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을 잠정적으로 연기합니다. 이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양승조 충남지사가 지난 5일 실국원장회의에서 오열근 초대 자치경찰위원장의 파출소 난동 사태에 공식 사과했다. 이날 오 위원장은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서를 제출했고, 도는 곧바로 처리했다. 그의 직무는 후임 위원장 임명 전까지 사무국장이 대행한다.오 위원장은 지난 2일 밤 자치경찰제 의견을 듣겠다면서 청수파출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야근 중인 경찰관과 언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태도가 불친절하다’며 물이 든 종이컵을 던지는 등 소란을 벌인
전국 광역·기초단체장이 공식적인 형태로 언론 앞에 나서는 때가 있다. 바로 브리핑 자리다. 정례브리핑부터 현안·긴급브리핑까지 그 방식은 다양하지만, 모두 언론과 시민을 향한 소통 통로라는 점에서 취지가 같다.최근에는 홍보 강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을 감안해 단체장 브리핑을 실시간 생중계하는 곳이 늘고 있다. 시민들은 원한다면 이 브리핑 영상을 손쉽게 시청할 수 있고, 이 자리에서 나온 내용은 시민과의 연결고리인 언론을 통해 기사화된다.기자의 질문 역시 시민들과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다만, 비대면 기조가 유지되면서 현장 참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 한 문장에는 결실을 얻기까지 필요한 농부의 근면한 노동과 경작에는 요행이 통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함께 담겨있다. 흘린 땀만큼 보상이 돌아오는 몇 안 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농사다.농부들은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자부심과 신념으로 먹고 살아온 사람들이다. 올해 기준 우리나라 농가인구 수는 224만 여 명으로 전체 인구 중 4.3%에 해당한다. 종사자 수와 농지 면적은 시대 변화와 형질 변경 등 농지전용 면적의 증가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믿음
양승조 충남지사가 2일 열린 실국원장회의에서 '격노'했다. 부실한 '비말차단기' 설치 실태를 언급하면서 ‘예산낭비’라는 표현으로 담당 부서를 질타했다.양 지사는 “코로나19에 대응해 식당에 가림막(비말차단기)을 설치했는데, 행정낭비 표본 사례들이었다. 아무 의미도 없는 형식적 설치에 헛돈을 썼다”며 “만든 분도 이해가 안 간다. 뭐가 가림막인가. 어떤 게 문제가 되는지 모르는 몰지각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식으로 세금이 쓰이면 안 된다. 감사위원회는 (가림막 설치가) 왜 그랬는지, 예산
충남도가 고위 공무원 갑질·폭언 논란에 침묵하고 있다. '노조와 해당 국장의 대화가 먼저'라는 미지근한 입장 때문이다. 도 감사위원회도 관망하기는 마찬가지다. “원만한 수습을 기대한다”는 입장은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이번 갑질·폭언 논란은 ‘곪은 데가 터졌다’고 해도 무방하다. 충남공무원노조는 그동안 지휘부에 해당 국장에 대한 ‘조치’를 수차례 요구했다. 도지사, 행정부지사, 자치행정국장, 인사과장에 10차례나 된다. 안일한 대응이 화를 키운 셈이다. 충남공무원노조는 지난 23일 성명서
“도민께서 ‘경선에 참여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명령하면, 그에 부응하는 것이 정치인의 자세 아니겠는가.”양승조 충남지사가 지난달 송년 기자회견에서 대선 도전의사를 밝히며 한 말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3대 위기(저출산·고령화·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 국가지도자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3대 위기 극복은 양승조호 충남도정의 핵심과제다. 자신이 적임자라는 말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반향은 없다. 가 지난 4일 발표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는 1.2%의 지지율로 8위에 그쳤다. 안방인 충
지방정부 최대 과제는 ‘주민참여’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 비대면 행정이 자리 잡으면서 주민참여 선제 조건인 ‘정보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 불성실한 자료 공개나 행정편의주의 정보공개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정보민주주의 정신의 시초는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훈민정음 창제는 단순히 우리글의 탄생이 아닌, 모든 정보에 어두웠던 백성들이 나라 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를 가진다. 한국 정부는 이로부터 550년 후인 1996년,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정보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통합’을 강조했다. “미국의 통합에 영혼을 걸겠다”고 했다. 대선 과정에서 둘로 갈라진 미국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바이든은 당선인 시절 “나를 위해 투표한 사람 못지않게 투표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서도 열심히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4년 전 취임사에서 비슷한 약속을 했다. “저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 국민으로 섬기겠다.” 과연 약속은 지켜졌나?당시 문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경쟁을 벌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대연정’을 제안했다. 안희정의 대연정
어제(18일)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120분 동안 27명(현장·온라인 24명, 채팅 3명)의 기자가 대통령에게 질문했다. 하지만 ‘지역’은 없었다. 지역 언론사 소속 1명(인천일보)이 대통령 지목을 받았지만 ‘교육’ 관련 질문을 했다.이번 신년 기자회견은 코로나19 상황에 대면·비대면을 병행했다. 20명은 현장에서, 100명은 온라인을 통해 참여했다. 참여했다고 모두 질문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대통령이 호명하고 지목해야 가능하다. 질문권을 얻으려는 기자들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방식이다.아쉬운 건, 청와대가 정
지난 31일, 디트뉴스 편집국에서 조촐한 퇴임식이 열렸다. 33년 현역 기자로 일했던 대선배의 마지막 퇴근길에 후배들은 아쉬운 마음을 접어두고 기립박수를 보냈다. 선배는 “이제 떠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항상 대쪽 같았던 선배도 이날만큼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감사패를 쥔 손이 미세하게 떨렸고, 눈시울도 붉어졌다. 후배들은 감사패에 이렇게 적었다. “평생 곁눈질 하지 않는 언론인으로 후배들에게 긍지를 심어주고 떠나는 선배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담아 이 패를 드립니다.”언론인으로서 공과를 떠나 후배들에게 감사패를 받고 기립박수
“충남도 인사는 바람 잘 날 없구나.” 지난 1년간 도청을 출입하면서 느낀 소회다.코드인사 논란과 원칙을 깬 인사, 그 과정에서 노조와 갈등이 대표적이다. 각종 성과로 쌓은 점수를 인사로 깎아 먹고 있다는 느낌이다. 집행부와 노조는 올해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공로 연수제를 두고 충돌했다. 집행부가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반한다”며 공로 연수제 축소·폐지 방침을 발표하자 노조는 반발했다.당시 인사에선 공로연수제를 두고 위법성 논란이 일었다. 노조는 지방공무원 임용령에 따라 인사기준을 1년 전에 고시했어야 했지만,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
“엉킨 실타래는 잘 풀지만, 뜨개질 솜씨가 있는지 아직 모르겠다. 빵틀은 여기저기서 잘 주워모으지만, 빵을 잘 구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최근 지인으로부터 들은 허태정 대전시장에 대한 평가다. 올해 여기저기 얽혀 추진이 불투명했던 시정 숙원사업들이 상당수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매듭까지 잘 지을지는 지켜봐야겠다는 이야기다. 엉킨 실타래를 풀어내는 것 자체가 고도의 역량이라고 본다면, 허 시장은 그 만한 역량을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몇몇 갈등사업 해소는 물론이고, 혁신도시 지정과 같은 성과가 여기에 해당된다.