. 1990년대 중후반에 나는 문화유적 답사에 미쳐 있었다. 투박한 얼굴, 생김새와 전혀 어울리지 않게 글 솜씨가 매력적인 유흥준 교수가 펴낸 책을 읽고 완전히 반해 버렸다. 미술사학자 유홍준은 글쓰기를 통해 유적 답사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지금도 그가 펴낸 시리즈는 인문학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서울대 미학과에 입학했으나 학생운동을 하면서 무기정학, 교도소 수감 등 고초를 겪고 17년 만에 겨우 졸업했다. 그 사
작년 이맘 때 박근혜 대통령은 ‘유승민 파동’을 불러온 국회법 개정을 비판하면서 이름도 생소한 ‘아문법’을 거론했다. 그는 “국회가 꼭 필요한 법은 당리당략으로 묶어 놓고 본인들이 추구하고 당략적인 것만 빅딜해서 통과시키는 난센스적인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아문법’을 사례로 들었다.광주에서 전남으로 옮겨간 옛 전남도청 뒷편에 7000억 원을 들여 새로 지은 아시아문화전당은 국가기관이다. 이 기관을 지원하기 위한 법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 곧 아문법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이 기관에 운영비 등으로 매년 800억 원이 들어간다고 분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의 남자 주인공은 이렇게 말했다. “노인과 어린이와 여자는 무조건 먼저 구하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그리고 위험 속에서도 언제나 민첩하고 용감하게 그 임무를 수행하여 수많은 여성 팬들을 사로잡았다. 여성은 오랫동안 보호의 대상이었고 여성을 보호하는 것은 남성의 의무이자 명예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제 이런 남성의 기사도 정신은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드라마 속의 판타지일 뿐이다. 급기야는 여성이 보호의 대상이기는커녕 혐오의 대상이 되었단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스물세 살 꽃다운 아가씨가
조각을 하는 사람들이 나무나 돌에 사람의 얼굴을 조각 할 때 코는 본래 하고자 하는 크기보다 조금 크게 나두고, 눈은 조금 작게 나둔다고 합니다. 그것은 조각의 특성상 나중에 새로 다듬고 고치려고 할 때를 대비해서입니다. 즉 한번 깎아내고 나면 다시 고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하는 행위에는 한번 저지르고 나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지요. '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고,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은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지 않은 것은 나중에 다시 할 수 있
신경외과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외과의사다. 수술이 필요한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진료과 의사다. 진료하는 대표적 질환은 뇌출혈과 뇌종양이다. 최근 내시경처럼 혈관속을 타고 들어가 치료하는 이른바 “뇌혈관내수술” 기술이 발달하여 뇌경색도 신경외과 치료 영역에 들어가고 있다.하지만 신경외과 진료 대다수를 차지하는 질환들은 여전히 뇌출혈이고 그러다 보니 머리 외상 환자가 많다. 머리 외상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교통사고다. 한참 교통사고 환자를 많이 볼 때에는 입원 환자 중 70%가 교통사고 환자였던 적도 있었을 정도다. 몇
# “나에겐 원죄 같은 것이었다. 불교를 선택한 것은 종교적인 이유가 절대로 아니었다. 나는 한국전쟁을 겪어야만 했다. 당시 절반 넘는 사람들이 죽어갈 때 나는 기적같이 살았다. 그러나 나의 사랑하는 친구는 죽었다. 결국 나의 삶은 그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대신 살아난 일종의 죄의식 이었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이렇게 목숨이 붙어 있으니까 그들이 살지 못한 삶까지도 대신해서 살아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게 됐다. 혼란스러웠던 그 와중에 마을에선 좌익과 우익으로 나뉘어 서로 죽고 죽이는 사건들이 연이어 터졌다. 우연히 마을에 온 승려
권선택 대전시장이 산하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모양이다. 자신의 선거공약으로 도입된 ‘인사청문간담회’에 대해 회의론을 폈다. 지난 2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다. 권 시장은 “인사청문회를 해보니 내가 의도했던 방향과 맞지 않았다”며 “제도적 한계, 법적 조치 불비 등의 원인으로 또 다른 논란이 양산되는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시적으로 ‘인사청문회 폐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폐지 뉘앙스를 짙게 풍겼다. 해도 걱정, 안 해도 걱정이다.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때는 “실효성이 없다. 왜 그 정도밖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한국 사람으론 처음으로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유엔사무총장 자리에 오르면서 한국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줬다. 국내 정치가 실망스러울 때마다 눈을 바깥으로 돌려 그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대권후보 여론조사를 하면 1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나는 빼달라”며 손사래도 쳤으나 ‘본심’은 숨기기 어렵다.반기문 총장의 부지런함과 부정적 평가임기 후반으로 가면서 새로운 동반자가 필요해진 현직 대통령이 반 총장과 교감을 이루는 듯 보이면서 유력한 대선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총선 참패와 함
필자는 26일 논산시 문예회관에서 열린 ‘황산벌전적지 문화재 지정을 위한 전문가 학술회의’에 참석했다. 황산벌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약간의 기대를 하고 참여하였지만 내용이나 모든 면에서 기대이상을 넘어 너무나 뜻 깊은 자리였다. 우선 학술발표내용도 충실했고 여기에다 발표자의 열정, 그리고 일반으로 참석한 모두가 진지한 자세로 경청했다. 필자는 직업상 많은 학술대회를 다니고 있지만 이처럼 열정과 관심, 그리고 기대를 모으게 한 학술대회는 처음인 것 같다. 필자는 어떤 필연인지 몰라도 황산벌과 인연이 너무 깊다. 본적은 황
첫 번째 환자는 93세 할머니로 이전에 뇌졸중 과거력이 있지만 꾸준히 약물치료를 했었고, 그 외 고혈압, 당뇨 없이 건강하게 지내온 환자다. 환자는 오후 늦게 신경과 외래로 찾아와 내원 당일 오전부터 오른쪽 팔의 힘이 없었었으나 증상이 경미하여 지켜보던 중 오후에 병원을 찾았다.입원후 시행한 MRI 촬영에서 급성 뇌경색으로 진단하고 약물치료 및 수액치료, 뇌졸중 위험요인에 대한 원인분석을 진행하였다. 다행히 고령인 점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증상 없이 몇 일만에 완쾌되어 건강하게 퇴원했다.두 번째는 50세 남자환자로 고혈압을 진단 받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