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용 주필충남도의 한 시군 출신 변호사는 얼마 전, 사석에서 “군수를 선거로 뽑지 말고 외부에서 유능한 CEO를 데려오면 좋겠다”고 했다. 군수가 내줄 수 없는 허가를 마구 내주고, 비위 소문이 꼬리를 무는 데도 누구도 제지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했다. “차라리 대기업 CEO를 군수로 데려오자”는 변호사군수로 나올 만한 젊은 인재들은 고향을 떠나고 부패하고 무능한 사람들이 군수가 되어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있지만 대책이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차라리 지방자치를 포기하고 대기업 CEO를 데려와 지역 살림을 맡기는 게 더 낫겠다는
김학용 주필선거는 각 정당이 후보라는 상품을 파는 시장(市場)이다. 시장 원리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다면 좋은 상품이라야 더 잘 팔리는 게 맞다. 그러나 정당은 좋은 상품보다 자신들이 팔고 싶은 상품을 내놓는다. 전략공천이라고 불리는 전략상품이다. 좋은 상품 대신 팔고 싶은 상품 내놓은 새정치민주연합전략상품에 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당이 아닌 공천권자의 전략상품인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다. 이름만 공천(公薦)일 뿐 사실은 공천권자의 개인적 이해가 반영된 사천(私薦)이기 때문이다.선거 때마다 정당들이 외치는 공천개혁은 이
김학용 주필대통령제 민주주의 국가에선 중요한 문제를 대통령과 국회가 결정한다. 이때 국회는 국회 운영의 주역인 여야 원내대표, 특히 제1당의 원내대표라 할 수 있다. 여당의 원내대표는 여당 국회의원들을 대표하는 자리다. 이완구 의원이 그 자리를 맡았다. 충청도 출신으론 처음으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되었다.충청도 출신 원내대표의 탄생을 보면서 두 가지가 궁금했다. 첫째 이 대표가 빈칸으로 남아있던 ‘포스트 JP’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둘째 그가 그동안의 원내대표들과는 달리 새로운 정치를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첫째는 충
김학용 주필국토부는 그제 ‘도시재생 선도지역’ 13곳을 발표했다. 구(舊) 충남도청 부근처럼 쇠락한 도심을 되살리기 위한 정부사업이다. 선정 지역엔 60억~250억 원이 지원된다. 13곳 중에 대전은 빠져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시도 중에선 대전과 울산만 물을 먹었다. 충남과 전남은 2곳씩 뽑혔고 부산 대구 광주도 1곳씩 들어갔다. 광주시는 ‘구 전남도청 주변 활성화 사업’으로 100억을 지원받게 되었으나 대전시가 낸 ‘구 충남도청 주변 활성화 사업’은 떨어졌다. 국토부는 각 시도가 신청한 86곳 가운데 13곳을 선정했다. 대
김학용 주필세월호 사고는 생때 같은 학생들 260여 명을 눈앞에서 수장(水葬)시킨 거나 마찬가지다. 이런 비극이 없다. 대한민국의 부모들은 구조 책임을 회피한 선장에게 아무리 큰 죄를 물어도 화가 풀리지 않을 것이다. 기념촬영을 하다 목이 달아난 공무원을 동정할 사람도 없다.모두 일벌백계(一罰百戒)를 요구하고, 박근혜 대통령도 경악 분노 퇴출 등의 단어들을 쏟아내면서 일벌백계를 다짐했다. 대통령은 승객구조를 방기하고 홀로 탈출한 선장과 일부 선원들에 대해 “살인과도 같은 행위”라며 일벌백계를 주문했다. 돈 많은 세월호의 주인에
지난 달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열린 학부모 촛불문화제 포스터."겁내지 마라. 아무 것도 시작하지 않았다./기죽지 마라. 끝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걱정하지 마라. 아무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슬퍼하지 마라. 이제부터가 시작이다./조급해하지 마라. 멈추기엔 이르다./울지 마라. 너는 아직 어리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양온유 양의 페이스북 글 中2014년 4월, 대한민국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전 국민이 비통함에 젖어 있다. 꽃다운 학생들이 목숨을 잃은 건 참으로 애통한 일이다. 배가 왜 침몰했고, 누구의 잘못인
김학용 주필인구 150만 명의 대도시에서 단일 노선의 도시철도는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도시가 오이처럼 길쭉한 모양이 아니라면 한 두 개 노선은 더 건설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 순환선이나 X자형 노선 체계가 단일 노선보다는 경제적일 가능성이 높다.150만 도시에선 단선보다 2~3개 노선 더 효율적150만의 대전은 길쭉한 도시는 아니다. 기본적으론 2호선 건설이 타당하다. 다만 건설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든지 도시미관의 문제가 심각하다면 노선을 늘리는 게 어려울 수 있다. 건설비용과 미관 문제는 모두 건설 방식과 관련이
이번에도 변죽만 울리다 끝날 일이라 생각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이야기다. 결과적으로는 그 생각이 맞았다.지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 모두 이구동성으로 기초선거 무공천을 약속했다. 그 배경에 안철수 후보가 브랜드화한 ‘새정치’가 있다. 기초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과 기초의원(시·군·구의원) 선거의 공천을 사실상 국회의원이 좌우하다보니 부작용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전략적으로 ‘좌클릭’이 필요했던 박근혜 후보도, 개혁적 이미지에서 안철수에게 뒤질 수 없었던 문재인 후보도 ‘새정치’ 물결을 탈 수밖에 없
김학용 주필권력이 맛있는 음식이나 금은보화와 다른 점은 아무리 오래 가지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권력은 한번 맛보면 죽을 때까지 놓고 싶지 않은 게 사람 마음이다. 고금을 통해 보면 왕의 자리를 스스로 버린 사람들도 간혹 있으나 그 경우는 권력이 싫어서라기보다 정치가 적성에 맞지 않은 때문이다.욕심으로는 죽는 순간까지 권력을 쥐고 싶지만 현실적으론 그게 불가능하다. 그래서 권력자들은 물러날 때가 되면 후계자 문제에 신경을 쓴다. ‘후계자 고르기’는 물러난 뒤에도 권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수단이다. 또 전임
김학용 주필기자가 의혹 사건을 파헤칠 때는 ‘양심에 거슬리는’ 생각도 갖게 된다. 가령 어떤 고위 공직자의 비리 제보를 접수하고 취재에 나섰다면 그 비리가 사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야 기사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재 대상이 중요한 사람일수록 그런 바람은 더 커진다.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도 기자와 비슷한 입장이다. 비리가 확인돼야 실적으로 올리기 때문이다. 때론 큰 사건을 수사해서 특진도 하게 된다. 하지만 수사든 취재든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자기 욕심 때문에 멀쩡한 사람을 악의 구렁텅이에 몰아넣어선 안 된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정치생명까지 걸고 지켜낸 세종시의 새누리당 상황을 알까?새누리당 세종시당(세종시당)에 대한 취재를 해 오면서 한 가지 의문점을 갖게 됐다. 새누리당 인사들의 표현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면서까지 원안을 지켜낸’ 대한민국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집권여당 조직이라 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말이다. 각 정당 통틀어 이런 시·도당이 있는지 조차 모르겠다. 일련의 사태를 보면 사조직이 아니고서야 이럴 순 없을 거란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 장면1 지난 2월 새누리당 중앙당에서 미
#1 성무용 천안시장이 임기 3개월을 남기고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퇴임 공무원들을 시에서 관리하는 산업단지 관리소장에 앉히면서 올 들어 2번의 인사가 진행됐고, 최근 문화재단 본부장에 현직 구청장이 발탁되면서 3번째 인사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급기야 선관위는 얼마 전 성 시장에게 선거 중립에 대한 협조 공문까지 보냈다. 덧붙여 시의회에서 3번이나 부결된 대규모 산업단지 채무보증 동의안을 마지막 임시회에 다시 제출하면서 성 시장과 천안시로 향하는 시민들의 시선이 차갑다
99% 언론, 사실 확인 없이 ‘우상화’에 골몰 2억불 차관협의, 5.16 후 오히려 ‘축소’독재미화세력 상층 장악, 사실은 극소수 유통박근혜 대통령의 독일방문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확히 50년 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일(서독)방문 일화 때문이다. 대다수 언론, 아니 거의 모든 언론이 부녀(父女) 대통령의 독일방문에 대해 스토리텔링 경쟁을 벌였다. 그 핵심 내용은 이렇다. “1964년 12월 박정희 대통령이 서독정부가 제공한 민간항공기를 타고 홍콩, 뉴델리, 로마 등 6군데를 경유한 끝에 28시간 만에 서독에 도착
김학용 주필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와 함께 언젠가부터 재벌 회장도 유치장을 들락거리는 모습이 꽤 눈에 띄었다. 그러나 돈의 위력은 여전히 크다. 재벌 총수가 수의(囚衣)를 입은 모습은 법원이 국민들 보기 미안해서 간혹 펼치는 '때로는 유전유전(有錢有罪)'라는 쇼로 보일 뿐이다.법원은 곧 '법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곤 한다. 돈 있는 사람은 봐주고 권력 눈치를 보는 듯한 판결이 연이어 나온다. 일당 5억원의 이른바 '황제노역' 판결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력 건설업체의 오너 성
세계 저널리즘은 ‘독립언론-강소매체’로한국은 반대방향, 정치가 기형구조 키워종편 재승인 과정, 기생언론의 한계 증명 TV조선이 편성한 정치.시사프로그램 한 장면(화면 캡처)“저널리즘이 거대 신문이나 방송사 등 전통적 언론기업에 의해 좌우되던 시대는 이제 끝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 매체 설립자나 대표들을 연달아 인터뷰했는데 프로퍼블리카, CIR, CPI, ICIJ,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ICN) 등이다. 인력이 많아야 70명, 적은 경우 6명 정도의 소규모 매체들이지만 매우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김학용 주필"가련하게도 이 기공(寄公·영토를 잃은 제후로 퇴임하는 수령을 비유한 말)의 문 앞에는 공손히 대령하는 군졸 하나 없고 온 성(城) 안이 업신여기고 온 경내가 소문을 돌려가며 비웃는다. 그래도 관인합(官印盒·직인함)을 단단히 잡고서 도둑질하고 농간 부릴 생각을 하여, 향임(鄕任·부시장급)과 이임(里任·면장급)을 바꾸어 차임(差任·인사)하고, 차첩(差帖·사령장)에 도장을 찍어주는 값을 받는다. (중략) 비방하고 매도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와도 능청스럽게 못듣는 체한다." (목민심서)『목민심서』 끝 부분의 '해관(解官
김학용 주필그동안 음식물 쓰레기는 분리수거 해서 밀봉 처리한 후 바다에 버리는 식으로 처리해왔으나 작년부터는 해양 투기가 금지되었다. 대전시는 밀봉해서 금고동쓰레기 매립장에 묻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계속 처리할 수는 없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는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과제다.대전시는 최근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사업자를 선정했다. 494억 원이 소요되는 ‘음식물 음폐수 바이오 가스화 시설’이다. 유성구 금고동에 들어선다.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서 가스를 만들고 전기도 생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시로서
말기 암으로 고통 받고 있는 50대 아버지를 살해한 남매에게 징역 5∼7년이 선고됐다. 뉴스가 보도된 후 여러 가지 반응이 흘러나왔다. ‘아무리 말기 암이라지만, 어떻게 친아버지를 살해할 수 있느냐’는 비난에서부터 ‘오죽했으면 그런 극단적 선택을 했겠느냐’는 동정론까지. 법과 감정의 차이는 재판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3일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2부는 “설사 내일 죽는 사람, 사형수라 할지라도 오늘 죽이면 살인”이라며 “고인이 ‘죽여 달라’는 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병상에서 혼란된 상태에서 한
김학용 주필재작년 대선 때 한 정치학자는 필자에게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문민독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 권위주의적인 독재가 우려되지만 안철수가 되면 그에 못지않은 문민독재가 될 것이라고 했다.‘문민독재’ 우려되는 ‘비민주적 합리주의자’안철수가 유명한 정치인으로 부상하기 전부터 그를 관찰해온 IT업계의 지인은 그를 ‘비민주적 합리주의자’로 규정한다. 벤처업계에선 사실상 모든 오너가 비민주적 합리주의자라고 했다. 결정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지만 결정은 자신이 독단적으로 내리고 책임
김학용 주필공공기관 A가 특정 이권사업을 B나 C 둘 중 하나에게 주려고 한다. A는 B에게 먼저 기회를 주되 2013년 12월27일까지 계약에 응하지 않으면 C에게 기회를 준다는 원칙을 정해 공표했다. B는 12월27일까지 계약에 응하지 않았으나 A는 그 뒤 3일이 지나서 계약 기한을 임의로 연장해주었다. 그 덕에 B는 계약서를 제출했고 사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C는 불공정하다며 법에 호소했으나 재판부는 사실상 B의 손을 들어줬다.현대증권(계룡건설) 손 들어준 법원 결정2700억원 규모의 유성복합터미널 민자사업 협약 체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