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은 '배부른 충청도론'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진: 다음 지도 캡쳐)18대 국회를 돌아보면 세종시 수정안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공약 백지화 움직임에 이르기까지 아찔한 기억이 많다. 그때마다 누구는 머리를 깎았고, 냉기가 흐르는 바닥에서 목숨 건 단식투쟁을 벌였고, 엄중한 자리를 주저 없이 던졌다. 이제 와서 보면 충청인 모두의 값진 승리였다. 충청도 정치사상 그토록 파란만장했던 시기가 또 있었을까 싶다. 더 뜻 깊은 것은 함께 일군 성과들이 우리의 후손들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거란 사실이다.
20년 전인 1993년 8월7일은 ‘대전엑스포93’이 막을 올린 날이다. 대전엑스포는 개발도상국으로서는 처음으로 개최된 전문박람회로 93일간 1400만 명이 다녀가는 기염을 토했다. 세계 108개국과 30개 국제기구가 참가해 규모 면에서도 세계 최대 잔치로 손색이 없었다.대전엑스포 개막을 알리는 1993년 8월7일자 한겨레신문 1면.그러나 대전엑스포의 영광은 이제 옛일이 되었다. 올해 20주년 기념행사를 끝으로 내년 이맘때면 엑스포과학공원 내 많은 시설물은 사라지고 없을 수 있다. 어쩌면 올해 20주년기념행사가 대전시민이 과학공원
이재선 전 국회의원.한국에서 아파트는 부의 욕망과 개발지상주의 토건문화가 만든 대표적인 획일문화 중 하나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주거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측면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대전시를 위해서 또 대한민국을 위해서 빠른 시간 내에 해소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지금 대전에는 성냥갑 같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에 이어 지나치게 독창적이다 못해 괴기한 주상복합아파트가 무분별하게 지어지고 있다. 에너지 효율은 물론 주거민의 건강마저 해칠 뿐 아니라 도시 전체를 엉망으로 만드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마저 지어지고 있다. 이는 넓은
임기 1년을 남긴 안희정 충남지사가 최근 정기 인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많은 관심속에 진행된 이번 인사는 여러 곳에서 공무원들의 반발을 사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4급 이상 간부공무원들의 발탁 인사 방식에 공무원들 반발 조짐무엇보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발탁으로 점철된다. 물론 4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그들의 영향력을 봤을 때 4급 간부들의 발탁 인사는 예상대로 많은 파장을 불러왔다.가장 많은 파장을 불러온 것은 4급 서기관 승진 인사였다. 도는 4급 승진자 중 행정직 8명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3명
김학용우리는 힘깨나 쓰는 사람들은 수억 원의 뇌물을 받아먹고도 죄가 없는 사람처럼 수사망에서 빠져나오는 장면들을 자주 보아왔다. 수뢰 혐의로 수사받는 정치인 치고 “예, 맞습니다. 나, 돈 좀 먹었습니다”하고 스스로 검찰에 걸어 들어가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교육감도 이제는 이런 정치인에 포함돼야 마땅하다. 교육감이라는 자리는 정치성을 허용하지 않는 직책이지만 선거로 뽑힌다는 점과, 임기 보장 같은, 정치인과 유사한 권한이 부여된다는 점에서는 정치인으로 분류해도 무방하다. 특히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된 경우에는 국회의원이나 시
김학용 편집국장염홍철 시장이 과학벨트 수정안을 그냥 받아들인 것은 잘못된 선택임이 분명해 보인다. 내년 시장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결정적인 패착이다. 염 시장은 과학벨트 수정안의 문제점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중앙정부와 맞서 싸워야 했다. 그것이 염 시장에겐 내년 시장선거에 출마하고 당선도 될 수 있는 길이었다.그러나 염 시장은 굴욕적인 수정안을 받아들였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가 수정안을 제안했을 때 시장이 수용조건으로 '4대 원칙'을 내세운 것 자체가 대전시로선 수정안이 불리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수정안이
만남과 이별, 기쁨과 슬픔, 출생과 죽음까지도 밥 속에 녹아있다. 밥에는 온기가 있다. 따뜻한 밥을 나누면 사람 사이에 정이 생기고 마음이 열린다. 언제나 큰일은 밥을 동반한다. 결혼식, 장례식, 돌, 상견례 등 크고 작은 일에서 함께 밥을 먹으며 축하와 위로를 전한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집안의 대소사가 생기면 곳간을 열어 음식을 이웃들과 나누며 기쁨과 슬픔까지 함께 나누지 않았던가. 뿐만 아니라 마지막을 정리하는 것도 밥의 역할이다. 입대 전, 밥 한 끼. 이별을 앞둔 연인의 밥 한 끼, 졸업식 때 밥 한 끼. 먼 곳으로 떠
김학용 편집국장미래부 장관이 충청권 새누리당 국회의원들 앞에 사슴 한 마리를 갖다 놓고 물었다. “여러분, 이거 말(馬) 맞죠?” 이들 국회의원들은 장관에게 “도대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며 호통치는 시늉도 하더니 상황 파악을 했는지 이내 모두들 입을 다물었다. 이게 요즘 상황이다.과학벨트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데도 새누리당 충청권 국회의원들은 말이 없다. 과학벨트를 반토막 내는 ‘수정안’을 ‘원안’보다 낫다고 믿기로 한 것 같다. 정부가 전체 사업비에서 불과 5% 부족한 예산을 핑계로 사업장(場)을 둘로 쪼개겠다는, 말도
김학용 편집국장과학자 교수 의사 변호사 등은 전문가다. 그러나 전문가가 다 지식인은 아니다. 사르트르에 따르면 모든 전문가는 ‘잠재적인 지식인’일 뿐이다. 그럼 전문가는 어떻게 지식인이 되는가?사르트르에 따르면, 지식인이란 지적 능력에 관계되는 일(정밀과학 응용과학 의학 문학 등)로 명성을 얻은 뒤 이를 이용하여 자기 영역을 벗어나고, 보편적이지만 독단적인 개념(명확하건 불명확하건, 도덕주의건 마르크시즘이건 간에)을 내세워 사회의 기존질서를 비판하려 하는 모든 사람을 말한다. 따라서 과학자가 핵무기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
대한민국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할 때 우리 국민 여러분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머리띠를 두르고 촛불을 켜들고 광장으로 뛰쳐 나갈 것인가? 아니면 다음 선거를 기다리고 벼르면서 울분만 토할 것인가? 모두 아니다. ‘광장’이나 ‘촛불’의 대전제(大前提 ; Major premise)는 무엇인가? ‘광장’의 대전제는 ‘폐쇄된 사회’, 또 ‘촛불’의 대전제는 ‘어둠의 시대’다. 다음 선거를 기다리는 ‘침묵과 방관’의 대전제는 ‘권리와 의무의 포기’이다. 이명수 의원과 심상협 문학평론가가 각계 전문가들과 토의 성과를 책으로 정리한 책 『
김학용 편집국장대전시의회가 사라져 가던 별정직 공무원을 뽑겠다고 나섰다. 명분은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이다. 시의회에서만 일하는 ‘별정직 전문위원’을 뽑으면 집행부인 시장(市長) 눈치 안 보고 시의회만을 위해서 열심히 할 것 아니냐는 이유일 것이다. 맞는 말이다. 별정직을 뽑든 개방형으로 뽑든 지방의회 인사권을 독립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과 절차는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이 부분에 조금이라도 의문점을 남긴다면 인사권 독립을 빙자한 ‘관직 장사’에 다름 아니다. ‘인사권 독립 실천 계획’부터 마련해야대전시의
김학용 편집국장충남도가 새로운 ‘인사 실험’을 하고 있다. 국장급인 3급과 과장급인 4급으로 승진하는 데도 ‘역량 평가’라는 것을 반영하는 모양이다. 이른바 ‘역량강화 교육’을 통해 관리자로 승진할 만한 역량을 갖췄는지를 평가해서 ‘참고’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평가의 방법이다.‘역량강화 교육’ 점수 참고하겠다는 충남도 간부 승진 인사충남도는 최근 사흘간 하반기 승진후보자 72명을 합숙시키면서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다음 주에는 본청에서 시험도 보게 된다고 한다. ‘교육’을 주목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평가’가 포함돼
미래부의 제안을 듣는 자리에 참석했던 대전 충청권 새누리당 국회의원들. 이인제 이완구 정우택 홍문표 박성효 이장우 성완종 김태흠 의원들이 그 자리에 간 지역 출신 현량들이다.능욕(凌辱)이란 무엇인가? 남을 깔보고 욕보이는 것이다. 우롱(愚弄)이란 무엇인가? 어리석게 보고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이다. 조롱(嘲弄)이란 무엇인가?비웃고 깔보며 놀리는 것이다.희롱(戱弄)이란 무엇인가?제멋대로 가지고 노는 것이다.농락(籠絡)이란 무엇인가? 교묘한 꾀로 놀리는 것이다.과학벨트 쪼개 과학공원 활용하자는 안(案) 사기극은 아니다지금, 대전 충
김학용 편집국장미래창조과학부가 기초과학연구원을 엑스포과학공원에 넣으면 어떻겠느냐고 대전시에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가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이다. 국가사업인 과학벨트의 부지매입비를 대전시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안 된다며 일치된 입장을 보였던 지역사회에 분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래부 제안에 시민단체는 반대하고 대전시장과 지역국회의원들은 찬성하는 쪽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과학벨트 해법, 의견 갈리는 지역 사회시민단체는 대전시 소유의 과학공원에 기초과학연구원을 넣는 방식으로 결국 부지매입지를 대전시에 떠넘기고 과학벨트
김학용 편집국장학문에도 귀하고 천한 구분은 있을 수 없다. 어떤 학과는 높고 귀하며 어떤 학과는 낮고 천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학문의 성격에 따라 뿌리와 가지로 나눌 수는 있다. 뿌리는 기초학문, 가지는 실용학문이라 말해도 좋겠다.철학은 모든 학문의 뿌리다. 인문학도 자연과학도 그 정점에는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사람의 문제’를 다루는 인문학이나 ‘사물의 문제’를 탐구하는 과학도 학문의 궁극적 기반은 철학이다.모든 학문의 뿌리는 철학어떤 대단한 이론도 그것이 참인지, 현실적 가치는 있는지 등의 문제를 검증받으려면
김학용 편집국장정치인에게 ‘불출마 선언’은 고통스런 일일 게다. 더 높은 곳이나 전혀 다른 길을 가기 위해, 또는 전략적 선택으로 흔쾌히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면 불출마 선언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법적으로 더 이상 출마할 수가 없기 때문이든, 주변 사정이 여의치 않은 때문이든 힘든 일이다.이준원 공주시장이 어제 불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재선(再選) 시장이므로 한 번은 더 출마할 수 있는 입장이다. 나이도 40대 후반이다. 이 시장은 그 기회를 스스로 접었다. 그의 불출마 선언은 개인적인 문제로 보인다. 그는 “사랑하는 아
강창희 국회의장, (자료사진)‘헌정사 64년 만에 나온 충청권 출신 입법부 수장에 대한 지역의 요구와 기대는 정당한 것일까, 아니면 무리한 것일까?’ 강창희 국회의장에 대한 비판조의 기사를 쓸 때마다 느끼는 고민 중 하나다. 해머와 최루탄이 등장했던 18대 국회와는 달리 무난하게 흘러가고 있는 19대 국회임에도 강 의장에 대한 충청권의 기대감은 조금씩 실망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가장 큰 이유는 지역 현안에 대한 강 의장의 역할 부재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강 의장이 충청권 현안에 손을 놓고 있진 않겠지만 ‘보이는 역할’은 없
김학용 편집국장지역의 최대 현안인 과학벨트 사업의 전망이 불투명해졌는 데도 앞장서서 몸을 던지겠다는 사람이 없다. 대전시장도 지역의 여야 국회의원들도 “당신이 나서라”며 서로 떠밀고 있다.‘과학벨트 민관정협의체’는 민주당의 이상민 의원이 제안했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충청권 공통 현안을 위해 여야 국회의원, 시?도당 위원장, 광역단체장이 참여하는 충청권민관정협의체를 만들자고 했다.지역 현안에 대해 지역민의 힘을 결집하는 좋은 방법일 수 있다. 행정도시 사수도 이런 기구를 만들어 대응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본
김학용 편집국장부정적 평가 많은 와인축제와인축제가 대전에 어울리는 축제인지 잘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축제전문가나 문화를 안다는 사람들은 대체로 “대전에서 무슨 와인축제냐?”는 부정적 반응을 나타낸다. 얼마 전 대전KBS에서 지역축제를 주제로 전문가들이 나와 토론하는 것을 봤다. 사회자를 제외한 4명 가운데 셋은 축제나 문화 전문가였고 한 명은 대전시 공무원이었다. 전문가 3명 중 2명은 와인축제에 대해 명확히 부정적인 입장이었고 한 명도 찬성입장은 아니었다. 와인축제의 필요성을 주장한 사람은 그 공무원뿐이었다.전문가가 아닌
이지수 기자근로자의 날인 1일 저녁 기자는 24시간 같았던 ‘엘리베이터 안의 30초’를 경험했습니다. 대전시청 엘리베이터가, 기자실이 있는 9층에서 1층까지 내려오는 30초가 그렇게 긴 시간었습니다. 9층 기자실에서 취재를 마무리를 하고 시간을 보니 오후 6시 35분을 가르키고 있었습니다. 짐을 정리하고 복도로 나와 엘리베이터를 기다렸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과거 공보실에 근무했던 직원의 낯익은 얼굴이 보였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에 타니 안쪽에 염홍철 시장님이 타고 있었습니다. 시청 출입기자가 시장과 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